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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삐알라 Christina Aug 06. 2024

XX여고 사드래19기

작가를 꿈꾸던 문학소녀

고등학교 입학식날  다양한 써클의 소개가 있었다.

그 당시 글 쓰는 것을 좋아했고 작가를 꿈꾸던 문학 소녀였던지라 뿅! 도서부 써클에 지원을 했다.


공부 잘하고 성적 좋은 멤버만 뽑기로 유명한 도서부에

수많은 경쟁자를 딛고 뽑힌 건 아마도 시원시원한

나의 목소리 덕분이라고 늘 언니들이 말하곤 했었다.


학교 지하에 도서관이 있었는데 매일 매일 우리 사드래 19기를 집합시키곤 우렁차게 안녕하세요!!! 외치기를

시키곤 했었다.


써클의 꽃은 바로 1년에 한번 진행되는 학교 축제!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그램을 만들고, 많은 인원이 방문하도록 다양한 남학교들과 상견례를 매주 진행하며 독서토론도 하고 게임도 하고~

학교가 끝나면 도서관에 가서 토론하는 책 읽기에 바빴고 관련 자료들 찾는다고 밤새는 날들도 있었다.

아마도 그때 평생 읽어야 하는 책을 모두 읽었는지도~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써클의 선후배 관계는 최고로 보수적인 수직형 피라미드 조직과 같았다.

이상하게도 유난히 깨발랄? 눈치 없었던 나를 비롯한 우리 동기들을 선배들은 기합을 잡기 위해 한참 괴롭히기도 하고 엄한 척 하기도 했다.

축제를 준비하던 날 사드래19기 동기들과

우리반에는 19기 동기가 나를 포함해 3명이 있었는데

쉬는 시간에 도시락 먹고 점심 시간에 도서관 내려와서 대기하라는 선배들의 말이 도무지 이해가 안갔던 우리들은 당당하게 보란듯이 점심 시간에 밥먹고 내려가던 자유로운 반항아들이었다. 움하하하하하


그러던 어느날!! 도서관에 들어가자마자 선배들의 비꼬는 말투를 듣는 순간 확! 울컥하며 폭발을 했고

결국 문을 팍! 열고 나갔다. 아하하하하하 동기들은

지르는 나를 보며 대리 만족으로 속이 시원했다고ㅋ


책 출간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자연스레 사드래를 탈퇴하게 되었다.


한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고 폭발하여 2년 동안 활동했던 도서부를 갑자기 떠나게 된 것은 내 인생에 있어서 충격적인 사건 중의 하나였고 아마도 그 뒤로는

동일한 일들이 생기지 않도록 나름의 노력을 했었던 거 같다.


그 당시 숨죽이며 참고 있던 나를 건드린 N선배는 그 사건 이후 미안한 마음이었는지 때때로 밥도 사주고 고3때 수능 볼때도 1등으로 합격엿을 사주며 세심하게 챙겨주곤 했었다.


아하하하하하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던 그렇지만 나를 가장 챙겨준 그녀의 소식을 들었다.


현재 다니는 회사에서 우연히 사드래 동기를 만나게 되었고 동기는 유일하게 그 선배와 연락도 하고 가끔 만난다고 했다.


예전에 한 성격하던 그 선배가 충실한 공무원으로

하필! 우리 동네에서 일하고 있다는 소식에!

동기를 통해 전화를 걸었는데 거의 20년이 넘었어도 그대로인 목소리 들으며 빵빵빵 터져서 웃고 또 웃었다.


돌고돌고 돌아도 만나게 될 인연은 어떻게든지 연결이 된다. 고로 우리는 어디에 있는지 진정성 있게 잘 살아야한다.


나중에 선배를 만나면 그래도....

"그래도 그때 정말루 고마웠어요~" 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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