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리는 다리 아래서 말하지 못한 것들〉
지하철에 앉아 있으면
가끔씩 의자 아래 풍경에 시선이 머문다.
사람들의 발, 신발, 발끝의 방향.
그리고 그 중간에 유난히 분주한 다리 하나.
리듬 없이 흔들리는,
작고 빠른 떨림.
누군가는 그걸
“습관”이라고 부르고,
누군가는 “민망하다”고 말하지만
나는 그 떨림 속에서 말하지 못한 어떤 마음을 본다.
**
나도 그랬다.
한때 내 다리도 조용히, 그러나 끊임없이 떨고 있었다.
누가 보지 않게 조심하면서도
사실은 “누군가 알아봐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
마음은 괜찮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몸은 이미 반응하고 있었다.
그건 슬픔일 수도, 초조함일 수도,
아무도 들어주지 않은 외로움의 진동이었는지도 모른다.
조명이 어두운 카페,
세련된 말솜씨와 멋진 외모의 누군가가
웃으며 피자를 먹고 있었지만
테이블 아래 두 다리는 쉼 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나는 그 떨림이 남의 것 같지 않았다.
그건 분명 누군가의 안쪽에서 오래된 문을 두드리고 있는 감정이었다.
우리는 종종
“잘 지내”라는 말 대신
다리를 떨고 있다.
“별일 없어”라는 말 대신
손톱을 물어뜯고, 입술을 깨문다.
마음이 말하지 못한 이야기를
몸이 조용히 떠올리는 방식.
**
그래서 나는 오늘도
지하철 의자 밑을 바라보다가
작게 떨리는 다리 하나를 보며
속으로 말한다.
“괜찮아.
말하지 않아도, 나 알아.
예전에 나도 그랬거든.”
그렇게 혼자 떠는 마음들이
어딘가에서
조금씩 멈추어 설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다리가 떨려도 괜찮은 세상에
우리가 조금 더 가까워졌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