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
2016년 여름.
올해의 여름휴가는 스페인에서 보내기로 했다.
항상 휴가를 어디에서 보낼지 매번 고민을 하는데, 작년에는 못 나갔던 설움을 씻고자 유럽을 선택했다. 나와 해외여행을 같이 떠나는 형이 있는데, 이번 스페인 여행이 마지막 여행이 될 줄은 몰랐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내 인생 최악의 여행을 하게 된다. 나의 이번 스페인 여행 경로는 이렇다.
바르셀로나 IN / 마드리드 OUT 또는 마드리드 IN / 바르셀로나 OUT 선택하고 싶었지만, 비행기 값도 차이가 많이 났을뿐더러, 스페인을 다녀온 사람들 말로는 생각보다 마드리드는 볼 게 없다고 한다. 그나마 톨레도를 가야, 투어를 하는 기분이 난다고 해서 아쉽지만 과감하게 제외했다.
이번 여행에서 비행기는 총 8번 탄 것 같다. 이렇게 비행기를 많이 탄 여행도 처음인 것 같다.
'인천 → 파리 → 바르셀로나 → 세비야, 그라나다 → 바르셀로나 → 이비자 → 바르셀로나 → 암스테르담 → 인천' 세비야에서 그라나다 이동을 기차로 한 것만 빼면 모든 도시를 비행기로 이동했다. 정말 지겹게 탄 것 같다. 한 동안은 비행기를 안 타야겠다고 다짐했지만, 뭐 돌아오자마자 여행병이 다시 도져서,, 한동안 고생을 했었다.
서론은 여기까지 하고, 나의 기억에 평생 남을 스페인 여행 에세이를 시작하고자 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에겐 최악의 여행이었고, 10개월이 지난 지금도 그때만 생각하면 속이 쓰리다.
"여행의 시작"
2016년 7월 30일, 늦잠을 자버려서 급하게 인천 공항으로 향했다. 새벽 4시에 기상을 해야,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새벽 2시까지 안 자고 버티다가, 잠깐만 누워볼까 했던 것이 새벽 5시에 눈을 떴다. 그것도 알람이 안 울려서.. 같이 가는 형이 전화로 깨워줬다.
전화받는 순간, '망했다'라는 생각과 함께 시간을 보니 바로 나가면 겨우 맞춰서 도착할 것 같았다. 이때부터, 나의 여행은 시작이 되었다. 하필, 공항에 도착하니 휴가철이라 이미 만차다. 그래서 외부 임시주차장에 겨우 주차하고 출국 수속을 밟으러 가니 또 대기 줄이 한참이다. 같이 간 형은 이미 라운지에서 아침 중이고,, 나도 겨우 출국 수속 마치고 라운지 가서 급하게 아침 챙겨 먹고 그렇게 비행기에 탑승을 했다.
바쁜 와중에 면세점 물건은 또 챙겼다. 면세품을 주문하고 받는 것 또한 여행의 짜릿함이다.
내가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대한항공은 이번에 처음 타봤다. 카타르항공, 아시아나 등 각 나라별 국적기는 타봤지만 대한항공만 안 타본 것이다. 그래서 내심 기대를 했다. 비행기를 타는 것은 항상 설레게 하는 것 같다. 모든 여행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이륙할 때 그 기분, 정말 짜릿하다. 창밖을 보며 공항이 멀어질 때쯤
이번 여행에는 어떠한 일들이 있을까, 스페인은 어떤 나라일까 등등 많은 생각과 걱정을 하며, 비행기에 몸을 맡겼다. 장시간 비행에서 나의 지루함을 달래줄 것들을 탐색하던 중, 곧 기내식이 나왔다.
첫 번째는 된장 비빔밥을 시켰다. 그래도 해외 나간다고, 마지막 한식이다 해서 시켰는데.. 스페인 음식 모두 맛있어서, 한식은 생각이 안 났다. 기내식 후에 영화 보고, 잠도 잤다가 멍 때려보니 두 번째 기내식이 나왔다. 항상 기내식은 자세한 요리 설명은 안 하고, 간단하게 'Beef', 'Pork', 'Fish', 'Chicken' 이렇게 물어본다. 사실 주 재료만 들으면 되기에, 항상 진리인 치킨 메뉴를 시켰다.
치킨은 항상 옳은 것 같다. 하지만 누들이어서, 크게 맛은 없었다. 그러면서 늘 다 비우기는 한다. 배는 고프니까. 움직임 없이, 보고 자고 먹고를 한참 하다 보니, 경유지인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경유시간이 5시간은 되어서, 에펠탑을 찍어보려고 한국에서 열심히 알아보았으나 결국 포기했다.
