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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간 폴라리스 Oct 14. 2016

한 권을 읽더라도 제대로, 즐겁게

월간 폴라리스 '책아, 놀자!'

책은 왜 읽어야 할까? 연령별 가장 효과적인 독서 방법은 뭘까? 책 읽기의 즐거움을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은 부모들은 궁금하다. 발달 과정에 꼭 맞는 책 읽기 노하우를 독서교육학자, 남미영 원장에게 들어봤다. 


글 김민경  에디터 한순호  포토그래퍼 강봉형  소품 협찬 블루파온




어릴 적부터 책을 좋아하셨을 것 같은데 유년 시절을 떠올리면 책과 관련해 어떤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어릴 적 외할머니는 저를 볼 때마다 못생겼다고 타박하곤 하셨습니다. 그 말이 상처가 돼 차츰 말이 없고 자신감 없는 아이가 돼가고 있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책 한 권을 보게 됐습니다. 미운 오리가 머리를 쪼이면 제 머리에서 피가 흐르는 것 같았고, 백조가 된 미운 오리가 날아오를 때는 눈물이 펑펑 쏟아졌지요. 날이 어두워져 글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 책을 읽고 또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서의 장점이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영유아기의 독서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간 두뇌 발달의 80% 정도가 영유아기에 이뤄집니다. 책 읽기는 두뇌를 자극하고, 생각하는 능력을 길러주지요. 또 두뇌는 언어적 자극에 의해 많이 발달하는데, 독서 활동은 언어적 자극을 통해 두뇌를 훈련시키는 최상의 방법이에요. 때문에 영유아 시기에 독서를 많이 하게 되면 어휘력과 이해력은 물론 상상력·비판력·추리력·창의력 등 종합적으로 사고력이 높아집니다. 또한 영유아기는 세상을 받아들이는 능력이 가장 강한 시기죠. 특히 만 6세가 되기까지는 우뇌를 통해 이미지나 패턴의 형태로 총체적으로 세상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이때 터득한 것들은 쉽게 습관화됩니다. 즉 영유아 시기에 독서 습관을 들여놓으면 성인이 돼서도 독서를 좋아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지요. 

아이의 발달단계에 따라 적합한 독서 방법이 있을 것 같아요. 연령별 독서 방법과 부모의 역할이 궁금합니다.

독서 방법의 변화는 아이의 두뇌 발달 과정과 맥을 같이해요. 먼저 태어나서 첫돌까지는 엄마, 아빠와 아이의 애착을 튼튼하게 해주는 자장 이야기나 엄마, 아빠의 사랑을 담은 가족 동화가 우선입니다. 때문에 이 시기는 자장 이야기나 동시를 들려주고, 옹알이에 성실하게 응답해주는 것이 최고의 독서입니다. 첫돌에서 만 2세까지는 어휘력이 폭발하는 시기이므로 다양한 그림책을 읽어주며 어휘 창고를 채워주는 것이 좋아요. 그림책 속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단어로 놀고, 단어로 노래하면 저절로 어휘력이 향상됩니다. 만 2세에서 만 4세까지는 그림책을 통해 인간관계나 생활 습관 등을 자연스럽게 깨치게 하는 것이 사회성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생활 습관과 인성의 틀을 만들어주는 생활 동화를 자주 읽어주면 좋겠지요. 만 4세에서 만 5세까지는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스스로 찾아내게 하며, 찾아낸 이야기로 줄거리를 만들어 다른 사람에게 들려주도록 지도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창작의 기쁨을 맛볼 수 있고, 표현력 또한 좋아집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갈 준비를 할 때는 집중력과 어휘력 향상은 물론 사회성을 키울 수 있도록 책을 보여주고, 질문하고, 답변하게 함으로써 소통 능력을 길러주면 좋습니다. 

연령별 특징도 중요하지만 아이의 기질이나 성격 등도 독서 습관에 영향을 미칠 거 같습니다.

연령별 독서 지도는 필수고, 성격이나 기질별 독서 지도는 선택이라고 할 수 있어요. 연령별 독서 지도가 하루 세끼 주식이라면 성격적 독서 지도는 간식이라고 할까요. 그 이유는 독서가 두뇌 발달에 밀접한 관련이 있고, 영유아기 두뇌 발달은 전 세계 영유아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단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단, 성장함에 따라 아이에게도 나름의 독서 취향이 생기는데 이런 취향은 가급적 존중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취향이 생겼다는 것은 자기 정체성이 생겼다는 것이고, 자기주도적인 독서가 가능하단 뜻이니까요. 

