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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삐알라 Christina Aug 05. 2024

사랑한Day

10년 만의 랑데뷰-부산의 청사포 케렌시아

어느날 문득 네이버 이메일로 낯선 듯 아닌 듯한 이름으로 이메일 한통을 받았다.

대쉬오빠??? 내가 아는 그 대쉬오빠??두둥

뭐가 궁금하다고? 이거 스팸인가???


코로나로 재택 근무하던 그때 하필 그 야밤에 평상시 확인하지도 않는 네이버 이메일을 확인하곤 궁금증에 휩싸였다. But 급 소심한 마음에 연락은 바로 하지 못하고ㅋㅋㅋㅋ


때는 바야흐로 2009년 , 신입사원 시절 회사 선배의 추천으로 사진 동호회의 2박3일 단체 출사를 갔었다. 약150명 정도가 모인 그곳에 8조라는 이름으로 우린 같은 조 멤버가 되었고 조원들끼리 코드도 잘 맞고 너무 재미 있어서 단체 출사 이후에도 애인보다 더 자주 만나는 사이?로 함께 여행도 가고 맛집도 가고 출사도 하면서 2~3년을 보냈다.

2009년 단체 출사 갔던날 7조 8조 사진
쪼쪼 8조 단체 사진
단체 출사 이벤트로 제출했던 추억의 운동회 컷!

그러던 어느날 대쉬오빠는 자신의 고향인 부산으로

돌아가게 되었고 그 이후로는 소식을 모르는 채

그렇게 살았다.

10년 만에 핸펀도 아닌 이메일로 연락이 온다니...

궁금증이 폭발했던 그날!!!


이거 스팸 아니야?? 의심과 궁금증이 뒤섞인 채 문자 한통을 보냈고 바로 오빠에게 전화가 왔다.

특유의 억양과 구수한 부산 사투리! 맞네 맞어!

내가 아는 그 대쉬 오빠!!!!!

아하하하하하 한참을 웃었던 기억~오빠는 나의 웃음 소리에 또 한참을 구수한 사투리로 또 웃고~


그렇게 어쩌다 10년 만에 닿은 연락은 가끔 문자로 소통하는 사이? 사실 카톡은 친하지 않아서?굳이 문자로만 가끔 서로의 안부를 묻다가 드디어!

4월23일 10년 만에 부산에서 랑데뷰하게 되었다.

10년 만의 랑데뷰 광안리에서 함박웃음 터짐

당신의 케렌시아는 어디인가요? 부산에 일 땜시 갈일이 생겼고 겸사겸사 최근에 연락이 닿은 10년 만에 만나게 될 미대오빠 쉬빵이 어디를 가고 싶냐는 말에 부산의 케렌시아 같은 곳을 가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생애 첫 방문하게 된 청사포~♡

몽실 몽실 뭉게구름이 가득 예술의 기운을 타고
청사포의 빨간 등대와 뭉게구름 가득한 하늘

10년 만에 카메라 든 선배 모습을 보았는데 아련하게 차암 좋았다.


내 기억 속에서 내가 그의 사진을 유난히 좋아했던 건 그의 사진 속에는 생동감과 따스함이 가득 공존하기 때문이었다.


2009년 단체 출사 이후에 8조와 갔던 여행에서 옷을 두고 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그 옷을 오빠가 챙겨 주었고 (내가 콕집어서 오빠가 챙겨서 갖다 달라고 했다는 데 사실 기억이 안남) 그 덕분에 핑계 아닌 핑계로 우린 2번 정도 둘이 따로  만나서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사진도 찍었던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아하하하하하 유난히 사진 찍히는 걸 좋아했던 나도

그런 나를 찍어주며 웃었던 선배의 모습이

하늘의 구름과 빨간색 등대의 조화는 이루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환상적이었다.


