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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ySnap Jul 28. 2018

SEL1635GM/A7RIII Review #2

렌즈 비교 (소니 & 캐논)


프롤로그


G 마스터즈로 활동하면서 1635GM 렌즈를 8주간 사용 중이다. 시간 날 때마다 사진을 찍으러 다니는데, 가장 방해가 되는 요인은 바로 엄청난 무더위다. 요즘 습도까지 높다 보니 사진 몇 장 찍다 보면 어느새 땀범벅이 되어있다. 더군다나 여름은 빛이 봄이나 가을보다 좋지 않아서 사진이 예쁘게 나오지 않고, 너무 덥기 때문에 여행을 떠나지 않는 이상 사진 찍으러 잘 다니지 않는다.


A6000+SEL18135, '탄도항'

하지만, 이 렌즈를 숨이 막히는 무더위 속에서도 계속 사용하면서 느꼈던 것은 오랜만에 만족스러운 렌즈를 만났다는 것이다. 당연히 모든 기술력을 동반한 소니 최상급 렌즈이기 때문에 성능부터 다 뛰어난 것은 사실이겠지만, 여행을 떠나는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바로 무게이다. 해상력, 표현력 다 중요하지만 사실상 무거우면 짐을 꾸릴 때 한 번은 고민하게 되는데, 이 더위 속에서도 생각보다 부담스럽지 않은 무게 덕분에 꽤나 만족스러웠다.


Review #1편에서처럼 나는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 사실 크게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여행 사진을 찍는 나에게 숫자로 표시되는 기술적인 부분보다 사진 1장의 결과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땡볕에 갯벌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1635GM렌즈를 사용해보니 이 렌즈에 대해서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 렌즈가 어떤 녀석인지 한번 알아보고 싶어 졌다.


SEL1635GM 렌즈 리뷰 #1
https://brunch.co.kr/@mysnap/91


이 날 너무 흐려서, 결국 흑백처리를 했다.



렌즈 비교 (SONY & CANON)


2년 전에 스페인에서 SEL1635Z를 잃어버린 이후로 광각 렌즈를 계속 구매하지 않고 있다가, 작년 연말에 광각 렌즈를 1 개 구매했었다. 난 소니로 사진 생활을 시작하고 아직까지 여행을 떠날 땐 소니 카메라를 챙기지만, 작년부터 캐논 카메라도 같이 사용 중이다. 그래서 어댑터를 활용해서 캐논 렌즈도 소니 바디에서 사용 중이기 때문에, 캐논의 EF 1635 L III와 소니 SEL1635GM 을 한 달 동안 비교하다가, 잘 쓰지 않는 광각이기 때문에 캐논으로 구매하고, 필요할 때만 어댑터(시그마 MC-11)를 활용해서 가끔 사용 중에 있었다.


그런데, 내가 고려하지 못한 문제점이 두 가지가 있었다. 첫 번째는 바로 크기와 무게였다. 캐논의 1635LIII 렌즈는 다 좋은데 일단 SEL1635GM 대비 렌즈가 일단 조금 더 길고, 100g 정도 더 무거웠다. 더군다나 어댑터까지 적용하면 길이가 26mm 증가하고, 무게가 125g이 추가된다. 그렇다 보니 바디에 렌즈만 장착해도 부피와 무게가 꽤 나가게 된다. 다시 말하면 여행을 다니면서 피로도가 올라간다는 것과 같은 말이 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바로 약간 부족한 성능(버벅거림, af 속도 등) 때문이었다. 캐논 렌즈를 소니 바디에서 사용하게 해주는 것이 어댑터(메타본즈, 시그마 MC-11을 가장 많이 사용)라는 마법 같은 연결 매개체가 있기 때문인데 완벽한 호환을 자랑하진 않는다. 중요한 순간을 포착하거나, 해가 지는 순간부터 광량이 부족하기 시작하면 점차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캐논 렌즈가 소니 바디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낸다고 해야 할까. 마치 해외에서 한식이 그리워서 사 먹은 김치찌개처럼 말이다. 약간 아쉬운(?) 그런 맛이 있다.  


그렇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아쉬운 크기와 무게, 성능 때문에 EF1635LIII는 내가 여행을 떠나도 제습함을 지킬 수밖에 없는 신세가 돼버렸다.


