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타와 졸로푸트

ADHD 치료약을 먹다

by 묘묘

ADHD 원인으로 뇌 안의 주의집중력 능력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불균형이 거론된다.


흔히, 자극적이고 흥분되는 일이 있으면 '도파민이 터진다'는 말을 쓰는데, 도파민은 뇌의 보상체계와 관련이 있다. 도파민은 우리가 어떤 일을 하면 뇌는 그에 대한 보상으로 '보상받음-즐거움(쾌락)'을 느끼게 해 준다. 또한 도파민은 뇌의 전전두엽에 영향을 끼치는데 전전두엽은 행동의 자제, 의사 결정과 연관이 있다. 노르에피네프린은 각성, 집중과 관련이 있다.

ADHD인 경우 뇌의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이 부족하기에 보상받음을 느끼기 위해서는 강한 쾌락이 필요하고 (중독), 행동을 자제하지 못하고 (충동), 집중을 하지 못한다.


ADHD 치료 약물은 뇌의 도파민 혹은 노르에피네프린의 농도를 높이는 작용을 하는데, 크게 세 가지 약물이 있으며 한국에서는 이 중 두 가지가 처방이 가능하다.


1. 메틸 페니데이트 (상품명 페니드/페로스핀, 메디키넷, 콘서타)

노르에피네프린-도파민의 재흡수를 차단하여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수치를 증가시킨다. 국내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ADHD 치료제. 복용 후 효과는 바로 나타나는 편이다.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4~13시간 정도 후에는 약효가 사라진다.

다만 선천적으로 도파민 분비가 되지 않는 일부 환자들은 먹은 후 효과를 보지 못한다.


2. 아토목세틴 (상품명 아토목신)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를 억제한다. 도파민 분비 및 재흡수와 관련이 없어 각성효과는 없으며 1, 2주 정도 꾸준히 복용해야 효과가 서서히 체감된다. 약을 끊은 후에도 1, 2주 정도는 효과가 유지된다.


3. 암페타민 (상품명 애더럴)

노르에피네프린-도파민의 분비를 증진시키는 동시에 도파민 재흡수를 차단한다. 도파민의 분비를 도와주기에 효과는 가장 강력하다. 국내에서는 금지 약물. 넷플릭스의 '슈퍼맨 각성제'가 애더럴의 과용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우리 집 아이들은 콘서타 치료를 위해 메틸 페니데이트 계열의 약을 먹고 있다(서울대병원 김붕년 교수님의 인터뷰에서 아토목세틴은 효과가 느리게 나타나기에 개업의들은 메틸 페니데이트를 우선적으로 처방하는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 첫날 페니드 10mg 1알을 1/4로 쪼개어 먹기부터 시작해서 1/2알, 1알 순으로 차츰 1회 복용 용량을 늘려 먹다 약효가 좀 더 길게 유지되는 콘서타로 바꾸어 복용 중이다. 적정한 복용량은 사람마다 다르기에 복용량을 서서히 늘리며 효과와 부작용을 체크하여 약 일주일 간격으로 진료를 받다 이 정도 양이 적절하다 싶으면 한 달 단위로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받는다.


메틸 페니데이트의 부작용 중 가장 잘 알려진 게 식욕 억제, 다음은 각성효과로 인해 생기는 수면의 어려움이다. 약효가 지속되는 동안은 못 먹고 못 잔다. 약에 익숙해지면 부작용이 완화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 외에 두통, 심박수의 과도한 증가 등이 있다. 사람에 따라 감정기복이 심해지는 문제도 있다.


먹은 후 약효가 지속되는 시간은 사람에 따라, 복용량에 따라 다르겠지만 페니드는 약 3~4시간, 메디키넷은 5~8시간, 콘서타는 12시간 전후 정도이다. 콘서타는 약효가 종일 지속되기에 아침에 일어나서 약을 먹기 전에 바로 식사를 한 후 약을 먹어야 밤에 수면 문제를 겪지 않고 한 끼라도 충분히 먹을 수 있다. 페니드는 약효 지속시간이 짧기에 3~4시간 간격으로 자주 먹어야 하지만 꼭 일찍 일어나 먹을 필요가 없고 약 먹는 사이사이 식욕이 있을 때 뭔가 먹을 수 있다. 그럼 페니드를 나누어 먹으면 되는데 왜 콘서타를 먹을까.


아래의 그래프는 시간 경과에 따른 콘서타와 페니드의 평균 혈장농도 그래프다.


메틸 페니데이트의 평균 혈장농도 - 콘서타 vs 페니드 (www.fda.gov 이미지 편집)


노란색 구역은 적정한 약효를 느낄 수 있는 혈장농도를 가정한 구역이다 (콘서타의 약효 지속시간이 약 12시간이기에 그에 맞춰 설정하였다.)

콘서타는 1번 약을 먹으면 일정 농도에 올라가 농도 정체 후 4~8시간 사이에 2차 피크를 지난 후 서서히 약효가 떨어진다. (2번의 피크, 서서히 농도가 오르고 서서히 떨어짐)

페니드는 약을 1, 2, 3번에 나누어 먹는데 매번 먹을 때마다 혈장농도가 급격히 오르고 떨어진다.

