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자녀를 둔 부모라면 '공동육아'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거예요. 올리브노트도 얼마 전 공동육아 나눔터 현장을 직접 찾아가 느낀 생생한 이야기(☞관련 기사'독박육아 NO!' 공동육아 선택한 엄마들..마을학교 직접 가보니)를 전달했었는데요.
엄마가 직접 선생님이 돼 또래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꼭 참여해보고 싶은 공동육아 나눔터지만, 설립과 운영에 있어서 현실적인 어려움은 없는지 궁금한 점도 많으리라 생각돼요. 그래서 서울 구로구 천왕동에 위치한 '모두자람 마을학교의 아기학교' 대표 운영진을 통해 공동육아 나눔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어요.
Q 공동육아 나눔터 '아기학교'를 설립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A 어린 자녀를 키울수록 집에서 고립되는 엄마들이 많아요. '독박육아'라고 하죠? 많은 분이 공감하시겠지만 기어 다니거나 앉지도 못하는 아기들을 데리고 외출하기란 쉽지 않아요. '나만 화를 내나?' '내가 제대로 못 먹이는 건 아닐까?'처럼 아이를 키우며 의구심이 생기기도 하죠.
이럴 땐 또래 아기 엄마들과 이야기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사실 동네에서 우연히 마음이 맞는 또래 아기 엄마와 만나는 건 쉽지 않은 일인데요. 그래서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과 엄마들이 다 같이 만나는 자리가 생긴다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아기학교 설립을 진행하게 됐어요.
Q 공동육아 나눔터를 설립하는데 꼭 필요한 조건이 있다면요?
A 제일 중요한 건 공간이에요. 사실 아무리 동네 사람이라 할지라도 처음부터 서로의 집을 개방하는 것은 조금 꺼려질 수 있거든요. 독립된 모임 공간이 마련된 뒤 어느 정도 인원이 모이고 그 안에 마음이 맞는 친구들이 생긴다면 모임이 더 오래 지속되는 원동력이 되요. 저희 동네는 '마을 활력소'라는 지역구 주민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이 있어서 엄마들이 모이기 더 쉬웠어요.
Q 아기학교는 주 1회만 모임을 진행하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 어린 아기들 특성상 한여름에도 감기에 걸리거나 갑자기 열이 나는 경우가 있어요. 또 집안 행사 등으로 불가피하게 수업에 불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죠. 그래서 최대한 엄마와 아기들이 만나는 날에는 다른 약속을 잡지 않고 모임에 참여하기 위해 (부담이 덜 되는 정도로) 횟수를 정했어요.
더구나 모임이 지속되고 마음 맞는 친구들이 생기면 꼭 모임 날이 아니어도 서로의 집에 초대하거나 밖에서 만나는 경우가 생겨요. 그래서 아기학교는 정말 학교처럼 꼭 만나는 날로 주 1회 모임으로 정했답니다.
Q 공동육아 프로그램은 어떻게 기획하나요?
A 프로그램은 그때그때 정하고 있어요. 여름엔 좀 더 시원한 놀잇거리로, 봄·가을엔 자연물로 놀이하려고 노력하지만 쉽진 않더라고요. (^^;) 준비하는 엄마도 힘들지 않고, 아이들도 즐거운 시간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사실 엄마가 지치면 모임을 지속하기 힘들어지거든요. 나중에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 운영에만 집중할 수 있을 때가 온다면 좋은 프로그램을 짜서 엄마들을 도와주고 싶어요.
Q 공동육아를 하면서 가장 좋은 점과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문화센터, 어린이집과 비교해 강점이라 할 만한 것이 있나요?
A 공동육아의 가장 큰 장점은 엄마의 시간이 생긴다는 것 아닐까 싶어요. 아이들은 또래 아이들끼리 놀고, 엄마들은 엄마들끼리 놀 수 있는 시간이 생기는 거죠. 아이 역시 엄마의 지도 아래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보니 어린이집이나 문화센터에 가지 않아도 사회성을 기를 수 있다는 점 등이 좋은 것 같아요. 실제로 첫 돌이 갓 지난 저희 아이는 집에서 안보이던 모습을 아기학교에서만 보이기도 하더라고요. (ㅎㅎ) '이 작은 아이가 벌써 집과 아기학교가 다르다는 것을 아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Q 공동육아를 꿈꾸지만 막상 참여하면 '엄마끼리 마찰이 생기진 않을까, 아이들끼리 싸우진 않을까'란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해요. 설립 전에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눈앞도 캄캄하고요. 공동육아 나눔터를 계획하는 엄마들을 위해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A 앞서 언급했지만 사실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엄마가 너무 힘들면 안 된다는 거예요. 영유아 특성 상 아이들끼리의 다툼이나 엄마들의 마찰은 크게 일어나지는 않아요. 다만 아이들을 키우면서 모임 공간을 찾고, 공식 모임을 세우고 진행하려다 보면 서류작업, 각종 마을회의 등 이것저것 신경 써야 할 일이 생기죠.
그러다 보면 정작 내 아이는 뒷전이 되는 경우가 생기거든요. 저희는 모두자람마을학교에서 자생된 모임이라 운영진의 협조를 조금씩 받으면서 모임을 진행했기 때문에 금전적으로나 운영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자체에서 공동육아 나눔터를 지원해주는 곳이 있으니 관련 정보를 찾아보는 것이 도움이 되겠죠. 처음 시작하는 엄마들에게 너무 힘들이지 말고 모임을 진행하라고 꼭 말하고 싶어요.
임지혜 기자 limjh@olive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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