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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브노트 Nov 27. 2017

태풍 뚫고 두 아이와 떠난 日 오사카①

최소한의 짐과 유모차로 출발..간식·스티커 북·색칠공부 필수

우리가 타게 될 항공기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8월초 일본 제2의 수도라고 불리는 오사카 여행을 위해 한 달 전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사실 저렴한 얼리버드 항공권을 구매하기 위해 2월부터 ‘폭풍 검색’을 했으니 반년 전부터 준비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두 아이를 데리고 떠나는 첫 가족 해외여행이었기에 단 한 번도 사본 적 없었던 여행, 회화 책까지 구매하며 만반의 준비에 들어갔다.

개인적으로 여행을 다닐 때 계획을 꼼꼼히 세우는 편이다. 특히 해외여행을 할 땐 숙박, 식당, 여행지 정보, 대사관 연락처, 일정 등을 적어놓은 자료를 프린트해 가지고 간다. 스마트폰이 작동되지 않거나 잃어버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오사카 여행 자료는 무려 A4 용지로 40장에 달했다. (이전의 오사카 여행 자료와 비교하면 분량이 약 3배 많을 만큼 아이들의 안전한 여행을 위해 철저하게 신경 썼다. 사실상 여행에 가서 펼쳐볼 일도 없지만 말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 빠진 물건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다.

앞서 언급한 여행 책자와 회화 책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물론 여행 내내 본 적은 없지만…) 한글을 읽을 줄 아는 큰 아이는 여행책을 통해 공부하고 가고 싶은 곳을 직접 고르기도 했다. 회화 공부도 열심히 해 오사카에서 간단한 인사와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를 할 수 있을 정도였다.


다음으로 만족도가 높았던 것은 바로 유모차. 사실 유모차를 뗀(?) 8세, 5세이기 때문에 필요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여행에서 유모차가 우리 부부를 살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국 3시간 전인 새벽 5시경 공항에 도착했는데 잠이 덜 깬 작은 아이는 유모차와 한 몸이 됐다. 더구나 8월 오사카의 날씨는 매우 뜨겁고 습하기 때문에 조금만 걸어도 지치는 아이들에게 어디서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됐다.


사실 여행 전날까지도 유모차를 가지고 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컸다. 하지만 변수가 발생했다. 태풍 노루가 정확히 우리의 여행 기간에 오사카를 강타할 예정이었던 것. 아이들이 동행하는 만큼 이것저것 준비한 물품들이 많았는데 당장 필요 없는 것은 과감히 포기하고 짐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했다. 남편은 한 손엔 캐리어, 한 손엔 큰 아이의 손을 잡았고 나는 작은 아이를 태운 유모차를 밀었다. 4인 가족의 어마어마한 짐은 달랑 캐리어 한 개에 구겨져 들어갔다.

태풍 노루의 습격으로 최대한 줄인 짐과 유모차만 가지고 여행을 떠났다.

유모차를 여행에 가지고 간 가장 큰 이유는 기내 반입 유모차를 샀기 때문이다. 유모차를 수하물로 맡겨 나중에 짐과 함께 찾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기내 반입이 가능한 제품으로 준비했다. 하지만 게이트 투 게이트 서비스(탑승구에서 유모차를 맡겼다가 도착지 출입문에서 바로 유모차를 찾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조금 후회했다. 이전엔 유모차를 가지고 국제선을 탈 일이 없어서 알지 못했던 것. 물론 서비스는 너무 좋았다.

껌과 사탕, 음료도 빼놓을 수 없는 준비물이다. 항공성 중이염을 예방하기 위함인데 어린아이들은 어른에 비해 이관이 덜 발달해 있기 때문에 비행기 이착륙 시 통증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껌이나 사탕의 도움을 받아 침을 삼켜야 한다. 물을 마시는 것도 효과가 있는데 기내 반입 액체 수하물은 100ml 이하이기 때문에 용량을 넘기지 않는 어린이 음료를 지퍼백 안에 담았다.

어린이 헤드셋과 장난감 덕분에 아이들은 비행시간을 무료하지 않게 보낼 수 있었다.

아이들과 여행을 다닐 때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스티커 북과 색칠공부다. 항공사들이 어린이 고객에게 이용 선물로 제공하는 장난감까지 더해지면 놀이방이 된다. 여기에 무료함을 달래줄 수 있는 어린이용 헤드셋(항공사의 이어폰은 귓구멍이 작은 어린아이들에게 맞지 않아 미리 준비했다.) 덕분에 아이들은 오고 가는 비행기 안뿐만 아니라 숙소에서도 얌전히 자기 시간을 보냈다.


컵라면과 김, 햄과 같은 가공식품도 준비했다. 컵라면은 내용물을 분리한 후 컵을 겹겹이 쌓아 부피를 줄였다. 아이들이 전형적인 한국인 입맛을 가진 터라 숙소는 요리가 가능한 한인 민박(게스트하우스)으로 선택했다. 다음 편에서 다루겠지만 한식만 고집하는 아이들과의 해외여행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해당 기사는 항공사나 여행사 등으로부터 어떤 혜택이나 대가를 받지 않고 기자 본인이 직접 예약 및 비용을 지불하고 작성했습니다.


임지혜 기자  limjh@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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