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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노트 Nov 10. 2017

5세 아이, 한글 공부 언제 해야 하나요?

유치원 친구들은 한글을 읽고 쓸 줄 아는데 우리 아이는 관심이 없어요. 다섯 살이라 늦은 건 아니라는데 주변을 보니 조바심이 나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ch****)


한글 교육을 시작해야 할 시기가 언제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무래도 '우리 아이가 다른 친구들보다 빨리 한글을 뗄수록 좋은 게 아닌가' 하는 게 부모의 마음이겠죠.


특히 어린이집, 유치원 생활에 적응하고 서서히 한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는 5세가 되면 '이제 공부를 시켜야 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아이 친구들이 한글 교육을 위해 학습지를 하고 있다는 얘기만 들어도 '나만 아이에게 아무것도 시키지 않는 건가' 초조함을 느끼게 되죠. 비슷한 내용의 질문이 온라인 육아 카페에 연이어 올라올 만큼 한글 교육 시기에 대한 관심은 끊이지 않습니다.


초등학교 숙제를 하는 언니 옆에 앉아 그림만 그리는 동생(사진 아래). 다섯살 둘째 아이는 아직 글씨 쓰는 것보단 그림 그리는 데 관심이 더 많다.
어머님, 지금은 자기 이름 찾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한글 교육 없이 첫째 아이를 초등학교에 잘 보냈음에도 저 역시 둘째 아이가 5세가 되자마자 그 때와 같은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그런 제 고민을 날려버린 한 방은 바로 내 아이의 발달 과정을 함께 지켜보던 유치원 선생님의 말 한마디였죠.


그렇다면 한글 교육을 시작할 적기는 언제일까요. 전문가마다 차이는 있지만 뇌 발달 시기를 고려했을 때 최소 48개월 이후 시작하는 게 좋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4~5세가 되면 어느 정도 이해력과 암기력을 갖추기 때문인데요.


아예 7세 이후 한글 교육을 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문법이나 철자를 익히는 데 사용하는 좌뇌의 경우 7세 이후 본격적으로 발달합니다. 창의력이나 상상력 등을 키우는 우뇌는 6세 이후 퇴보하기 시작합니다. 따라서 7세 이전에 일찍 글자를 가르치는 것보단 아이들의 감각 자극 활동을 계속해서 도와주는 게 더 좋습니다.


실제 노르웨이에선 5~6세에 문자를 읽기 시작한 아동의 읽기 성취도가 7세에 시작한 아동보다 떨어졌으며, 미국에선 조기 교육을 받은 아이들의 저학년 학습부진 확률이 받지 않은 아이들보다 오히려 더 높았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그림 퍼즐에 한글이 함께 쓰여 있어 놀이와 공부를 함께 할 수 있다.

물론 아이마다 얼굴과 성격이 다른 것처럼 한글에 대한 관심과 습득 속도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5세가 채 되지 않아도 한글을 잘 읽고 쓰는 아이가 있는 반면, 초등학교 입학 후에도 글씨를 잘 모르는 아이가 있을 수 있죠. 무조건적인 조기 교육보다 아이의 성장 속도에 맞춘 교육이 바람직한 이유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 아이가 스스로 한글에 흥미를 느낄 수 있을 때까지 재촉하지 않고 기다려줘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도 아이가 책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라는 이유로 일찍 한글 교육을 시작한다면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습니다. 한글 떼기만을 목적으로 단어를 외우거나 글자 쓰는 연습만 하면 글자를 잘 읽는 아이는 되더라도, 단어와 문장의 의미까지 이해하는 아이가 되긴 어렵습니다. 글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데 과연 책이 재미있게 느껴질까요? 한글을 읽기 시작한 아이에게 '잠들기 전 스스로 하루 책 1권 읽기'를 요구하는 부모들이 있는데 꼭 이런 교육이 필요한 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강압적인 조기 교육은 스트레스로 이어져 아이들이 글자와 책, 공부에 대한 모든 흥미를 잃게 만듭니다. 다음 편에서 다루겠지만 한글을 깨우치기 위해서는 '공부'보다는 '놀이'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임지혜 기자  limjh@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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