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의 실수
새벽에 일어나면 기상 알람을 끈 후에 핸드폰을 가까이 두지 않습니다.
핸드폰을 보게 되면 원래 새벽에 기상하려고 한 목적과 달리 다른 행동을 하거나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오랜 시간 지켜온 저만의 원칙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습니다.
챙겨야 하는 일이 있어서 기상하고 회사 메신저를 가장 먼저 보게 되었습니다.
그것을 시작으로 밤새 쌓인 카톡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다 SNS까지 아무 생각 없이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한 번 시작하니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손가락은 계속 스크롤을 내렸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어찌나 해외여행을 많이 다니는지 여행 사진으로 가득합니다.
푸른 바다.
깨끗한 모래사장.
행복한 얼굴.
또 다들 자랑할 것들이 넘쳐 납니다.
비싼 외제차.
집안의 인테리어 자랑.
비싸고 고급진 식당의 음식들.
핸드폰 화면 가득 행복이 넘쳐납니다.
나만 빼고 다들 잘 사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정신없이 일하고 사느라 여행 한 번 제대로 못 갔습니다.
비싼 외제차는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합니다.
낡은 집의 인테리어를 바꾸고 싶지만 한두 푼이 아니라 엄두도 못 냅니다.
그들의 삶과 제 자신의 현실이 교차되면서 만감이 교차합니다.
가슴 한 구석이 답답해집니다.
이래서 새벽에 일어나면 핸드폰을 가까이하지 않습니다.
자칫 이런 불편한 기분을 느끼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새벽의 시간은 온전히 저만의 시간이어야 합니다.
남과 비교하지 않는 시간. 나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 성장에 집중하는 시간.
결국 오늘은 남들의 삶이 끼어들고 말았습니다.
SNS가 허상이라는 것은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여행 사진, 외제차, 예쁜 인테리어, 행복한 순간입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대출, 스트레스, 불안, 힘든 현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머리로는 SNS는 광고판일 뿐이라는 것을 압니다.
SNS는 좋은 것만 보여주는 곳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압니다.
그들도 힘든 일상이 있다는 것을 잘 압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제 상황과 자꾸 비교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머리로 아는 것과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다릅니다.
생각이 복잡하게 떠돕니다.
"나는 왜 여행을 못 갈까?"
"나는 왜 이렇게 살까?"
"남들은 다 잘 사는데..."
"나만 뒤처지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새벽의 고요함은 사라지고, 마음은 소란스러워집니다.
핸드폰을 내려놓았습니다.
심호흡을 했습니다. 창밖을 봤습니다. 여전히 어둡습니다. 여전히 고요합니다. 여전히 새벽입니다.
새벽을 되찾아야 합니다.
남의 삶이 아니라, 제 삶으로. 남의 행복이 아니라, 제 성장으로. 비교가 아니라, 집중으로.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컴퓨터를 켭니다. 그리고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한 줄 한 줄 쓴 글이 늘어나는 것이 모니터에 보입니다.
완벽하지 않지만 글이 완성되어 갑니다. 이것이 제 새벽입니다.
화려하지도 남들이 알아주지도 않지만, 제 것입니다.
SNS에 올릴 정도로 자랑할 만한 것은 아니지만, 제게는 의미 있습니다.
남들은 몰라도 되는 저의 삶이지만 이것이 제가 잘 사는 방법입니다.
내일 아침에는 다시 원칙을 지키겠습니다.
핸드폰을 멀리 두겠습니다.
회사 메신저도 나중에 보겠습니다.
SNS는 열지 않겠습니다.
새벽은 저만의 시간입니다.
흔들리지 않는 시간.
비교하지 않는 시간.
나를 만드는 시간.
오늘의 실수가 내일의 다짐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