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파르투스는 작품 속 세계관을 관통하는 상징적인 명칭으로, 라틴어 어원을 조합했다. 이 제목은 크게 두 가지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1. 라틴어 어원적 의미
Homo(호모): ‘인간’
Partus(파르투스): ‘산물’, ‘출산’, ‘생산된 것’
‘생산된 인간’ 혹은 ‘태어난 것이 아닌, 만들어진 존재’라는 비극적 정체성을 내포한다.
2. 세계관을 관통하는 세 가지 시선
첫째, 파키오의 시각: 도구로서의 인간
지배 계급인 파키오들에게 파트리아의 인간들은 인격체가 아니다. 그들은 오로지 자신들의 영생을 위해 필요한 사치스런 피부 재료일 뿐이다. 이 명칭은 기계 문명에 의해 철저히 가공된 인간의 비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한다.
둘째, 루다의 시각: 투쟁하는 인간
'Partus'에는 고통스러운 과정인 ‘해산(birth)’이라는 뜻도 담겨 있다. 이는 짐승처럼 사육당하던 파트리아인들이 루다를 통해 비로소 ‘진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남(re-birth)’을 의미한다. 지옥 같은 현실을 깨뜨리고 투쟁 끝에 얻어낸 숭고한 인간성을 상징한다.
셋째, 잃어버린 역사: 기록하는 인간
지능과 언어를 박탈당한 채 살아가던 이들이 다시 자신의 역사를 쓰고 종족을 이어가는 ‘재생산의 주체’가 된다는 선언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스스로의 존재를 정의하지 못하던 종(種)이 비로소 자신의 이름을 스스로 명명하는 과정을 보여 준다.
1. 성인식, 지옥을 탈출할 피의 티켓
태어나 단 한 번도 빛을 보지 못한 파트리아의 지하 세계에서, ‘성인식’은 낙원이라 불리는 메디움으로 향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루다는 할아버지의 유언을 이행하기 위해, 모두가 갈망하던 그 티켓을 쥐고 지상을 향한 금지된 발걸음을 내딛는다.
2. 도구가 될 운명과 ‘의래(義來)’의 각성
지배자 새턴과 파키오인들에게 루다를 비롯한 파트리아인들은 그들의 영생을 지속시켜 줄 ‘완벽한 생체 부품’이자 소모적인 도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루다는 그 운명 앞에서 무너지지 않고, 할아버지가 남긴 의래(義來)의 뜻을 가슴에 새긴다. 그것은 ‘의로움이 도래하는 길’이자, 파트리아인들에게 인간다움을 되찾아 줄 통로가 되겠다는 사명이다.
3. 인간다움에 대한 사유와 필사적인 투쟁
루다는 땅 위를 인간답게 걷는 삶을 위해 질문을 멈추지 않는다. 자신의 선택이 파트리아의 멸망을 앞당길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이면서도, 인류가 잃어버린 ‘인간의 길’을 찾기 위해 동료들과 함께 거대한 체제 트리아스에 맞서기로 결심한다.
1. 이름에 새겨진 비극, ‘상실’ 그 자체
페르디다는 스페인어로 ‘잃어버린, 타락한, 헛된’이라는 형용사이자 명사로는 ‘상실’ 그 자체를 의미한다. 보통 아들에게는 남성형인 ‘페르디도(Perdido)’를 이름 붙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는 여성형 명사인 페르디다로 불린다. 기계 문명이 도래하며 ‘인류가 잃어버린 고귀한 가치’를 일깨울 존재임을 뜻한다.
2. 체제에서 내던져진 존재
라틴어 어원상 페르디다는 ‘완전히 파괴된’ 또는 ‘내던져진 것’이라는 의미를 품고 있다. 그는 파키오의 최고 지배자들 사이에서 태어났음에도 부모가 구축한 견고한 체제 안에서 결코 안주할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났다. 부모의 낙원을 유지하기 위해 혹은 인간적인 양심을 지키기 위해 시스템 밖으로 나가는 존재이다.
