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신혼집(?) 첫인상
그렇게 첫날밤은 묘한 눅눅함과 걱정을 안은 채 지나갔다. 어떻게든 되겠지..
다음날 아침, 에어비앤비에서 눈을 떴다.
밤에 도착했을 때는 피곤해서 아무 생각도 못했는데, 아침 햇살이 방 안으로 스며들자 현실이 밀려왔다.
낯선 천장, 눅눅한 공기, 삐걱거리는 카펫 바닥, 이게 현실인가.
멍하니 누워있다가 옆을 돌아보니 아내가 곤히 자고 있었다.
어제 자면서도 가슴을 계속 조리면서 잤다.
"혹시.. 나보다 실망이 더 컸던 건 아닐까. 일어나자마자 '나 한국 갈래' 하면 어쩌지?"
밤에는 피곤함에 묻혀 있던 걱정이, 아침이 되니 오히려 또렸해졌다.
그럴 만도 했다.
아내는 10년 전에 런던 번화가 쪽으로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었고, 이번엔 한국인 한 명 없는 작디작은 시골, 노리치였다.
난 노리치의 공원을 봐도 '우와'하면서 감탄했는데 아내는 감흥이 전혀 없었다. 진짜 1%도.
그때부터 살짝 불안했다. 이거, 잘 버틸 수 있을까.
신혼일기가 아니라 생존일기가 되겠는데.
아내가 한국으로 도망가지 않고 곤히 자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나서야 집 안을 둘러봤다.
살짝 어색하고, 좀 웃기고, 약간은 걱정되는.. 모든 감정이 뒤섞인 상태로 에어비앤비를 구경했다.
'이제 진짜 시작이구나. 내가 영국에 있는 게 맞구나.'
밤늦게 와서 널브러져 있는 캐리어를 닫고 우리의 진짜 신혼집, 대학교 내 가족기숙사로 향했다.
영국은 카카오택시 같은 것이 없을 줄 알았는데.. 있다.
Veezu 어플을 통해서 택시를 부르고 우리의 집을 싣고 가족기숙사로 향했다.
"이거 왜 이렇게 잘 돼 있지? 영국이 이런 나라였어?"
영국 포함, 유럽은 뭐든지 느리고 아날로그적일 거라는 생각이었는데 괜한 속 좁은 생각이었다.
대학교에 도착해 담당자분에게 등록절차를 밟고 가족기숙사 열쇠를 받았다.
직원분들은 너무나 친절했다. 캐리어가 많다고 계단이 적은 길로 안내까지 해주셨다.
그런데.. 그 길이 문제였다.
음침한 골목, 거미줄, 축축한 돌담길. 그나마 조금 남아있던 기대감이 서서히... 제로로 수렴해 갔다.
기숙사 건물 앞에 도착했을 때 우리가 처음 본 건..
생각보다 훨씬 수수한 외관이었다.
한국에서 봤던 사진과는 음.. 좀 많이 달랐다.
'그래, 여긴 하와이가 아니라 노리치였지.'
스스로를 납득시키며 열쇠를 돌렸다.
(역시나 아날로그 열쇠..)
문을 여는 순간 묘하게 긴장되었다.
나와 아내는 동시에 서로를 바라봤다.
단언컨대 표정은 둘다 안 좋았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말했다.
"근데 이건 무슨 냄새지?"
✨ 한국에서 택시 앱(Veezu) 미리 설치
영국에서는 우리나라처럼 길에서 바로 택시를 잡기 어렵습니다.
대부분 앱으로 예약하는 방식입니다.
한국에서 미리 Veezu 어플을 설치해두고 도착지에 가기 전 예약하면 훨씬 수월합니다.
우리나라의 카카오택시처럼 기사님과 도착 예정시간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영어가 힘든 분들은 길에서 택시를 잡는 것보다 앱으로 예약하는 게 훨씬 편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