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정답의 끝은 '나 자신'이었다.
2 달이라는 시간을 약속받았다.
이날 우리는 꽤나 진지했다.
2달이 지나서도 내가 결혼할 확신이 없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오빠는 그건 2달이 지난 후 다시 이야기하자며 여전히 다정하게 말했다.
내가 진지하게 2 달이라는 시간을 고민하길 바랬던 듯했다.
오빠와의 결혼 이야기가 나온 뒤, 얼마 되지 않아서 나는 홍콩으로 돌아왔다.
비행이 없었던 나에게 2 달이라는 시간은 결혼에 대해 생각하기에 충분할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정말로 결혼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 없던 나는,
결혼에 대한 확신을 어떻게 갖게 되는 건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그리고 그 답을 찾아 헤매며, 수많은 글들과 이야기를 읽었다.
많은 글들을 읽으면서 알게 된 것은,
내가 정말로 결혼에 대한 이해도가 없었구나 하는 현실적인 측면을 많이 깨달았다.
그 누구도 결혼은 이렇게 해야 한다 알려준 적 없었으니, 알 길이 없었다.
답답하게도 나는 이 답을 찾는데 2달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2달이 되었을 때도, 여전히 나는 결혼에 대해서 아리송했다.
그리고 결국엔 1달 더 생각해 보라는 오빠의 말에, 1달 동안 더 답을 찾아 헤맸다.
결혼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것은, 결코 오빠에 대한 믿음이나 사랑이 작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러다, 수많은 글 중에 하나가 눈에 띄었다.
<.. 결혼에 대한 확신은 상대방이 주는 것이 아니라 본인과 상대방이 함께 확신을 쌓아가는 것.. >
아리송한 느낌과 함께, 내가 확신을 갖지 못하는 이유가 이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 없던 나는,
은연중에 오빠가 나를 계속해서 설득하고 확신을 주기를 바라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이 확신은 오빠가 나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 자신에게 그리고 오빠에게 확신을 줘야 하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나는 결혼에 조금은 수동적인 자세를 취했었는지도 모르겠다.
오빠가 조금 더 나를 이끌어주고, 조금 더 확실하게 표현해 주길 바랬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건 오빠가 해줄 수 있는 영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내 결혼에 대한 확신은 내가 가져야함을 선명하게 깨닫는 순간이었다.
또한 내가 내 결혼에 확신을 가지려면, 나의 인생관이 튼튼해야 함을 깨달았다.
예를 들면,
나는 어떠한 사람인지
나는 어떤 삶을 살 때, 행복을 느끼는지
내가 사람을 만나면서 혹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은 무엇인지..
나를 먼저 알아야만, 오빠와의 결혼에 확신이 더욱더 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내가 나 자신을 모른다는 것이,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나는 결혼으로 인해서, 이러한 인생관을 하나씩 생각해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