※ 오해하지는 말자. 캐논의 EF1635L III 렌즈의 성능이 부족한 것은 절대 아니다. 캐논 바디에서 활용할 때는 아주 만족한다. 다만 여행이라는 상황만 두고 봤을 때, 이렇다는 얘기인 것이다.


현재 사용 중인 시그마 MC-11 어댑터


그래서 가끔 후회 중이다. 처음부터 소니 렌즈로 살 껄. 만족스러운 광각 렌즈의 성능을 내기 위해서는 결국 캐논 풀프레임 바디도 여행에 챙겨가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돼버리자, 아예 광각이 필요한 장면은 그냥 포기를 해야 했다. 그러던 중, 소니의 G마스터즈 활동은 나에게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가 되었다. 체험 기간 동안 크로아티아 여행을 떠나는데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다시 위에서 말한 것처럼, 무엇 때문에 이렇게 나의 마음에 쏙 들었던 것일까. 내가 사용해본 광각 렌즈 스펙을 간단히 정리해봤다. 이 중에서 여행 사진을 목적으로 하는 우리가 살펴볼 것은 조리개, 최단 촬영 거리, 크기 그리고 무게이다.


* SIGMA MC-11 Adapter Spec : 길이(26mm), 무게(125g)



여행 사진에 조리개는 왜?


제목대로 여행 사진에 조리개는 왜?. 여행 가서 심도 놀이할 것도 아닌데, 왜 중요한가란 의문이 들 것이다. 여행지에서 비싼 좋은 렌즈를 들고 조리개 최대한 개방해서 아웃 포커싱 처리를 해버리면 뒤에 배경이 다 날아가버려서 나중에 보면 여기가 어디인지 기억나질 않는다. 더군다나, 누군가에게 여행 사진이라고 보여주기에도 민망해져 버린다. 하지만 지금 얘기하고자 하는 광각렌즈는 사실 피사체를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서 찍지 않는 한, 배경이 다 날아가버리거나 하지 않는다.


그런데 조리개가 왜 중요하냐. 내가 생각하는 기준은 바로 감도(ISO) 때문이다. 조리개 수치가 높아서 충분한 셔터 속도 (손으로 들고 찍을 때, 흔들리지 않는 범위 수준.) 확보를 하지 못하면 결국 적정 노출을 찾기 위해 카메라는 ISO 수치를 증가시켜서, 결국 사진 품질이 저하(노이즈 증가)된다.  요즘 나오는 최신 바디들은 고감도 노이즈가 상당히 좋기 때문에 ISO 6400, 8000이 되더라도 꽤 좋은 결과물을 보여준다. 하지만, 비싼 카메라와 렌즈를 들고 가는 이상 우리는 조금이라도 ISO를 다운시켜서 좋은 퀄리티를 가지고 싶어 한다. (삼각대를 활용한다면, ISO 100으로 뛰어난 품질을 뽑아낼 수 있지만, 이번 내용에서는 제외를 하고자 한다.)


주광에는 사실 큰 문제가 없지만, 어두워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해가 사라지면서 카메라는 적정 노출을 잡기 위해서 한없이 바빠진다. (조리개 우선 모드 기준) 셔터 속도를 최대한 증가시키다가 사용자가 정해놓은 한계치에 도달하게 되면, ISO를 증가시키기 시작한다. 그렇다 보면 ISO가 셔터 몇 번 누르다 보면 계속 조금씩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조리개의 능력이 중요해진다. 밝은 조리개가 조금 더 좋은 품질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면, F2.8과 F4는 노출 3 Step (F2.8 > F3.2 > F3.5 > F4) 차이가 난다. F2.8에 ISO가 800이라면, 동일 셔터 속도 조건에서 F4는 ISO 1600이 되는 것이다. 노이즈 부분에서 ISO 800이 1600보다 확실히 우수하다. 고감도 부분으로 올라가기 시작한다면 확실히 조금이라도 밝은 렌즈가 더 유리 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몰이 시작되고, 해가 지는 순간부터 ISO는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한다.


