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워지고 싶어서 몸도 마음도
머리를 잘랐다
그리고 또 머리를 잘랐다
살면서 가장 짧은 머리
그냥 단발조차도 무겁고
귀찮았다
짧은 머리로 잘라보고 싶었어
그냥 가뿐하고 시크하게
살을 빼기 시작했다
어느날 한겹한겹 쌓여버린 살들도
귀찮아서
쓱쓱 썰어버릴 순 없으니
빼기로 했다
목표는 10년 전 몸무게 +2kg 까지
그렇게 살을 빼고
머리를 자르고 나서
운동까지 하면
어디든 가볍게 다닐 수 있을 거 같다
마음도 되도록이면 자르고 자른다
어느 땐 나는 내가 너무 무정한 가 싶은데
누군가를 품어줄 마음 따위는 없는 건가 싶을 정도로
내 일이 아니면 관심두지 않고 살고 싶다
내가 신경쓰기 싫으면 얽매이기가 싫어
내 맘이 아닌데 그런 것처럼 웃으며 대하기가 싫어
남들이 그일로 날 모라고 볼지 생각하기도 싫어
그냥 나는 내 일만 잘하면서
내 삶이나 잘 가꾸면서 살고 싶어
그냥 내 행동에 책임지며 살고 싶어
그냥 지난 일엔 후회없이 지금부터라도 후회없이
그러니까
제발 다른 사람 이야기 좀 그만하자
그게 그 사람을 걱정하는 거니
걱정한다 치자
왜 그 사람 걱정을 무슨 자격으로 하는 건데
그 사람 그리고 너 그리고 나
모두 각자 사는 길에 잠시 만났을 뿐이고
너에게는 맞는 길
그 사람에게는 안 맞는 길
또 다른 길에서는
너에게는 안 맞는 길
또 다른 사람에게는 맞는 길
제발 내 일이나 똑바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