같은 책을 여러 번 읽어 달라는 아이가 있는 반면 새로운 책만을 찾는 아이도 있습니다. 이것 역시 취향일까요?
어른들도 한 번 읽은 책을 단번에 알 수 없는 것처럼, 아이들도 한 번 읽었다고 다 알지는 못합니다. 어른들은 ‘이 정도 속도면 다 알아듣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모르는 단어가 복병처럼 튀어나오기 때문에 중간중간 못 알아듣는 것이 많습니다. 또한 어른들에게는 새로울 것 없는 내용이 아이들에게는 놀랍고 새로운 세상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아이들은 책을 더 자세히 알고 싶어합니다. 그러므로 아이가 같은 책을 여러 번 읽어달라고 할 때는 반복해서 읽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한 번 읽은 책은 던져버리고 새 책만 읽으려고 하는 행동은 문제라고 할 수 있어요. 그건 궁금증이 없다는 이야기고, 궁금증이 없다는 것은 생각해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책을 읽어줘도 아무 생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건 아이가 제대로 된 독서를 하고 있지 않다는 증거입니다. 

생각하는 독서, 주도적인 독서를 위해 부모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그림책이라면 읽기의 과정에서 아이를 참여시켜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만들게 합니다. 몇 자 안 되는 글자를 읽어주기보다는 처음부터 아이에게 그림 읽기를 맡겨보세요. 그림을 펼쳐놓고 “무슨 이야기가 들어 있을까? 재미있겠는데?”라고 말하면, 아이는 머릿속에 저장된 이야기와 그림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종합하며 이야기를 펼쳐나갈 것입니다. 처음 보는 그림이라도 아이들은 원래 그림 읽기에 천재이기 때문에 그림만 보고도 이야기를 창조해 냅니다. 아이가 상상의 이야기를 만들고 나면 부모에게 글자를 읽어달라고 할 겁니다. 그 다음은 부모 차례입니다. 못 이기는 체하며 글자를 읽어줍니다. 사실 그림이 들려준 이야기에 비해 글자로 전달하는 이야기는 빈약하기 짝이 없습니다. 아이들도 그걸 눈치채고는 자신의 이야기를 자랑스러워하지요. 이때 아이에게 상상 속 그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부탁해보세요. 그러면 아이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이야기할 거예요.





영유아기 아이에게 좋은 책을 골라주는 것도 부모의 중요한 역할일 거 같습니다. 책을 고를 때 기본적으로 삼아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영원하고 보편적인 이야기의 책, 이야기가 듬뿍 들어 있는 그림책, 리듬이 살아있는 문장이 담겨 있는 책, 덧붙여 아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책이라면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유아 도서는 고통이나 갈등을 씻어주고, 더 행복한 세계로 인도하는 ‘상승 모티브’가 필수입니다.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유아 도서를 보면 ‘상승 모티브’가 있는 것이 있고, 없는 것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안데르센의 동화 <미운  오리 새끼>에는 상승 모티브가 있습니다. 미운 오리의 슬픔과 외로움의 해결이 후반부에 들어 있지요. 그래서 이 작품을 읽는 어린 독자들은 미운 오리의 문제 해결과 함께 기쁨과 행복감을 경험하게 돼요. 마지막으로 아무리 유명한 명작이라도 아이들의 발달단계에 맞지 않을 때는 소화시킬 수 없는 음식이 됩니다. 발달단계에 맞는 책으로 친밀도를 높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책을 많이 읽어주는 것이 좋다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 책을 많이 읽히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한 권이라도 천천히 오래 음미하며 읽는 것이 좋을까요?
너무 많이 읽어주면 오히려 아이가 모든 정보를 흡수하지 못합니다. 어른들도 하루에 책을 여러 권 보거나 영화를 여러 편 보면 두뇌에 기억되지 않고 내용이 뒤죽박죽으로 섞이잖아요? 책을 여러 권 읽는 것보다 아이와 책 전체에 대한 내용이나 주인공에 대해 세세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아이들은 책을 읽고 나면 마음에 떠오르는 어떤 생각을 표현하고 싶어해요. 그 내용은 책 내용에 대한 궁금증일 수도 있고, 책의 줄거리일 수도 있으며, 책을 읽고 얻은 감동일 수도 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그림책은 천천히 읽는 책’이라는 겁니다.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면 아이들과 엄마가 그림책을 훌훌 넘기면서 글자만 읽는 장면을 종종 보게 됩니다. 한 번은 대형 서점의 어린이책 코너에서 엄마가 딸에게 30분 동안 그림책 7~8권을 다 읽어준 것을 본 적이 있어요. 사실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그림책을 빨리 읽는 편이에요. 그런데 이런 읽기 방법은 그림책을 읽는 바른 방법이라 볼 수 없어요. 그림책은 이야기를 읽는 책이 아니라 그림 속에서 이야기를 찾아내고 또 이야기를 만들어보는 책이거든요.

아이와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어떤 식으로 하는 것이 좋을까요?

