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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물같은하루 Sep 08. 2015

<재밌거나>#4

#4. 새로운 예의를 발견

2010년 5월 4일 화요일


‘엉덩이가 꽉 끼는 청바지를 입을 때는 긴 상의를 입어 주는 것이 예의!’     

에노시마에 갔다가 마찌다로 돌아가는 전철을 타러 가던 길에 내 앞서 가던 한 남학생의 이상한 걸음걸이가 눈에 들어왔다. 그 이상한 걸음걸이는 꽉 끼는 바지에서 나오는 것 같았다.

엉덩이부터 종아리까지 딱 붙는 청바지였는데 남학생의 엉덩이가 큰 건지 아니면 남학생이 자신의 체형에 대한 이해함이 부족했는지 엉덩이가 유독 꼈다. 어느 정도로 꼈냐 하면 

1. 내 눈에 띌 정도 2. 그 남학생의 걸음 걸이가 어기적 어기적거릴 정도 3. 안 보이는 누군가가 바지의 허리춤을 하늘에서부터 잡아 당기는 듯 바지가 엉덩이의 갈라진 틈의 끝까지 꼈는데 그 상태로 계속 있다가는 엉덩이가 갈라질 것만 같이 보여서 보는 이 또한 아픔을 느끼게 해서 괴로울 정도로 꼈다. 

문제는 이것이 다가 아니었다. 걸음도 못 걷게 할 정도로 끼는 그 청바지에 약간 굽이 있는 까만 장화 같은 부츠를 신었는데 꽉 끼는 청바지도 걸음을 못 걷게 할 정도인데 그 부츠도 걸음을 걷기 힘들게 하는 데에 한 몫 하는 듯 보였다. 마지막 결정적으로 짧고 딱 붙는 흰 색 티셔츠를 바지 속에 넣어 입었다는 점이다. 아아아....제발! 

엉덩이가 꽉 끼는 바지를 입을 때에는 상의를 길게 입어 주는 것이 예의라는 생각이 들었던 순간이었다.     


*사람들이 내 옆에도, 뒤에도 빽빽이 줄지어 가고 있기도 했고 

 그 남학생이 안쓰러워서 사진은 찍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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