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평일 오전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서울의 한 초등학교와 어린이집 근처에 지정된 '어린이 보호구역'을 살펴봤다. 대로변에 있지 않은 학교(어린이집)의 위치 때문인지 어린이 보호구역은 매시간 주정차 차량으로 넘쳐났고 어른이 위협을 느낄 정도로 과속을 하는 차량도 많았다. 해가 지고 밤이 되자 도로변은 주차 차량으로 흡사 주차장을 방불케했다. 취재 중 4명의 운전자와 대화를 시도했다. 어린이 보호구역 내 교통법규에 대해 아는지 물었다. 모두 '잘 모른다'고 답했다.
'어린이 보호구역'이 국내에 도입된 지 20년이 더 지났지만 이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은 여전히 부족하다. 아이를 키우지 않는 세대는 물론 현재 육아를 하고 있는 부모들도 마찬가지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어린이 10만명당 사망자 수는 0.4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0.3명)보다 1.5배 높다.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지켜야 하는 교통법규와 범칙금, 과태료 등을 살펴보며 왜 이를 지켜야 하는지 되새겨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이란?
어린이 보호구역은 어린이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 지난 1995년 도로교통법에 의거해 '어린이 보호구역 지정 관리에 관한 규칙'으로 제정됐다. 최근엔 '스쿨존(School Zone)'이라고 더 많이 불린다.
보통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주요 출입문에서 반경 300m 이내의 통학로를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며 이 구역 내 교통 시설과 교통 체계를 어린이 중심으로 바꾼다. 관할 지자체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엔 보호구역의 범위를 더 넓힐 수도 있다.
◇어린이 보호구역 내 반드시 지켜야 할 교통법규는?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지켜야 하는 중요한 교통법규 중 하나는 △운행속도를 30km/h 이내로 줄이는 것이다.
속도를 30km/h 이하로 제한한 건 사고가 났을 때의 생존율을 고려했다. 관련 연구 결과 30km/h로 주행 중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생존율이 90%로 높은 반면 속도를 60km/h로 올리면 생존율은 15%로 크게 떨어졌다.
△횡단보도에서 일시 정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실제로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를 조사한 결과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 보행자를 추돌하거나 운전자의 부주의로 사고가 난 경우가 많았다.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는 대체로 △주정차를 금지하고 있다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 어린이는 키가 작아 주정차한 차량에 가려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단, 차로 아이를 데려다주는 학부모는 학교 앞에서 5초 정도 차를 세울 수 있다.
또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는 △일방통행이 많다. 역시나 교통사고율을 줄이기 위해 이면 도로를 일방통행로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 밖에 △자동차의 통행을 아예 금지하는 곳도 있으니 어린이 보호구역 표시가 보이면 교통 표지판 등을 유심히 봐야 한다.
◇어린이 보호구역서 교통법규 위반하면 '벌점·범칙금 2배'
정부는 '어린이 보호구역 지정 관리에 관한 규칙' 지정 이후로도 이 구역 내 사고율이 줄어들지 않자 단속을 꾸준히 강화하는 한편 범칙금(과태료)을 상향하는 등의 추가 대책을 내놨다.
지난 20여 년간 여러 번의 벌점 및 범칙금 상향 결과 현재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들이 많이 다니는 오전 8시~저녁 8시 사이에 교통 법규를 위반하면 일반 도로와 비교해 2배 많은 벌점과 범칙금(과태료)이 부과된다.
△어린이 보호구역 내 법규 위반 시 범칙금. 범칙금은 현장에서 경찰에게 바로 적발된 경우 벌점과 함께 부과한다. (출처=도로교통공단)
△어린이 보호구역 내 법규 위반 시 과태료. 과태료는 교통법규를 위반했지만 운전자가 누구인지 확실하지 않거나 무인단속 카메라 등에 적발된 경우 부과한다. (출처=도로교통공단)
예컨대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서 가장 많이 적발되는 주정차 위반의 경우 승용차 운전자가 오전 8시~저녁 8시 사이에 불법 주차했을 경우 범칙금과 과태료가 모두 8만원으로 일반 불법주차(4만원)의 2배다.
한편 지난해 정부는 매년 어린이 보호구역을 250개소씩 늘려 2021년에는 1만2425개소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불법 주정차 방지를 위해 단속용 폐쇄회로(CCTV)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임성영 기자 rossa83041@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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