인물 심도 부분을 얘기한다면, 당연히 F2.8이 F4보다 훨씬 표현력이 좋은 것은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 내용에서는 주제로 삼지 않았다. 참고로, 발대식 편에 F2.8로 표현한 인물 심도 부분이 있기 때문에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https://brunch.co.kr/@mysnap/90



최단 촬영 거리


최단 촬영 거리는, 카메라 센서 위치를 기준으로 내가 피사체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가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느냐이다. 생각해보면, 광각 렌즈는 여행을 떠났을 때 내가 있는 장소의 모습을 한 화면에 다 담고 싶기 때문에 사용한다. 기념사진을 찍을 때도 나보다 뒤에 나오는 배경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용하는데, 왜 최단 촬영거리가 중요한 것일까. 바로 여행 사진의 또 다른 묘미인 음식 사진 때문이다. 내가 먹었던 음식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데 이때 최단 촬영거리가 멀다면, 나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카메라를 높이 들어서 찍던지, 아니면 시선 따갑게 일어나서 음식 사진을 찍어야 한다. 그런데 최단 촬영 거리가 짧다면 내가 앉은자리에서 음식 사진을 찍기 매우 수월하다. 더군다나 광각이니 그 모습을 한 컷에 담기 얼마나 좋겠는가. 다행히, 위의 비교된 3가지의 렌즈는 모두 동일한 스펙을 자랑한다.





크기와 무게


이번 내용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크기무게이다. 여행을 떠날 때, 컨디션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크기의 경우는 가방에 넣을 때 차지하는 공간의 문제가 생긴다. 위의 표를 본다면 SEL1635GM의 경우 높이가 약 122mm 이지만, 캐논의 렌즈 경우 128mm가 된다. 6mm의 경우 가방에 넣다 보면 바디가 튀어나오는 것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된다. 어댑터를 장착한다면, 154mm가 된다. 즉 SEL1635GM대비 약 35mm가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면 가방에 들어가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된다. 무게를 보면 SEL1635GM이 680g, 어댑터를 장착한 캐논의 렌즈는 915g이 된다. 235g 차이면 하루 종일 사진 찍다 보면, 손부터 어깨까지 무리가 오는 정도의 무게가 된다. 카메라 들고 여행을 다니다 보면, 누구나 한 번씩 느낄 것이다. "다음부턴 가볍게 다녀야지."


여기서 한 가지 집고 가야 할 부분이 있다. SEL1635GM 렌즈에 대한 글인데, 왜 캐논과 비교를 하는 것이냐고. 캐논을 쓰는 유저들은 소니 렌즈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가 없다. 소니 렌즈를 캐논에서 사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어댑터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는 가능하기 때문에 나처럼 캐논과 소니를 같이 쓰는 유저라던지, 아니면 캐논에서 소니로 넘어오면서 렌즈군에 대해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의문. 그러면 SEL1635Z F4가 조리개는 부족하지만 무게와 크기 등을 보면 가장 괜찮지 않을까?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 렌즈의 아쉬운 점은 조리개뿐만 아니라, 주변부와 35mm 단에서 오는 화질의 부족함 때문이다. 광각 렌즈의 주변부는 꽤 중요하다. 멋진 풍경의 디테일을 살리려면 주변부 화질을 얼마나 살리느냐인데 아쉽게도 SEL1635Z 렌즈는 좀 부족하다. 다만, 가격적인 부담도 있기 때문에 적정선에서 타협을 한다면 충분히 좋은 렌즈임은 분명하다. 1635GM이 정말 무서운 스펙으로 나왔기 때문에 비교가 되는 것임을 잊지 말자.


그런데, 또 잊으면 안 되는 문구가 하나 있다. 해상력(Resolution)과 보케(Bokeh)를 모두 잡았다는 것이다. 사진의 세계는 참 심오하다. 사진에서 수치로 표시 안 되는 무언가를 위해서 돈을 써야 한다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이해는 안 되지만 같은 분야를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충분히 이해가 되니 말이다.


SEL1635GM의 보케(Bokeh)




에필로그


시간이 날 때마다, 사진을 찍으러 다니는 중이다. 무더위와 요즘 하늘이 맑지 않아서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찍는 재미는 있다. 다음 편에서는 지금의 2편 개념으로 기술에 대한 주제를 다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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