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한계점을 맛보다

무엇이 맞는 인생인지 알 수 없었다.

by 라즈베리맛젤리







# 한계점


정말로 첫 한 달은 아무런 과외생이 없었다.

몇 개 올리지도 않은 포스팅에, 과외 문의가 올 리가 없었다.

다이어리에 엑스 표시가 늘어갈수록 불안했다.

‘그래, 3개월 뒤에 생각하자, 지금은 아무 생각하지 말고!’


참으로도 길게만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이때, 나는 그동안 들지 못했던 철이 너무나도 많이 들었다.

한국에 산다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4계절을 모두 즐기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수는 있었지만.

그만큼 자리를 잡아야만 했다.



2개월쯤이 될 무렵이었을까, 과외 상담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에게 있어서는 그 한 명 한 명이 너무나도 소중하고 반가울 정도였다.

지금 돌이켜보면, 엄청난 열의를 가지고 한 명 한 명 다 만나서 상담했던 것 같다.



그렇게 나는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과외를 꾸리기 위해서 노력했다.

돈을 벌기보다는 사람을 얻자는 마음가짐이 컸다.

감사하게도, 지금까지도 많은 학생들과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 학생들과 연이 닿은 것도 하늘에서 좋은 사람을 만나게 해 준 거라고 믿고 있다.



다른 과외에 비하면 나의 과외는 비싸지 않은 편에 속했다.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내가 그 길을 가봤기 때문에,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 비용 지출에 허덕이는지 뻔히 보였다.

무급으로 과외를 운영할 순 없지만, 최소화하기로 했다.

이러한 나의 마음은 거의 1년 동안 과외를 하면서 이어졌다.


그리고 나는 1년이 지나서도 이러한 패턴을 이어가는 것이 나에게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마디로 과외생은 늘어가지만, 똑똑한 이윤창출로 이어질 순 없었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서 한국에 온 나는,

이윤창출이라는 것이 없으면 그건 나의 직업이라고 말할 수 없음을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었다.


한마디로, 내가 자영업이나 사업에는 영 소질이 없다는 큰 깨달음이 따라왔다.

강의는 너무 재미있지만, 넘을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다.

이 과외를 더 키울 수가 없다는 나의 한계점에 다다랐다..



그래도 돈은 적지만, 이 일에 가치가 크다는 믿음으로 과외를 이끌어나가고 있었다.

그나마 운이 좋았던 탓인지, 과외를 하는 1년 동안 정말로 많은 외항사 채용이 나왔다.

하늘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외항사 채용으로 인해서 나는 쉴 틈 없이 일하고 있는 중이었다.

정말로 나에게 쉬는 날이란 존재할 수 없었다.

한국에 와서도 나는 오히려 더욱더 쉴틈이 없었고, 여유를 즐긴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행복하지만, 허한 감정이 마음을 맴돌았다.

'참으로 이상했다. 왜 허한걸가? 왜..?'




나는 내가 그토록 바라던 승무원도 되어봤고,

돌아와서는 내가 하고 싶은 과외도 잘 꾸려 가고 있는 중이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어른이 되지 못한 느낌을 가졌다. 뭔가를 잊어버린 느낌이었다.



과외를 마치고 밤늦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너무 바쁜데 이상하게도 외롭고 공허했다.

언제 피었는지 알 수 없는 꽃들이 눈에 띄었다.

'하, 뭐가 문제인건지..'



하고 싶은걸 하면서, 꿈만 좇으면 멋진 인생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무엇이 맞는 인생인 건지.

그저 안정된 인생을 사는 게 맞는 건지.

지금처럼 바쁜 인생이 멋진 삶인건지.

대체 무엇이 옳은지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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