입국 수속 밟고, 에펠탑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출국 수속 밟는 시간이 5시간이면 부족하다고 판단이 되었다.
비행기를 놓치면, 여행 일정이 다 꼬이기에 그냥 공항 구경이나 하면서 멍 때렸다. 샤를 드골 국제공항은 환승 공항으로도 유명하다. 그래서, 뭐가 잘 꾸며진 것이 없다. (아니지, 다시 생각해보면 환승 공항이기에 더 잘해놔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싱가포르 창이 공항은 너무 잘 되어있어서, 내심 기대했는데.. )
그래서 딱히 볼 것은 없었다. 나는 PP카드 소유자이기 때문에, 사용 가능한 라운지를 찾았더니, 다른 터미널에 있다고 한다. 귀찮기도 하고, 딱히 가더라도 쉴 것 같지도 않아서 카메라 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샤를 드골 국제공항
나는 여행을 떠나면, 손에서 카메라가 항상 떠나질 않는다. 메인 카메라도 있지만, 항상 스냅을 찍기 위해 작은 카메라는 작은 가방에 넣고 다닌다. 이번에도 역시나 서브 카메라를 챙겨가서, 돌아다니며 사진들 찍고 놀고 있으니 5시간 때우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일몰 시간이 다가와서, 바르셀로나로 출발하는 비행기를 탈 때 구름은 정말 예술이었다. 멋진 하늘을 바라보며, 이번 여행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상승하였고, 그렇게 난 스페인으로 향하는 환승 비행기 편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얼마 뒤 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도착했다.
장시간 비행기에 앉아있어서 지칠 때로 지친 몸을 이끌고, 입국 수속을 밟으러 갔다. 이미 늦을 때로 늦은 시간이라 난 빨리 호텔 가서 쉬고 싶었다.
드디어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에 도착해서, 드디어 첫발을 내디뎠다. 미리 한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것을 알아놨기에 호텔을 찾아가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바르셀로나에서 묵을 숙소는 '호텔 산츠'이다.
호텔에 도착하니 캐리어와 여러 장비들로 무거운 카메라 가방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해방감이 매우 컸다.
스페인이란 나라는 소매치기가 많은 나라이다. 그래서,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이 말을 엄청 많이 들었기에, 캐리어와 가방을 같이 간 형에게 잘 봐달라고 부탁을 하고, 난 체크인을 하였다. 중간중간 가방을 확인하니 잘 있었는데, 수상한 사람이 어슬렁 거린다.
매번 가방 잘 봐달라고 부탁을 하고, 체크인을 진행하다가 다시 고개를 돌렸을 때, 나의 카메라 가방은 사라지고 없었다. 같이 간 형에게 얘기하니 사라진지도 모르고 잘 있다고 한다.
환장할 노릇이다.
이미 소매치기범은 사라지고 난 되었기에, 가방의 행방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고, 당황한 마음에 호텔 측에 문의하니 자기들은 못 봤다고 한다. CCTV를 확인하자고 하니, 경찰서에 가서 신고를 해야 한다고 한다. 이미 새벽시간에다가, 다음날 가우디 투어가 예정되어있어서, 시간을 뺄 수 없었다. 하... 첫날부터 카메라 가방을 소매치기당했다. 메인 카메라와 외장하드, 렌즈 군들 다 포함하면 큰 거 1장이다.
미안하단 말 한마디 없는 형과, 그 얘기를 자기 단체방에 실시간 업로드하고.. 난 미치겠는데 전혀 아무렇지도 않다. 지금은 와이프가 된 여자 친구에게 얘기하니, 카메라 가방이라도 자기가 사주겠다고 한다. 말이라도 고마워서, 그 형에게 그래도 여자 친구가 카메라 가방은 사준데요 이러니.. "카메라가 있어야 가방이 필요하지" 이런다. 속이 끓어오른다.
한국 가면 인연을 끊어야겠다고 다짐한 뒤, 다음 날 투어를 위해 잠이 들었다. 혹시라도, 스페인 여행을 계획 중인 분은 꼭 여행자 보험을 가입하고, 항상 짐을 몸에 지참하고 있길 권유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가방 소매치기를 당하기 전에 여권과 지갑을 작은 가방에 옮겨 놓았고, 항상 들고 다니는 작은 서브 카메라 '후지 X70'가 있었기에 이렇게 에세이를 쓸 수 있게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속이 쓰린 것은 매 한 가지다. 이러한 상황에 놓인 내가 풀어놓는 여행 에세이다.
한국 돌아와서, 가방 소매치기 이야기를 하니 다들 멘틀이 강하다고 한다.
이렇게 나의 스페인 여행의 1일 차는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