그는 찐 부산 사람이다. 태어난 건 서울이었다는 데 3살쯤엔가? 부산으로 내려가서 대학 졸업때까지 쭈욱 부산에서 있다가 서울로 취직을 하곤 서울에서 쭈욱 살다가 2011년쯤 부산으로 귀향을 했다.

그는 서울 표준말을 쓴다고 말하지만 특유의 부드러움과 웃낀 개그감의 억양이 존재한다.


부산 동의대에서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한 오빠는 내 로망의 미대오빠다. 대학 다니는 동안 디자인으로 상도 여러 차례 받았고 제품 디자인과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약하는 그는 순수 경영학도인 나와는 전혀 다른 세계의 전공자


어느날 문득 청사포의 아름다운 등대가 보이는 어딘가에서 이젤을 놓고 그림 그리는 미대오빠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여행을 갈 때마다 "만약 내가 그림에 소질이 있었다면 이 아름다운 모습을 그려볼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는 나는 어릴적부터 미대생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 미술 과제로 명화의 한 장면을 그리는 것이 있었는데..고흐의 모습을 그렸던 나는 선생님으로부터


"진정 고흐입니까?"


라는 피드백을 받으며 일찌감치 그림에 대한 소질이 없음을 받아들이고 그 이후로는 그림 그리는 것에는 관심을 내려 놓았다.

그냥 찍기만 해도 예술이 되는 순간/ 코로나로 마스크를 필수로 했던 그때


바람이 하도 불어서 오빠의 티셔츠로 치마를 가림

바람이 미친듯이 불어서 치마와 바람의 랑데뷰에 심장이 벌꺽 했었으나, 바람 추억 그리고 케렌시아된 매력적인 청사포가 지금도 그립다.

등대를 바라보며 걸어갔던 이길이

세월을 뛰어넘은 같은 순간의 공감이 가슴 벅찼던 순간


구름 속으로 보이는 하늘색의 하늘이 빛으로 마음에 닿는 순간

등대를 바라보는 그 설레임

그 길을 함께 걸어가는 우리


청사포의 바람을 온몸으로 흡수한 뒤 먹은

돼지 국밥 한그릇은 온몸에 따스한 온기를 내려준 저녁 식사였다.

나의 최애 부산의 돼지국밥집

맑은 국물의 깔끔한 육수와 쫄깃 부드러운

수육의 맛은 오래토록 기억에 남을 듯 하다.


2009년 단체 출사 때 큰오빠가 찍어준 우리 사진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에 다니던 나는 리콜이 터지는 바람에 밤낮으로 일하며 거의 3시간씩 자며 리콜 오퍼레이션 프로세스 셋업에 홀딱 빠져서 미칠듯이 피곤이 상접해 있던 그때,

대쉬오빠와의 10년 만의 만남은 가슴 속 저 깊이 존재했던 사랑의 달달 에너지를 쑤우욱 수면 위로 올려준 최고의 순간이었다.

추억 속 이야기를 하며 하하하하하하 호호호호호호

차 속에서 함께 들었던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가수 김범수의 노래도~

유난히 쿵쾅쿵쾅 설레이며 그의 손이 나의 손을 스치우던 그 순간도~내 가슴이 미쳤나??????

토욜 새벽에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코알라 마라톤

새벽 같이 함께 모닝 달리기를 하고~

오후에는 사상 신바람 누리길 동서대학교 뒷산을 올랐다.


10년 만의 랑데뷰가 너무 반갑기도 했고 살랑살랑 일렁이는 기분 좋은 심장을 위해 정말 알차게 신나게

함께 시간을 보냈다.


마흔 살에 두근거리는 연애 세포가 일렁이듯 살아나다니~

꺅!!!!!!!!!!!!


자연스럽게 스며들 듯이 우리의 롱디는 시작되었다.

오빠는 부산에서 그리고 나는 하남에서

내 인생 최고의 인생샷! 2009년 생일 날 대쉬오빠가 찍어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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