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현대소설의 초서 이광수의 <무정>을 읽고 주인공의 삶에서 ‘줄탁동시’란 단어를 처음 알게 되었다. 수년 전 전국 교수협의회가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 로 채택될만큼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고, 지금까지의 나의 삶과 무관하지 않아 글로 옮기고자 한다.
줄탁동시 (崒啄同時) :
어미가 품에 안은 알 속에서 조금씩 병아리가 자랐다. 이제 세상 구경을 해야 하는데, 알은 단단하기만 하다. 병아리는 나름대로 공략 부위를 정해 쪼기 시작하지만, 힘에 부친다.
이때 귀를 세우고 그 소리를 기다려온 어미닭은 밖에서 함께 쪼아준다. 답답한 알 속에서 사투를 벌이던 병아리는 어미의 도움으로 비로소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
이처럼 병아리가 쪼는 것을 ‘줄’이라 하고, 밖에서 어미닭이 그 소리를 듣고 화답하는 것을 ‘탁’이라 한다. 그리고 이 두 가지가 동시에 발생해야 일이 완성될 수 있다는 고사성어가 바로 ‘줄탁동시’이다.
끊임없이 새로움에 대한 갈망으로 사투를 벌이고 있을 때 영어를 선택했고 그 장벽은 넘을 수 없을 것 같이 높기만 했다. 그것을 깨고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어미닭 역할을 해준 스승님의 ‘영어 에세이 쓰기'라는 가르침 때문이었다. 간절함이 없었다면, 그리고 스승님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지금의 영어 글쓰기 전문가로서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삶에서 ‘줄탁동시’의 긍정적인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의 경험에 초점을 맞추어 글을 써보려 한다.
첫째, 가장 좋아하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choosing something you want)
사람들은 시도해보지도 않고 그건 나와 거리가 먼 것이라고 치부해 버리곤 한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찾고 그것을 도약하는 계기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계획과 노력이 없는 ‘줄’에 ‘탁’을 해줄 스승은 없다. 남의 떡을 부러워할 것이 아니라 나만의 재능을 찾아내고 그것을 완성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둘째, 내가 변화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changing your life)
두 아이의 엄마, 육아를 위한 경력단절, 30대 중반의 나이는 잠들어 있던 변화의 욕망을 꿈틀거리게 했다. 나를 찾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잘할 수 있는 무기는 없었다. 엄마가 되기 위한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아 엄마라는 타이틀도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영어’라는 무기를 장착하고 새로운 사회에서 나를 찾고 싶었다. 나의 첫 번째 두드림이자 변화였다.
셋째, 스승에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
(Paying attention to everything)
나의 스승이 주신 영어 에세이에 대한 가르침은 단순히 영어 글쓰기 능력 향상만이 아니었다. 그는 영어를 잘하기 위한 첫 번째 방법으로 책 읽기를 추천했다. 그 과정을 통해 모르는 것은 찾고 아는 것은 다듬어 갔다. 책은 책을 낳았고 책 속에서 얻은 교훈을 삶에 적용시켜 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되었다. 아무리 깨어나려 해도 그 신호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발전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넷째, 방법을 찾아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Finding how to do it)
자전거를 배울 때 넘어져 무릎에 피가 나고, 운전을 배우며 진땀을 흘렸던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도로에 나가 직접 액셀을 밟고 브레이크를 잡는 반복적인 연습 없이는 그 단순한 기능들이 어렵고 두렵기만 하다. 지속적으로 문장을 쓰고, 틀리고, 실수하지 않았다면 영어 실력 향상은 요원한 일이었을 것이다. 무슨 일이든 정답을 찾아내기 위해 꾸준히 '줄'에 집중할 때 어미닭으로부터 ‘탁’의 화답받을 수 있다.
결국, 줄탁동시는 기다림이고 인연의 만남을 의미한다. 천일야화, 아라비안나이트와 40인의 도둑처럼 '열려라, 참깨!'라는 주문으로 성공이 열리지 않는다. 꾸준히 노력하고 인내하며 '줄'을 준비할 때, 세찬 비바람과 차가운 서리, 뜨거운 햇살을 이겨낸 참깨의 열매 봉오리가 '탁'하고 터지는 것처럼 진정한 귀인이 당신을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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