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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롯이 Aug 24. 2016

오래된 관계일수록 착각하는 것들

보고 싶은대로만 보고, 듣고 싶은대로만 듣는 나에게 하는 거짓말들.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결국 그 때 그 생각들은 나 자신에게 하는 거짓말이었구나 하는 생각. 

그 사람은 나에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었는데, 받아들일 수 없는 나는 계속해서 내 생각대로만 판단하고, 보고 싶은대로만 보고, 듣고 싶은대로만 들었었구나..하는 후회들을 한 적이 있다.


이런 것들.

그는 이미 나에게 맘이 떠났었다. 나도 느꼈다. 그런데 난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었나보다. 그 때부터 내 생각대로 판단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끈임없이 재확인한다. "왜그래?" " 맘이 변한건가?""이럴 때는 나한테 전화를 했었어야지..안한거 보니까 역시 맘이 변했어?" 

그 사람도 아마 자기의 마음을 정확히 표현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이거 역시 내 맘대로 판단) 그래서 그도 나에게 "아니야..아직도 널 좋아해" 라고 말할 것이다. 그도 자신에게 아직도라는 거짓말을 하고 있었는지도..

그러다 그는 지치고, 나의 말대로 우린 서로 헤어졌다. "역시 그랬어"라는 말로 마무리가 되어버린다. 

그걸 재차 확인하고 물어보는 그 시간동안 마음이 참으로 혼란스럽고, 롤러코스터를 타듯 오르락 내리락 했을 것이다. 오래된 사이일수록 변하는 마음을 받아들이기란 참으로 어렵다.


오래된 사이일수록 내가 쌓아왔던 그 사람과 내 사이의 정의들이 무너질 때, 생각이 다를 때 받아들이기도 참 어렵다.. 


그런데 꼭 사랑뿐만이 아니라 사람의 관계에서, 일하는 관계에서 모두 이런 오해와 내맘대로 판단이 일어나곤 한다. 


그 직장 상사가 나에게 직책을 주었다. 나에게 원하는 모습이 있었을 거고, 나는 그 동안 회사생활을 하면서 쌓아온 내가 가고싶은 모습이 있었을 거다. 아마 두 방향이 같은 곳을 향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다행이도 난 이제 알겠다. 그냥 받아들이면 되는 것을.. 나는 계속해서 내 방향과 다르다고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있었다. "왜?" 에 대해서. 다행이 이제 10년의 세월이 지나서야 알게되었다. 눈에 보이는 것, 느끼는 것이 전부라는 것을. 그냥 내 상사는 날 그런 방향으로 그 정도로 생각하고 있거나 나랑 다를 뿐이다. 

묻고 따질 필요가 없다. 그건 바보같은 행동이었다. 

그냥 받아들이면 된다. 보이는 그대로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기운이 빠진다. 받아들이는 일은 참으로 마음 쓸쓸한 일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다시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한다. 


쓸쓸한 하루.. 받아들이기에 아직 부족한 내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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