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련,
사장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무 설명 없이 모멸의 눈빛과 말투로 모두를 짓눌렀다.
들으려 하지 않는 미성숙한 모습이 불편했다.
말을 해도 듣지 않았다.
대답 대신,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그 모든 행동이 나에 대한 불만을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이유가 있겠지, 생각했다.
나를 옥죄며, 내일은 미루고,
다른 사람을 돕고, 가르치며
사장의 비위를 맞추려 나를 내던졌다.
쉬는 날에도 부르면 거절할 수 없었다.
들어줘야 기분이 풀리니까.
나는 그대로 따랐다.
일은 끝없이 늘어났다.
촬영, 편집, 카피, 추가 업무까지.
수많은 업무가 내게 내던져졌다.
고객과 가까워지면 담당자는 바뀌었다.
끝끝내 나를 고집하는 고객이 있으면
마지못해 맡겨주곤 했다.
마지막 마감은 언제나 내 몫.
자정 넘어 퇴근하고,
제대로 쉬지도, 내 것을 지키지도 못했다.
‘나아지겠지, 달라지겠지’
중얼거리며 버텼다.
그 무지한 애씀 속에서
나는 점점 갉아 먹혔다.
몸과 마음이 나를 버린 듯 벗어나려 할 때야
노력해도 소용없음을 알았다.
말수는 줄고, 표정은 녹아내렸다.
내 모습을 기다렸다는 듯,
눈빛과 말투는 더 잔인했다.
평생 잊을 수 없는 표정.
그리고 해고 통지.
“우리는 안 맞네. 이번 달까지 나올 수 있겠니?”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나왔다.
한편으론 이제야 끝났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시원했다.
벗어나고서야 알았다.
내가 시드는 곳은 내가 있을 곳이 아니었다.
그곳에서, 내 애씀이 아까워 보지 못했던 나는 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