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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통달 Jun 30. 2022

나는 오늘도 악플러로서 댓글을 쓴다

페이스북 뉴스 댓글로 글쓰기 연습하기


“한전은 국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공공재인 전기를 공급하는 공기업입니다. 기업이란 이름으로 상장도 되어있지만 공공서비스가 핵심인 조직입니다. 한전이 적자가 난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적자가 났다면 반대로 국민들, 특히 서민과 중산층은 그 혜택을 본 것입니다. 그렇게 공공서비스까지 수익성으로 따지면 준공영제를 실시하는 버스회사도 다 문을 닫아야 하며, 멀쩡한 세금으로 매일신문 같은 쓰레기 신문에 지원하는 정부광고비도 다 끊어야 하며, 아무 할 일 없이 동사무소 뒤편에 앉아서 신문 보고 카드 뒤집기 하는 늙은 공무원도 다 짤라야지요. 매일신문이 신문이라면 제발 신문 비슷한 짓거리라도 한 번쯤은 하십시오.”



아마도 매일신문에 페이스북 페이지 담당하는 직원이 있다면 나의 이름을 알 것이다. 매일신문이 링크를 걸어 올리는 기사에 툭하면 댓글을 달며 매일신문을 조롱하며 비난하는 놈이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어제도 <한전 사장 "文정부 때 10차례 전기요금 인상 요청했지만 단 한 번 승인…적자 30조 원 달해">라는 기사에 위와 같은 댓글을 달았다.


CBS 노컷뉴스 <독자는 ‘불신’, 기자는 ‘트라우마’ 왜?> 그래픽 中


“기사 삽화 그래픽만 봐도 독자들을 대하는 언론사의 모습을 단번에 알 수 있네요.
1. 기자들은 고민하고 억울해하는 피해자로...
2. 독자는 사람 같지도 않은 시뻘건 괴물 가해자로...
일부 독자들은 오로지 정치편향 만으로 기자들을 욕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독자들은 정치편향을 떠나서 기레기들의 이중잣대에 대해서 화를 내는 겁니다. 같은 사안을 놓고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는 기레기의 모습 말입니다.
수백만 가지 사례가 있지만 예를 하나만 들어봅시다. 한동훈 부통령의 자녀 표절과 허위 봉사활동에 대해서 요즘 기레기들은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나요? 한동훈 집 앞에 가서 뻗치기로 카메라 들이대나요? 한동훈 자녀 학교 앞에 가서 한동훈 자녀 등교하면 카메라 들이대나요? 한동훈 장인 진형구 검사장 폭탄주 사건 후벼파서 이슈화 시키나요? 한동훈 처남 진동균 전 검사 동료 성폭행 사건에 대한 검찰의 조직적 은폐 사건 취재하나요?
기레기들이 당당하면 트라우마도 별로 없습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양심에 찔리니까 트라우마를 겪는 겁니다. 기레기들의 얄팍한 트라우마보다 기레기들의 이중잣대에 속절없이 당하는 사람들 고통과 독자들의 스트레스가 백만 배 더 큽니다.”



CBS 노컷뉴스 <독자는 ‘불신’, 기자는 ‘트라우마’ 왜?>라는 그래픽 기사를 보고 페이스북에 내가 상당한 시간 정성 들여 쓴 댓글이다. 지난 4월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여성기자협회가 현직 기자 544명을 대상으로 '기자 트라우마 실태조사'를 실시했는데, 기자 10명 중 8명은 근무 중 '심리적 트라우마'를 느낀 적 있다고 한 내용이었다.



돈과 마음의 여유는 없지만 시간에 여유가 생기니 다시 책을 보고 글을 쓴다. 아침에 대학교 과 선후배들 단톡방에 쓰는 칼럼 형식의 글, 블로그와 브런치에 의무적으로 쓰는 한 편의 글, 그리고 페이스북에 돌아다니는 오물 같은 언론 기사들에 쓰는 오물 같은 나의 댓글들. 이 모두가 나의 글쓰기의 일환이다. 단톡방에 올린 글들은 이어지는 톡들의 공격과 스크롤 한 방으로 곧 사라진다. 하지만 그 글을 하나 쓰기 위해서 가끔은 자료조사도 하고 첨부 사진도 정성껏 고른다. 물론 누군가 칭찬해 주면 좋겠지만 꼭 누가 알아주기 위해서 쓰는 것은 아니다. 모두 나의 글쓰기 연습을 위해 그 공간을 이용하는 것이다.



페이스북에 쓰는 댓글도 마찬가지다. 페이스북에 나와 연결된 사람들이 나의 댓글들을 본다면 맨날 할 일 없어서 페이스북 뉴스에 댓글이나 달고 있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내가 페이스북에 댓글을 다는 것은 나의 우울한 일상에 대한 배설 기능과 함께 글쓰기 연습을 하는 이유도 분명 있다. 물론 페이스북에 쓰는 나의 댓글은 거칠고 가끔은 맞춤법도 틀린 경우도 있다. 욕도 있고 조롱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댓글 하나를 써 놓고 여러 번 수정하는 경우도 있다. 기사 내용의 팩트를 제대로 알기 위해 검색을 해 보기도 한다. 그래야 대댓글이 달릴 때 논리적으로 박살 낼 수 있다.



<"尹국정수행, 긍정 46.6% 부정 47.7%" 리얼미터 조사 첫 데드크로스>라는 기사가 페이스북에 올라왔다. 나는 또 글쓰기 연습을 하기 위해 양손 근육을 풀고 키보드에 조용히 손가락을 얹는다.


“긍정을 선택하신 46.6%의 국민들,
부정을 선택하신 47.7%의 국민들...
모두 잘 못 알고 계신 겁니다.
윤석열은 국정수행을 하지 않습니다.”
<"尹국정수행, 긍정 46.6% 부정 47.7%" 리얼미터 조사 첫 데드크로스>기사 이미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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