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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즈베리맛젤리 Sep 19. 2020

1.결혼을 할지 말지, 2 달이라는 시간이 주어졌다.








남자 친구와 만난 지 1년이 지났을 즈음.

오빠가 처음으로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때의 나의 멘붕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사실 나는 20대 초반에 했던 5년의 연애를 끝으로 찐한 연애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직업의 특성상 그랬을 수도, 혹은 마음에 맞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그러다 만난 지금 남자 친구.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누군가를 이렇게 아껴줄 수 있는 감정이 생긴다는 것

 그리고 아껴준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 말도 안 될 만큼 행복한 일이라고 여겼다.


이 나이가 되어서도 누군가를 보면서 이렇게 말랑말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감사함이 컸다.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서 누군가를 바라볼 때 어떠한 편견은 생기기 쉬우나 좋은 감정이 생기기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오빠라는 사람이 내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다 갑자기 들은 결혼 이야기. 




30대 초반의 나 그리고 30대 중반을 넘어간 남자 친구의 나이.

결혼을 생각한다는 게 이상하지 않을 나이이지만

나의 놀란 감정을 오빠에게 고스란히 들켜버렸다. 

그리고 오빠 또한 꽤나 당황하는 눈치였다. 

1년을 만나면서 결혼 생각을 한 번도 안 해봤냐는 오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나는 막연하게 몇 년은 더 만나보고 생각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지만,

오빠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 보였다. 그리고 오빠의 주변 상황들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아버님의 퇴직이 곧 다가온다는 것 그리고 오빠의 나이는 점점 30대를 벗어나가고 있다는 것..

이해는 갔지만, 그렇다고 결혼에 대한 아무런 이해 없이 결혼하고 싶진 않았다. 



사랑한다고 해서 결혼으로 직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마음에.

오빠에게 나는 아직 결혼에 대해서 잘 모르겠다고 말했지만.

오빠는 단호한 듯 다정하게, 결혼을 진지하게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그렇게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2 달이었다.



그렇게 나는 결혼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할 2 달이라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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