엄마, 아빠가 흔히 하는 실수가 책을 읽어주자마자 숨 돌릴 틈도 주지 않고 무언가를 말해보라고 하는 거예요. 이야기를 하라고 말하기 전에 아이들이 읽은 내용을 머릿속에 정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부모가 묻고 아이가 대답하는 형식을 취하다가 차츰 아이가 묻고 부모가 대답하는 형식으로 바꿔나가는 거지요. 단, 책을 읽고 이야기하는 것이 마치 시험 보는 것처럼 구체적인 질문이면 아이는 곧 싫증을 느낍니다. 아이가 말하는 줄거리나 판단이 틀릴지라도 지적하거나 고쳐주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정답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독서에 대한 흥미를 기르는 것이 더 중요하니까요.


아이에게 상상 속 그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부탁해보세요. 그러면 아이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이야기할 거예요.



아이에게 적절한 질문을 해주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줄거리를 확인하는 질문보다 아이의 생각을 묻는 질문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율로 본다면 내용에 대한 질문은 20%, 주인공에 대한 생각이나 해결책에 대한 질문은 80%가 적절해요. 유아기의 질문과 대답은 꼭 사실적이거나 과학적일 필요는 없어요. 유아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충족시키는 질문이면 충분합니다. 좋은 질문의 유형을 꼽자면, 첫 번째로 확산적 사고를 길러주는 질문이 있습니다. 책의 핵심으로 끌고 들어가는 질문들, 예를 들어 “놀부는 왜 동생인 흥부에게 재산을 나눠주지 않았을까?”처럼 다양한 대답을 할 수 있는 질문이 여기에 해당되지요. 또한 등장인물들의 행동을 생각해보는 질문은 아이들의 가치관을 튼튼하게 합니다. “토끼가 죽음을 면하기 위해 용왕에게 거짓말을 하는구나. 이런 거짓말도 나쁜 걸까?”란 질문은 진실과 거짓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합니다. 이런 훈련을 반복하다 보면 아이는 스스로 자신에게, 부모에게, 친구에게 질문을 할 수 있고, 이것이 철학적 사고의 바탕이 됩니다.

지나치게 독서 교육을 강조하면 책에 흥미를 잃거나 오히려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등 역효과가 나는 경우도 있을 것 같습니다. 독서 교육을 할 때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나요?
목표량을 정하고 읽기, 읽기 싫을 때도 읽도록 강요하기, 읽고 나서 내용만 확인하고 질문하기 등은 아이가 독서를 싫어하게 만듭니다. 책 읽기보다 신체 활동이나 바깥놀이를 좋아하는 아이의 경우라면 바깥 활동을 하며 자연스레 책을 읽도록 지도해주세요. 이를테면 정원에서 책 읽기, 시냇물에 발 담그고 책 읽기, 꽃나무 아래서 책 읽기, 서점에 가서 직접 책 골라 보기, 도서관 구경하기 등을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독서 습관이 들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책에 대한 흥미를 갖게 할 수 있을까요?
독서 습관이 들지 않은 아이에게는 10분 이내의 짧은 이야기를 자주 들려주세요. 한 편의 완벽한 이야기가 주는 맛을 느끼고 나면 책에 대한 흥미가 생깁니다. 또 한 편을 다 읽었다는 성취감은 책 읽는 즐거움을 불러오지요. 책에 대한 호기심이 적은 아이일 경우에는 책을 읽어 주기 전에 먼저 책의 표지, 제목을 보면서 내용을 상상하게 하면 그냥 읽어줄 때보다 한결 흥미로워합니다. 책장을 훌훌 넘기면서 그림만 보여주고 책의 결과를 상상하게 하는 것도, 아이들로 하여금 ‘빨리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해요. 반대로 어떤 경우에도 책의 내용을 미리 이야기해주지 마세요. 먼저 이야기를 해주면 책을 읽기도 전에 흥미를 잃게 됩니다.

부모들이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할 거 같은데요.
우리나라 엄마들이 하루 중 책을 읽는 시간을 조사한 적이 있는데 ‘아이가 잠들었을 때’가 95%였습니다. 그래서 엄마들에게 “이제부터는 아이가 깨어 있을 때 책을 읽어주세요. 엄마가 책을 읽는 모습은 아이의 독서 습관을 형성하는 데 좋은 영향을 끼칩니다”라는 메일을 보냈었지요. 영국 소아과협회 연구에 따르면 3000명의 성인에게 ‘기억에 남는 아름다운 엄마의 모습’을 기억하라고 했을 때 ‘자장가 불러주던 엄마’에 이어 ‘책 읽어주던 엄마’, ‘책 읽던 엄마’를 우선으로 꼽았다고 해요. 나들이 갈 때 자신의 읽을 책 한 권을 가방에 넣는 엄마, 아빠를 보면 따라 하기를 즐기는 아이들도 자기 책을 챙깁니다. 아이가 자란 다음에 책 읽으라는 천 마디보다 아이가 놀 때, 아이 앞에서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이의 독서 습관을 형성하는 데 좋은 영향을 끼칩니다. 

