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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통달 Apr 20. 2020

걱정과 기분 좋은 일이 함께 있는 것이 일상...

백수일기_4

아버지 장기요양보험등급 조사하는 날



"아버님! 500원짜리가 7개 있으면 얼마인가요?"



"가만 보자... 5 곱하기 7은 35니까 3천5백 원 아니가?"



"네, 맞아요. 그러면 10원짜리가 20개 있으면 얼마일까요?"



"2천 원이지!"



그렇게 아버지는 건강보험공단 직원들이 묻는 질문에 답을 했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 날짜는 나보다 더 정확하게 알고 있었지만 간단한 산수 문제와 전화번호 등의 숫자를 묻는 질문에는 틀린 답을 했다. 건강보험공단 직원들과 마당에 나와서 한참 동안 아버지의 치매 증상과 인지능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졌다. 


그 사이 아버지와 어머니는 또 티격태격이다. 얼마 전부터 아버지의 시선은 항상 어머니에게 향해 있다. 어머니가 식사를 준비하면 아버지는 방문을 열어놓고 부엌을 왔다 갔다 하며 어머니 주위를 맴돈다. 어머니가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시면 어느새 신발을 신고 따라나가신다. 어머니가 볼일이 있어 읍내라도 갈라치면 아버지도 함께 가겠다고 해서 한창을 실랑이를 벌인다. 그렇게 하루 종일 아버지와 어머니는 전쟁을 치른다.



얼마 전 신청한 노인장기요양등급 인정을 위한 조사가 오늘 있었다. 의사 소견서를 제출하고  문제가 없으면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 판정을 받고 아버지에게 맞는 적절한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다. 어떤 서비스를 원하느냐고 묻길래 낮 동안이라도 어머니가 좀 쉴 수 있도록 주간돌봄센터 이용을 원한다고 말했다. 물론 아버지가 순순히 갈지는 그 후의 문제이다.


 솔직히 나는 주말에 하루 정도 아버지와 함께 외출하고 같이 식사하는 것도 힘이 든다. 몸이 힘들기 보다 마음이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런 아버지와 어머니는 하루 종일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제는 그런 아버지와 24시간 함께하는 어머니가 걱정이다. 어머니는 손주들을 보면 여전히 웃고 즐거운 표정을 짓지만 그 표정 뒤에 보이는 피곤함과 우울함이 더 자주 보인다. 지난주엔 어머니가 갑자가 가슴이 답답해 쓰려졌다고 하면서도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10년도 훨씬 전에 심근경색 수술까지 했는데... 하루하루가 편할 날이 없다. 




오마이뉴스 기사 원고료 14만 9천 원의 즐거움



지난주 오마이뉴스 정치부 기자로부터 기사를 청탁 받았다. 김부겸 의원 낙선에 관한 대구 시민들의 생각을 살펴보는 총선 특별기획 기사에 관한 글을 써 달라는 요청이었다.  내 나름대로 대구 시민들의 정서와 득표율 추이를 생활 밀착형 기사로 송고했더니 주말 내내 오마이뉴스 메인 페이지 탑으로 걸려있었다. 


네이버에서는 5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고 오마이뉴스에서는 많이 본 기사 1등도 했다. 그리고 오마이뉴스에서 주는 6만 원의 정식 원고료 외에 독자들이 주는 8만 9천 원의 원고료가 적립되었다. 사실 원고료보다 독자들의 반응이 주말 내내 내 가슴을 뛰게 했다. 물론 말도 안 되는 악플도 있었지만 몇 번 경험하다 보니 나름대로 악플에 대한 대처 근육도 길러졌다. 어젯밤에는 기사 청탁을 부탁했던 기자가 고맙다는 문자가 왔다.



"기자님! 

기사 편집하면서 눈물 찔끔했어요 ㅠ.

독자들도 깊게 반응했어요! 

앞으로도 이런 삶의 흔적이 묻어있는 정치이야기 풀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요!! 

따봉!"



물론 그냥 하는 감사의 말이겠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내가 쓴 오마이뉴스 기사가 가장 많이 본 기사 1위, 추천 많은 기사 1위, 독자원고료 많은 기사 1위, 공유 많은 기사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래, 자랑이다.

http://omn.kr/1ncx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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