적정한 효과를 볼 수 있는 혈장농도의 범위는 사람에 따라 다르기에 어떤 사람은 4시간이 되기 전 약효가 떨어졌다 느끼거나 2번째 약을 먹은 후 혈장농도 피크 시에 심박수가 지나치게 뛰는 등의 부작용을 느낄 수 있다. 혈장농도가 빠르게 오르고 떨어지면서 감정기복이 심해질 수도 있다.


첫째는 페니드를 먹은 후에 약 먹는 사이사이 감정이 급격히 우울해진다 했고, 메디키넷은 피크에 심장이 너무 뛰어 기분이 나빠지고 약효 지속시간은 용량에 비해 의외로 길지 않다 했다. 콘서타로 바꾼 후 그런 문제는 줄었다. 둘째도 페니드 복용 후 급격한 감정기복이 동일했기에 콘서타로 바꿨다.

지금은 둘 다 아침에 일어나지 마자 아침을 먹고 바로 약을 먹는다. 잠은 다른 학생들에 비해 좀 길게, 규칙적으로 자야 컨디션 유지가 되고 약효를 잘 느끼는 듯하다. 처음에는 약을 먹으면 식욕이 확 떨어진다 했는데 지금은 약간은 줄지만 전처럼 식욕이 확 떨어지지는 않아서 적당히 잘 먹고 다니고 있다. 커피 및 에너지 드링크 등을 마시면 카페인의 각성효과와 메틸 페니데이트 성분의 각성효과가 겹치며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첫째는 커피를 마시지 않고 둘째는 수면 부족 등으로 오늘 약효 떨어지는 거 같다 싶으면 커피 반 캔 정도를 추가로 마신다.


약은 처음엔 아주 작은 용량으로 시작해서 3~7일마다 약의 양을 서서히 늘리며 진료를 받는다. 약을 먹으며 처음 한 달 정도 복용 시간 및 복용량, 부작용 등을 기록해 놓으면 다음 진료 시에 유용하다. 내 경우 폰의 메모장에 간단하게 약 복용 날짜 및 시간, 복용 후 아이가 체감하는 증상(두통, 심장박동 증가, 집중이 잘 되기 시작한 시간, 약효가 떨어졌다 느낀 시간 등)을 시간 별로 기록 후 병원 진료 시에 가져가 상담했고 약 용량이 어느 정도 고정되어 진료 간격이 한 달로 바뀌었을 때부터 기록을 중지했다.




우울증 소견이 있고 감정기복이 심한 둘째는 페니드에서 콘서타로 약을 바꾼 후에도 감정기복이 여전히 있었다. 병원 진료 전부터 감정 기복과 약간의 강박이 있는 아이였다.

의사 선생님과 상의 후 설트랄린(약품명 졸로푸트, 트라린)을 소량 처방받아 콘서타와 함께 복용하였다. 설트랄린은 행복감을 느끼는 데 영향을 주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흡수를 억제하는 항우울제(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저해제,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SRI)이며 강박증이나 공황장애의 치료에도 사용되는 약인데, 아이는 약을 먹고 나면 확실히 감정 조절이 좀 더 잘 된다 했다.

ADHD 치료를 받는 사람들 중에는 ADHD 치료제와 항우울제를 함께 복용하는 사람이 꽤 있다. ADHD로 인해 수행능력 저하 및 대인관계가 원활하지 않아 우울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는데 ADHD 자체가 유전적 요인이 크니 ADHD이면 유전적으로 우울증, 조울증 등에 유전적으로 취약한 경우가 많은 거 아닐까 생각도 든다.




매일 아침 아이들의 아침을 먹이면서 두 명의 약을 각각 작은 종지에 담아 아이들 앞에 놓는다. 콘서타와 졸로푸트 외에 칼슘/마그네슘/아연 영양제도 꼬박꼬박 함께 준다. 마그네슘과 아연이 ADHD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어느 글을 보고 함께 먹이는데 글쎄. 애들이 딱히 이거 먹으면 더 좋다는 말을 하진 않으니 나로서는 효과를 알 방법이 없다. 과용이 아니면 복용해서 손해 보는 건 없겠지 싶어 계속 먹인다.


벌써 약을 1년이 넘게 먹었는데, 애들은 자기들이 ADHD라는 걸 증명하듯 코 앞에 놓아둔 약을 안 먹고 뛰어나가기 일쑤다. 약 먹으라 하니 교복 입고 내려와 가기 전에 먹는다 하고 그냥 옷 입고 뛰어나간 적도 많다. 집중력이 없고 산만해서 약을 먹는데, 아침에 졸리고 약을 먹기 전이라 더 산만하니 약 먹는 걸 툭하면 잊는 현실이라니. 몇 달은 거의 매일 뛰어나가는 애들을 붙잡아 약을 먹였고, 약 안 먹은 애가 등교 후 "엄마 미안 약 갖다 줘." 하는 전화에 학교까지 간 것도 수차례였다.

그래도 1년 넘게 먹으니 이제는 내가 챙겨주지 않으면 자기들이 꺼내 먹기도 한다. 발전했으니 됐다. 한 걸음 한 걸음 나가면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