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자로운 넷플릭스 지브리 콜렉션
게으른 주말 시리즈 두번째.
몇주전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를 주말 내내 달렸다. 넘나 재밌긴 한데, 이런 긴 시리즈가 나에겐 넘나 힘든것....ㅠ
지브리 애니가 넷플릭스에 잔뜩 있길래 지난주말부터 하나씩 보기 시작. 긴 시리즈를 볼때의 체력 부담도 없고, 사람 놀래키거나 쫄리게 하지도 않고, 마음이 막 순수해지고 몽글몽글 좋아지는 느낌..? 오우 나에게 찰떡.
어린시절의 순수함을 다시만난 듯한 반가움도, 특유의 아기자기함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지브리 만화영화들의 첫사랑 남주 스타일이 넘나 설렌 것.... 역시 첫사랑 장인 지브리.... 귀를 기울이면의 세이지같은 첫사랑이 마치 나에게도 있었던것 같은 건 기억조작인가.....난 역시 순정만화덬이었어...ㅠ
이미 본 이웃의토토로, 모노노케히메, 센과치히로의 행방불명 같은 대표작 말고 보지못했던 작품 위주로 도장깨기를 했다. 아래는 2편 빼고 주말 이틀간 달린거임. ㄷㄷ
#귀를기울이면
도쿄의 어딘가, 누군가의 옛추억을 그대로 가져온것 같은 리얼함에다 약간의 판타지까지. 거기다 완벽한 첫사랑 재질의 세이지군...!!!! 몽글몽글의 끝판왕. 지금도 귓속에서 울려퍼진다... 콘트리로드~~~
#고양이의보은
반갑게도 귀를기울이면의 고양이인형 바론남작과 흰고양이가 등장한다. 고양이에서 시작해 고양이로 끝남... 감독님 찐고양이덬이신듯. 은혜갚는 고양이나 고양이 왕국의 묘사가 넘 귀여웠다ㅋㅋㅋ
#코쿠리코언덕에서
60년대의 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출생의 비밀 코드가 약간 진부하긴 하지만- 그래도 지브리 첫사랑 스토리니까 볼만함~ㅎㅎ 나도 저런 동아리 센빠이 갖고싶다고!!!! (여중여고여대의 절규)
#추억은방울방울
지브리버전의 응답하라시리즈랄까? 주인공의 옛 시절과 현재가 교차하며 이야기가 흐르는데, 초5소녀의 순수하지만 어설픈 감정들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소심하고 상처받는 모습들이 내 어릴적 아이가 생각이 나서 뭉클! 마지막 장면 너무 귀여운거 안니야...?
#천공의성라퓨타
오래되었고 유명한 작품이라 내가 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는... 미야자키하야오의 일관된 자연에 대한 생각을 엿볼수 있다. 도쿄 지브리박물관에서 본 큰 긴팔로봇이 참 정감간다. 근데 옛날 작품이라 그런지, 여주는 영 매력이 엄슴.
#마녀배달부키키
이것도 내가 안봤더라구. 키키의 유쾌한 성장기. 키키가 넘 귀엽고 사랑스럽고 안쓰럽고. 아무리 마녀라도 13살 독립이라니 넘한거 아닌가.
배경은 남프랑스에 있는 예쁜 마을인것 같다. ‘귀를기울이면’은 이탈리아, ‘바람이분다’는 독일과 이탈리아... 지브리 작품들에서 유럽풍 배경이라던가, 유럽에서 온 인물이라던가 하는 설정이 매우 자주 나오는 걸 보면...아무래도 지브리는 유럽덬인듯. 요런 걸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
#폼포코너구리대작전
첫사랑이나 설렘유발 럽라가 등장하진 않지만 엄청 재밌게 봤다. 인간의 자연 파괴에 대한 비판을 이렇게 귀엽게 풀어내다니?! 주변에 하나씩 있는 다크서클 뽝 내려온 사람이 사실 너구리는 아닐까 재밌는 상상을 하게 한다.(...나, 너구리...?)
#추억의마니
비교적 우울한 분위기의 애니. 주인공이 어린데다 상처받은건 안타깝지만 자기연민에 가득차기만 한 캐릭터는 쫌 별로다. 그리고 무엇보다, 남주가 없다...! 나에겐 쫌 노잼.
#바다가들린다
오사카성과 비슷한 장면이 자꾸 나오고, 지방이 어쩌고 하는걸 보면, 일본 사투리를 안다면 더 재밌었을 것 같다. 이것도 여주 캐릭터가 쫌 고구마...
#바람이분다
일본 전쟁 미화 논란이 되었던, 가장 최근의 미야자키하야오감독 작품. 논란이 되었던 부분만 빼면 재밌게 보았지만- 조금 불편하긴 했다. 주인공은 비행기를 만들기 위해 평생 열정을 바쳤으나 전쟁중에 한대도 돌아오지 못한다. 한 인물의 성실함이 전쟁의 시대를 만났을 때의 비극. 남주여주의 로맨스도 따뜻하고 가슴아프다.
#마루밑아리에티
이것은 두번째 보는 것! 다시봐도 귀엽군.....지브리만의 귀여움 능력(?)이 소인이라는 설정을 만나 재능 대폭발. 그런데 우리 쇼우 수술은 어떻게 됐나여...? 잘됐찌여...?
#가구야공주이야기
한달전인가, 수묵으로 그려낸 그림체가 눈길이 가서 봤었는데, 지브리더군. 대나무순에서 태어난 가구야공주. 그녀를 위한다고 하는 일들이 도리어 그녀를 불행하게 하는 상황들이 안타까웠다. 옛일본의 이색적인 문화들, 여자 이빨을 까맣게 한다던가 하는 것들이 넘나 기이했음... 어쨌거나 예쁜 그림만으로도 볼만했던 애니.
#하울의 움직이는 성
계속 지브리 첫사랑 감성에 흠뻑 빠지다 보니 급기야 하울이 보고 싶어졌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고고~~ 역시 하울은 지브리 최고 남주 캐릭터야!!! 잘생기고 능력캐에 귀엽기까지ㅠ 남주여주 캐미도 넘 좋다고ㅠㅠㅠ 저런 마법사 어디 없나요ㅠㅠㅠ
아무래도 벼랑위의 포뇨, 센과 치히로까지 깡그리 볼 것 같다.
지브리로 하얗게 태우니 옛날 생각도 나고 좋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