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에 대한 얘기를 잠시 해보자면,
나는 레스토랑에서 일할 때
세일즈를 참 못했다.
다른 동료들은 권유판매를 잘해서
포상도 많이들 받았는데,
나는 일찌감치 포기하는 편이었다.
신메뉴 프로모션이 시작되면
만약 동료 직원들의 마인드가
'고객님이 원하시는 게 무엇이든
저는 신메뉴를 팔겠습니다' 였다면
나의 마인드는
'고객님이 원하시는 게
바로 제가 원하는 것입니다'였다.
그 정도로 나는 세일즈를 못했다.
거절당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기 때문이다.
아직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으나,
2015년, 내가 브리즈번에 있을 당시에는
온라인 지원을 받는 곳도 많았지만
대부분의 업장에서는
지원자가 이력서를 직접 가져오는 것을 선호한다고 들었었다.
남한테 거절당할 까봐
아쉬운 소리를 그렇게 못하던 내가..
나를 세일즈 하기 위해
매일 아침
풀메이크업을 하고,
깔끔하게 프린트된 이력서를 예쁜 봉투에 담아
브리즈번 시내에 있는 카페란 카페는 모두 찾아다녔다.
왠지 봉투가 예쁘면 적어도 이게 뭐야? 하며
열어는 봐주겠지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중에 스타벅스가 2개 있었는데,
온라인으로 지원을 하고도
각각 3번 이상은 찾아간 것 같다.
거울 앞에서 다양한 표정으로 100번도 넘게 연습했던 이 말을 하러 말이다.
"Good morning, I was just wondering whether you are still hiring. I have applied online but haven't heard anything yet. Could I please leave my resume here?
"안녕하세요. 아직도 사람 뽑으세요? 온라인으로 지원했었는데 아직 연락을 못 받아서요. 혹시 제 이력서 여기 놓고 가도 될까요?"
"Oh, thanks for checking in. Of course, I will let my manager know you were here."
"아 와주셔서 감사해요. 물론이죠. 제가 매니저님께 당신이 왔다 갔었다고 말씀드릴게요."
저 말이 거절의 뜻인지도 모르고
그 매장에 영업시간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벅스에 대한 내 집착은 대단했다.
이유는
내가 한국에 돌아갔을 때,
호주 스타벅스에서 일했다고 하면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남들이 아는 경력을 쌓고 싶었다.
나는 여기까지 와서도
남들에게 인정받는 인생을 살려고
이렇게 기를 쓰고 있구나.
마음이 조급해졌다.
가리지 않고 온/오프라인으로 이력서를 돌린 곳이 적어도 70곳이 넘어가고 있었다.
어쩜 이렇게 연락이 오는 곳이 한 곳도 없을까.
좋은 회사에서 고생하며 힘들게 얻은,
영광스럽고 대단할 줄 알았던 나의 경력들.
이곳 사람들에게는 단지 이력서 몇 줄의 가치 밖에 안된다는 사실에 분노가 치밀었다.
'니들이 뭘 알아,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아?
니들이 한국 대기업을 알아?'
2015년 11월,
나는 을 중에서도 파워을의 입장을 살고 있었다.
그렇게 4주의 영어 일반과정이 끝날 무렵
남쪽 5 존, 써니뱅크라는 곳에 위치한
한인카페에서 연락이 왔다.
이력서를 잘 봤다고
면접 일정에 관해 논의하려고 전화했다고 한다.
한인이 운영하는 카페?
순간 망설여졌다.
여기까지 와서 굳이 한국인 사장님?
하지만 선택지가 없었다.
연락 온 곳이 여기뿐이었으니까.
지금이 물불 가릴 때인가,
일단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