두 딸내미가 유치원과 학교에 가기 전 아침 식사를 준비하다 싱크대 상태를 보고 화들짝 놀랐습니다. 셋째를 임신하고 몸이 지쳤다는 이유로 싱크대 청소를 미뤘더니 아주 엉망진창이네요.
'오늘은 퇴근하고 꼭 싱크대 청소를 하리라!'는 마음을 먹고 업무를 끝내자마자 칼 귀가했죠. (ㅋㅋ) 싱크대 상판과 가스레인지 주변 벽면을 보니 노란 기름때가 덕지덕지 붙었습니다. 검은 먼지까지 뒤엉키니 정말 볼만(?)하네요. 주방 환기장치인 '후드'의 지저분함에 놀라 식겁한...
남편이 퇴근하면 같이 청소를 할까 생각했지만 몇 주째 회사 일이 바빠 얼굴도 보기 힘드니 기다리지 않고 저 혼자 후다닥 청소를 끝내기로 합니다. 사실 천연세제인 '베이킹소다' 하나면 혼자서도 큰 힘 들이지 않고 간단히 청소할 수 있거든요.
약알칼리성인 베이킹소다는 물과 섞이면 지방산으로 이뤄진 기름때를 수용성으로 변화시켜 쉽게 닦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세제를 이용해 박박 문질러도 지워지지 않는 기름때도 베이킹소다 하나면 큰 힘 들이지않고 지울 수 있죠. 하지만 오랫동안 방치한 기름때는 베이킹소다로도 쉽게 지워지지 않으니 적어도 1~2주에 한 번씩 청소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준비물=베이킹소다, 물, 젖은 행주, 마른 행주 또는 키친타월
베이킹소다와 이를 담을 그릇을 준비합니다. 싱크대 상판과 가스레인지, 주방 벽면에 골고루 묻혀줄 예정이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베이킹소다를 그릇에 담습니다.
그릇에 담은 베이킹소다에 물을 넣어 섞어야 하는데요. 물이 너무 많으면 벽면에 발랐을 때 물처럼 흘러내릴 수 있기 때문에 약간 되직할 정도의 농도로 맞춰줍니다.
베이킹소다 반죽이 준비됐으면 기름때가 묻어있는 주방 벽면, 가스레인지, 싱크대 상판, 주방 후드 필터에 골고루 반죽을 발라줍니다.
가스레인지에 베이킹소다 반죽을 바르기 전, 안전을 위해 가스밸브가 잘 잠겨있는지 확인하고 혹시 열려 있다면 꼭 잠가주세요. 또 불이 나오는 화구와 그릴을 분리한 뒤 청소를 시작해야 합니다. 반죽을 전부 발랐다면 그 상태에서 기름때와 먼지를 불리기 위해 약 5~20분간 그대로 방치합니다.
자 이제 본격적인 청소 시작입니다. 젖은 행주를 준비해 덕지덕지 마르기 시작한 베이킹소다 반죽을 닦아 줍니다. 오래된 기름때가 아니라면 힘을 줘 닦지 않아도 기름때가 쉽게 제거되는 마법을 보게 될 것입니다.
참고로 주방 후드 필터는 촘촘한 그물망처럼 생겨 젖은 행주로만 닦아 내면 기름때가 그물망 사이에 들어가 제대로 제거되지 않습니다. 주방 후드 필터는 부드러운 솔을 이용해 닦아주세요. 마지막 마무리는 마른 행주나 키친타월로 물기를 싹~닦아주면 끝!
베이킹소다를 닦아 내기 전과 후의 차이가 보이시나요? 먼지와 기름때가 없어지니 제 속이 다 시원합니다. 청소를 하다 더러워진 행주를 살펴보니 '이젠 미루지 말고 자주 청소해야지'란 생각이 절로 드네요. 우리 가족의 건강한 밥상을 위해 오늘은 베이킹소다로 싱크대 청소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임지혜 기자 limjh@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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