마지막으로 영유아기 독서 교육을 하고자 하는 부모들에게 한마디 조언을 한다면요.
먼저 아이에게만 읽힐 것이 아니라, 엄마 아빠가 동화와 그림책을 많이 읽어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걸 권해요. 책은 엄마, 아빠의 음성으로 읽어주세요. 좋은 책으로 아이의 책장을 가득 채워주고요. 많은 양보다 단 한 권이라도 ‘좋은 책’으로 남는 독서가 좋습니다. 



남미영
한국교육개발원 국어교육연구실장으로 재직하면서 초·중·고 국어교육과정과 교과서를 연구·개발했다.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동화작가로 등단한 후 ‘해송동화상’과 ‘소천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동화 <꾸러기 곰돌이> 시리즈 <가시나무에 떨어진 별> 등이 있으며, 부모를 위한 책으로 <엄마의 독서학교> <엄마표 독서놀이> <독서기술> 등을 펴냈다. 현재 독서교육 연구와 국내외에서 학부모 및 교사교육 강연회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Tip. 베드타임, 무엇을 어떻게 읽어줄까?


잠들기 전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아득한 옛날부터 내려오는 전통이다. 아이는 엄마와 떨어져 혼자 잠 속에 들어가는 일에 두려움을 느끼는데, 아이들은 그 ‘분리불안’을 잊기 위해 이야기를 청한다. 우리 아이를 달콤한 꿈나라로 인도해 줄 베드타임 동화, 무엇을 어떻게 읽어주면 좋을까. 


그림 동화보다는 전래 동화  

막 잠들려는 아이는 몸이 노곤하고, 정신이 몽롱한 상태이기 때문에 주의력이 그리 높지 않다. 이런 상태의 아이들에게는 그림책보다 이야기가 술술 흘러가는 전래 동화가 적합하다. 그림책을 볼 때는 그 속에서 이야기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두뇌가 민첩하게 움직여야 한다. 이런 활동은 잠들려는 아이들에게 부담스러울 수 있고, 오히려 잠을 깨게 할 수도 있다. 

자장가 대신 동요·동시  

잠들려는 아이에게 인기 있는 책은 동요·동시집이다. 첫돌 전 아이에게 자장가를 불러주던 엄마도 아이가 자라면 다른 것을 들려주고 싶어진다. 번번이 똑같은 자장가만 불러주는 것이 단조로운 것 같고, 좀 더 풍부한 것을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도 생기기 때문이다. 세상의 자장가를 다 모아도 그리 많지 않은 반면에 동요·동시는 수천 편이 넘는다. 자려고 보채는 아이에게 아이의 이름이 들어간 자장가를 불러주다가, 아이가 잠이 들면 아름다운 동시를 읽어줘도 좋다.

아름답고 익숙한 이야기로  

베드타임 동화는 새로운 이야기보다 익숙한 이야기가 좋다. 한 번도 읽어준 적 없는 새로운 이야기는 아이의 두뇌에 부담이 되기 때문. 베드타임에는 이야기의 내용보다 잠들기 전 엄마, 아빠의 목소리를 느끼는 시간이란 것을 기억하자. 베드타임 동화에는 밝고, 아름다운 내용의 동화를 선택해야 한다. 귀신 이야기, 피 흘리는 이야기 등은 적당하지 않다. 악몽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잠들고 15분이 될 때까지  

아이가 잠들면 읽어주던 책을 바로 덮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잠든 후 15분 동안은 잠재의식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간이다. 그래서 잠재의식 속에 무언가를 넣어주려면 이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이가 깨어 있을 때보다 몇 배 더 효과가 있다. 아이가 잠들고 나서 15분 동안만 더 책을 읽어주자. 아이에게 꾸중을 한 날이면, 아이의 마음을 위로해줄 책을 읽어주자. <미운 오리 새끼> <반쪽이> <바보 이반> 등은 꾸중으로 잔뜩 위축된 아이들의 마음에 희망을 불어넣을 수 있는 이야기다. 위로의 말들이 아이의 잠재의식 속에 고스란히 저장된다. 



출처 남미영 <엄마의 독서학교>




행복을 키우는 영유아 교육라이프 매거진 <폴라리스>는 매월 한가지 주제만 심층적으로 다루되, 확장성을 가지고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폴라리스>는 앞서가는 부모를 위한 영유아 교육 지침서 역할과 교육의 관점에서 삶을 바라보는 교육 전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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