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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제힘 Sep 14. 2020

가장 현실적인 자취방 인테리어 만들기

시켜줘, 오늘의 집 명예직원

무슨 글을 쓸까 계속 고민하다가 오늘은 내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내 집’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나는 올해부터 독립을 해서 자취를 하고 있다. 맨 처음 내 자취방을 만났을 때가 기억난다. 전 집주인은 집에 있는 시간이 별로 없어서 집을 별로 꾸미지 않았고, 그랬기에 집은 구형 가옥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나름.... 이 조건이면 잘 구한거라구요;;;;

돈 없는 대학생이 서울의 대학가 월세를 부담하기 위해서는 포기해야 하는 것이 많았다. 우선 신축 빌라는 꿈도 꾸지 못했고, 집도 반지하를 겨우 면한 1층이었다. 수많은 발품 팔이 끝에 나는 100에 33이라는 기적의 조건으로 내 방을 구할 수 있었다.  


어찌어찌 구한 집을 그냥 안 꾸민 채로 내버려두고 바쁘게 하루하루를 살다가, 집을 꾸미게 된 계기는 바로 코로나 덕분이었다. 재택근무를 하게 되니 집이 곧 내 직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언택트라고 불리는 이 시대에, 집은 곧 나의 안식처이자 일터였고, 술집이자 카페였다.


이젠 사람뿐만이 아니라 집도 만능 플레이어가 되어야 하는구나!

결국 집을 꾸미기 시작했다. 하지만 난 대학생이었고, 당시 직장을 다니고 있다고 해도 작고 소중한 월급으로는 버뮤다 토스트 같은 가구계의 애플들을 살 수 없었기에 다음과 같은 전략을 사용했다.


1. 반강제 미니멀리스트의 삶 실천하기 - 비우고, 또 비우자
2. 꼭 필요한 것이 있다면, 당근 마켓과 오늘의 집 사용하기
3. 뭘 바꾸지 말고, 지금의 환경을 최대한 이용하기!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우선 가장 먼저 첫 번째, 비우기 전략을 썼다. 공간을 넓게 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필요 없어 보이는 가구들을 모두 뺐다. 화장대는 필요가 없었고, 책장도 책상에 놓을 수 있었기에 굳이 넓은 공간을 차지하면서까지 비치할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두 번째 전략을 사용했다. 오늘의 집으로 싸고 예쁜 디자인의 가구들을 샀다. 무선충전이 되는 시계, 책을 읽을 때 켜놓기 좋은 전등과 협탁은 오늘의 집 작품이고 커피 포트와 스피커는 모두 당근 마켓 작품이다.


그런데 내가 아까 말했듯 이제 집이 카페고 술집이 되었다고 했는데, 친구들이 집에 찾아오면 방바닥에서 술을 먹어야 해 불편했다. 또 나도 밥을 먹을 때 책상에서 밥을 먹으니 불편했다.

그래서 또다시 오늘의 집을 이용해 집을 좀 더 업그레이드시켰다. 1) 책 읽기를 좋아하는 내가 침대에서 책을 읽기엔 너무 불편하다 보니 편하게 책을 보며 쉴 수 있는 ‘안락의자’를 샀다. 2) 또 내가 밥도 먹고 공부도 하고 친구들이 오면 같이 술도 먹고 커피도 대접할 수 있는 원형 테이블을 구매했다. 참고로 원형 테이블은 함께 앉는 사람들을 심리적으로 동등한 위치에 있다고 여기게 만들어 준다고 한다.


가구를 구매할 때 중요시했던 것은 바로 세 번째 전략이었다. 대단한 것은 하지 말되, 최대한 지금의 환경을 잘 살릴 수 있도록! 집 전체적인 분위기인 베이지색에 맞춰 가구를 화이트 & 우드톤으로 구성했다.



최근 내가 가장 좋아하는 두 공간이다. 당근 마켓에서 구한 15,000원짜리 커피 머신으로 커피를 내려서 원형 책상에서 브런치 글을 쓰면서 아침을 보낸다. 이 얼마나 가성비 넘치고 감성 넘치는 조합인가!!!


그래서, 시시해 보일 수도 있지만 이게 끝이다. 뭐 이게 끝이야?라고 할 수도 있지만 애초에 원룸이란 것이 넓지 않아서 보여줄 공간이 그리 없다. (주룩 ㅠ) 하지만 집을 꾸미면서 느낀 것은 집 꾸미기가 곧 나를 가꾸는 것과도 같다고 느꼈다. 집을 꾸밀수록 집에 대한 애착이 생겼고, 집에 더 머무르게 되었다. 사람도 계속 자기 자신을 발전시키고 가꾸어 갈수록 자기 자신에 대한 애착이 생기고 자존감이 높아지는 것이 아닐까? (이렇게 또 얼떨결에 명언을.....)


의식주라고 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것에 있어 집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적어도 나는 작은 자취방이지만 내 돈 내산 인 공간을 만족하며 소비하고 있다. 내가 앞으로 가지게 될 공간들도 이렇게 꾸미길,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 집콕하시느라 다들 우울하시겠지만 다음의 질문을 하며 글을 마친다.

여러분은 자신의 공간을 가꾸고 있나요?
오늘의 집,,,, 팬아트....?????

P.S. 시켜줘, 오늘의 집 명예소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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