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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ySnap Jan 26. 2019

투명한 에메랄드 빛 블레드 호수

2013. 슬로베니아 블레드 호수


투명한 에메랄드 빛을 띠는 블레드 호수. 유심비가 아까워 미리 인쇄한 지도 보고 도착한 곳. 호수가 너무 맑아 물속의 물고기와 바닥이 선명하게 보여서 감탄사를 연발했다. 아마 살면서 이렇게 예쁜 호수를 본 것은 블레드 호수가 처음일 것이다. 그리고, 호수 가운데 있는 건물이 블레드 성인 줄 알고 작은 배를 빌려서 팔이 저릴 정도로 노를 저어 도착해서야 성당인 줄 알았다.


성당 뒤로 보이는 절벽 위의 건물이 블레드 성인데 그 당시에는 일반 고택인 줄 알고 그냥 무시했었다. 사실 시간이 되면 한번 가봐야 지란 생각은 했었다. 저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블레드 호수는 무척 아름다울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수 전경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산책을 하면서 지체한 시간이 많았기에 오후 일정인 포스토이나 동굴을 보기 위해 바로 포기를 했었다. 크로아티아 여행까지 마칠 동안 저곳이 블레드 성이라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숙소에서 와이파이를 하면서도 맛집이나 검색했지, 지나간 여행에 대해서는 신경을 전혀 안 쓰니까.


귀국하고도 한참이 지나서야 절벽 위의 저 건물이 블레드 성이라는 것을 알았다. 도착한 첫날에는 류블랴나 성을 놓쳐버렸고, 다음 날은 블레드 성을 눈앞에서 놓쳐버렸다. 이것이 내가 슬로베니아에 다시 여행을 와야 하는 이유다. 가슴속 깊이 남아있는 그리움도 있지만 응어리를 풀어야 속이 편할 것 같기 때문이다.


2013. 슬로베니아 블레드 호수


포스토이나 동굴은 자연보호를 위해 내부 사진 촬영은 금지했다. 블레드 성을 놓친 줄 모르고 동굴에서 나왔을 때 반겨주는 그 햇빛이 너무 좋아서 그냥 기분마저 좋아졌다. 나중에 후회할 줄 모른 체 말이다. 다시 류블랴나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늦은 밤 시간이었기 때문에 류블랴나 성은 이미 기억 속에서 사라졌고,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근처 레스토랑으로 갔다. 류블랴나 스테이크를 주문했지만, 돈가스와 비슷한 비주얼에 잠시 당황했다. 그리고 한국에서 받지 않는 물값이 청구되어 한번 더 당황했지만 그래도 맛은 있었기에 식사와 함께 하루를 마무리 지었다.


2013. 슬로베니아 포스토이나 동굴


2013.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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