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에 띄우는 행복 한조각
봄볕이 따사로운 어느 날, 동생에게 문자가 왔다.
“언니~ 내 어린이집이야. 오늘 바람개비 꽂아놓고 사진 찍는데 문득 언니한테 보여주고 싶더라고. 예쁘지?"
내게는 생인손 같은 동생이다. 철없던 나이에 가장 노릇을 해야 했던 나는 오직 자신만을 생각하느라 어린 동생을 외갓집으로 보내버렸다. 동생을 다시 데리고 온 뒤에도 새 교복 한번 사주지 못했고, 남들 다 가는 대학을 보내주지도 못했다. 지금은 자신의 삶을 찾아 누구보다 당당한 삶을 꾸려나가고 있는 하나밖에 없는 내 동생, 란.
지독한 외로움 속에 자신을 버려두었던 나를 그래도 언니라고 마음을 다해 아껴준다. 그저 고맙고도 또 고맙다. 이제 내가 그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새로 문을 연 어린이집이 많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차도록 기도하는 것뿐이다.
너와 나의 가슴속에 있는 지난날의 모든 상처가 알록달록한 바람개비의 경쾌한 춤을 따라 멀리멀리 떠나가기를…. 오래된 아픔이 이제는 찬란한 기쁨으로 빛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