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노리치 신혼일기

한국의 신혼집 대신, 노리치 가족기숙사에서 신혼을 시작했다

by Jay

결혼식을 마치고 불과 2달 뒤, 우리는 비행기에 올랐다.

누군가는 하와이, 누군가는 몰디브로 떠날 때.. 우리는 영국 노리치행 비행기를 탔다.

신혼여행이 아니라 신혼유학이었다.


나는 공무원 국비유학생, 아내는 용감한 동반자.

나는 공무원으로서 1년간 국비유학을 가게 됐고, 아내는 "그래, 같이 가보자!"며 망설임없이 동행을 결정했다.

한국의 신혼집 대신, 우리가 받게 될 신혼집 열쇠는 대학교의 가족기숙사였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경유해 밤늦게 도착한 노리치 공항은 생각보다 훨씬 작았다.


영국의 시골은 뭔가 다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더' 시골이었다.


비행기에서 내려 몇 걸음만에 입국심사와 수하물 찾기까지 순식간에 끝나버렸다.

서울의 고속버스터미널보다 작은 건물이었다.

입국심사대를 통과하면서도 내가 지금 정말 영국에 도착한걸까.

이 도시는 나를 제대로 살펴보고 나를 들여보내주는걸까. 의구심이 계속 들었다.


공항.jpg 1층만 있는 아주 귀여운 노리치 공항


"여기가 정말 우리가 앞으로 1년을 살 도시 맞아?"


노리치 첫 인상은 설렘보다는 약간의 당황이 먼저였다. 분명 비행기 타기 전에는 설렘이었는데.


기숙사 입주일보다 하루 먼저 도착해 미리 예약해 둔 에어비앤비는 오래된 주택이었다.

밤늦게 도착해서 셀프체크인을 했는데 어둠 속에서 간신히 Key box를 찾고 거기서 열쇠를 꺼내 문을 열었다.

현관문을 열쇠로 들어간 게 얼마만인지. 이런 아날로그 방식이라니.

KakaoTalk_20251004_211934456.jpg 잃어버릴까봐 계속 손에 움켜지게 되는 아날로그 열쇠


문을 여는 순간 묘하게 눅눅한 공기가 코끝을 스쳤다. 삐걱거리는 계단, 낡은 가구들, 이상하리만큼 어두운 동네 분위기까지. 이건 내가 상상한 유럽 감성과는 꽤 거리가 멀었다.


시차와 피로, 낯선 환경이 한꺼번에 밀려들면서 스르르 잠이 들긴 했지만, 설렘보다는 "우리가 잘 지낼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먼저였다.


그때는 몰랐다. 며칠 뒤에 이곳이 조금씩 "내가 사랑하는 노리치"가 될 줄은.





✨ 에어비앤비(숙소) 정할 때 위치만 보지 마세요.

우리는 공항과 기숙사 중간이면 딱이겠지~ 하고 숙소를 잡았다가.. “여기가 진짜 영국이야?”라는 말을 첫날부터 해버렸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동네가 노리치에서도 살짝 후진 지역. 중간 지점보다 좋은 동네에 자리 잡으세요. 도착 첫 인상이 정말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