3. 상실에서 재건으로 향하는 길
이름은 ‘상실’이었으나 그의 행보는 파트리아의 ‘재건’을 향한다. 파키오의 영광을 뒤로하고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 인류의 마지막 불씨를 살리는 것, 그것이 페르디다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진정한 사명이다.
1. 트리아스의 심장, 진짜 영생의 설계자
새턴은 세 별의 연합체인 트리아스의 체제를 유지하고, 인공 몸조차 필요 없는 ‘완벽한 영생’을 설계하는 파키오의 실질적인 심장이다. 그녀는 시스템의 정점에서 모든 것을 통제하는 위원회장이 되길 꿈꾸며, 트리아스라는 거대한 시스템이 멈추지 않도록 관리하는 차가운 지배자이다.
2. 위타를 가공하는 잔혹한 모성
그녀에게 ‘위타(생명)’는 영생을 성공시키기 위해 정제하고 가공해야 할 필수 재료일 뿐이다. 인류의 유산을 지키려는 남편 인헤니에로를 미치도록 사랑하지만 그 사랑의 방식은 지독하게 뒤틀려 있다. 그녀는 인류의 생명을 희생시켜서라도 자신들이 구축한 낙원을 영원히 지속시키려 한다.
3. 영원을 갈구하는 원초적 욕망
새턴이 이토록 잔혹하게 영생에 집착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바로 사랑하는 남편 인헤니에로와 영원히 함께하고 싶다는 가장 원초적이고 사적인 욕망 때문이다. 그녀에게 영생은 권력의 수단이 아니라 사랑을 박제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며, 그 욕망을 위해 그 어떤 희생조차 마땅히 감내할 수 있다.
1. 차가운 기계 도시의 고독한 농부
인헤니에로는 파키오의 지배층에 거주하지만 그의 마음은 언제나 낮은 곳의 흙에 뿌리 내려 있다. 주위에서 ‘인헤니’라는 친근한 애칭으로 불리기도 하는 그는 기계의 효율로는 결코 계산할 수 없는 ‘농사’라는 행위에 전념한다. 그는 무기질의 별에서 유일하게 생명의 맥박을 만지는 전승자이다.
2. 씨앗에 담긴 자립의 꿈
그가 홀로 흙을 일구고 씨앗을 보존하는 이유는 숭고하다. 언젠가 지능을 되찾을 파트리아인들이 기계의 사육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날을 꿈꾼다. 그는 인류가 잃어버린 가장 근원적인 생존 기술이자 고귀한 노동의 가치를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잊혀진 농사법을 기록하고 보존한다.
3. 사랑과 신념 사이의 위태로운 동행
새턴의 남편으로서 그녀를 깊이 사랑하지만 아내가 주도하는 잔혹한 ‘영생의 꿈’에는 결코 동의하지 못한다. 아내인 새턴이 생명을 재료로 영원을 설계할 때 그는 생명을 키워 미래를 설계한다. 서로 다른 목적을 가졌음에도 아직은 아내의 곁을 지키며, 언젠가 아들 페르디다와 루다가 걸어갈 길에 놓아줄 마지막 희망의 씨앗을 준비한다.
1. 늙지 않는 돌연변이, 멈춰버린 시간
위타는 파트리아인의 정자와 난자 배아를 통해 태어난 존재이다. 그러나 성장기가 끝난 시점부터 노화가 거의 진행되지 않는 기이한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그녀의 신체는 시간의 흐름을 거스른 채 영원한 젊음 속에 갇혀 있으며, 이는 필멸의 존재들에게는 경이이자 지배자들에게는 탐욕의 대상이 된다.
2. 금기된 사랑과 루다의 탄생
인공 인간들의 별 메디움에서, 그녀는 파트리아에서 온 한 인간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기계와 도구들의 세계에서 피어난 이 가장 인간적인 감정은 결국 ‘루다’라는 생명으로 이어진다.
3. 새턴의 집착, 그 거대한 비밀
그녀는 지배자 새턴이 꿈꾸는 완벽한 영생을 완성시킬 결정적인 재료이다. 새턴이 그토록 위타에게 목을 매며 그녀를 추적하는 이유는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