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인정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과정은 과정 자체로 참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했다고 한들, 결과로 나타나지 않으면 사람들은 그 과정을 알기가 어렵습니다.
손흥민 선수는 지금 누구나 아는 한국 축구의 레전드입니다. 하지만 만약 그가 지금의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면, 그 노력을 인정받을 수 있었을까요?
노력했지만 결과를 꽃피우지 못하고 사라져 간 수많은 선수들이 있습니다. 그들도 분명 노력했을 겁니다. 그러나 결국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과정을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참 냉혹하지만, 그게 현실입니다. 세상은 결과로 말합니다.
그렇다면 결과가 없는 과정은 무의미한 걸까요? 노력했지만 결과를 얻지 못하면, 그 시간은 낭비일까요?
여기서 우리는 과정과 결과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통제 가능한 것에 집중하고, 통제 불가능한 것은 받아들여라."
이 가르침을 결과와 과정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통제 가능한 것 : 나의 노력, 나의 태도, 나의 선택, 나의 과정
통제 불가능한 것 : 결과, 타인의 평가, 운, 외부 환경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과정뿐입니다.
결과는 어쩌면 운의 영역이거나 우리가 조절할 수 없는 영역일 수도 있습니다. 내가 원한다고 다 되는 것도 아니고, 내가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요?
통제할 수 없는 결과에 집착하기보다, 통제할 수 있는 과정에 집중해야 합니다.
과정을 의미 있게 만들려면, 한 가지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진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흔히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진짜 모든 것을 쏟아부으면, 그 말조차 나오기 어렵습니다.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는 것은, 하나를 위해 많은 것을 포기했다는 뜻입니다. 대부분은 많은 것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이라는 단어를 결과가 좋지 않을 때 핑계로 사용합니다.
'최선'의 여부는 본인이 가장 잘 압니다.
진짜 최선을 다했는지, 많은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마지막 한 방울의 에너지까지 쏟아부었는지. 본인은 압니다. 남들은 속일 수 있어도, 자신은 속일 수 없습니다. 진짜 최선을 다했다면,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미련이 남거나 후회스럽지 않습니다.
그래서 관점을 바꾸어야 합니다. 과정 자체가 결과가 되어야 합니다.
특정한 결과가 있어야 성공한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진짜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면 그 과정을 결과로 받아들이고 인정해줘야 합니다.
과정을 결과로 받아들이려면 과정을 평가하는 주기가 아주 짧아야 합니다.
1년 후의 결과가 아니라, 오늘의 과정을 봅니다.
"오늘 나는 최선을 다했는가?"
"오늘 나는 한 걸음 나아갔는가?"
큰 결과를 기다리지 말고, 작은 과정을 인정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오늘 책 한 페이지 읽었다면, 그것이 결과입니다.
오늘 운동 10분 했다면, 그것이 결과입니다.
오늘 글 한 문장 썼다면, 그것이 결과입니다.
매일매일의 과정을 곧 결과로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우리에게는 사실 두 가지 결과가 있습니다.
세상이 인정하는 결과 : 승진, 합격, 1등, 성공
내가 만드는 결과 : 매일의 노력, 꾸준함, 성장
세상은 외적 결과만 봅니다. 하지만 나 자신만큼은 내적 결과도 볼 수 있습니다.
세상이 인정하지 않아도 또는 몰라도 괜찮습니다.
내가 진짜 최선을 다했다면, 나 자신은 스스로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손흥민 선수가 되지 못한 수많은 선수들. 그들의 노력은 정말 무의미했을까요?
세상은 그들을 기억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진짜 최선을 다했다면, 그 과정이 그들의 인생입니다. 매일 훈련했고, 매일 땀 흘렸고, 매일 더 나아지려 했습니다.
결과가 없어도, 과정은 그들을 성장시켰습니다. 그들은 그 과정을 통해 더 강해지고, 더 성숙해지고, 더 나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것이 진짜 결과입니다.
문득 새벽에 일어나 하루하루를 쌓아가려고 애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간혹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노력한다 한들 변화는 아주 더디게 나타나기 때문에 가끔 이런 생각이 납니다. 바로 결과가 나오기를 원하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 아무도 모를 수 있지만 저는 글 하나를 썼고 책을 읽었습니다.
어제보다 0.000000001%라도 나아졌을 겁니다.
하지만 티는 나지 않습니다.
마치 바닷물에 스포이트로 민물 한 방울 떨어뜨린 것과 같은 행동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알고 있습니다. 제가 어떤 감정과 고통 속에서 하루를 이겨내고 있는지 너무 잘 압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새벽 4시에 일어나는 것.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노력을 계속하는 것.
아무런 변화가 보이지 않는데도 포기하지 않는 것.
그 모든 과정을 저는 압니다.
세상은 몰라도, 저는 알고 있고 저의 새벽은 알고 있습니다.
이 글은 저 자신에게 하는 말입니다.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온 저에게 하는 말입니다.
앞으로 열심히 살아야 할 저에게 하는 말입니다.
자주 스스로를 인정하려고 노력하는 저에게 하는 말입니다.
"수고했어. 어제도 최선을 다했고 오늘도 최선을 다할 거잖아. 그것으로 충분해."
그래서 오늘의 과정을 스스로 받아들이고 인정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그래야 내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습니다.
세상이 인정하지 않으면 어떻습니까? 제가 진짜 최선을 다했다면 그걸로 됐습니다.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서 오늘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내면 됩니다.
인생이 후회스럽지 않으려면 일단 오늘을 넘겨야 합니다.
오늘 후회를 남기면 안 됩니다. 오늘의 과정이 곧 오늘의 결과입니다.
그리고 오늘의 결과가 모여 인생이 됩니다.
내일도, 모레도, 그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작은 과정들을 쌓아가면 됩니다.
언젠가 돌아봤을 때, 그 과정들이 나를 만들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