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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어사리 Jun 21. 2023

북아트BookArt라고 할 수 있을까요?

펀딩 실패, 재도전중입니다.

반야심경 텀블벅 펀딩을 진행했었다.
처음이라 미숙하고 생각과 다른 과정들이 존재했고 진행하면서 여러 가지 장애물들이 발견되었다. 목표금액은 높게 설정되었고 여러 가지 원자재와 상황을 생각하면 불가피한 상황이었지만 그 역시 광고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는 상황들이었다.
결국 반야심경 텀블벅 펀딩은 무산되었다.
그러나 이 역시 나의 예상치였기에 괜찮다.
덕분에 더욱 노력해야 하고 준비해야 함을 알게 되었다.
펀딩을 진행하며 20% 정도의 부족함을 인정했다. 20% 확률로 재정비와 재도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확신이 되었고 품목을 조금 변경하고 재정비하기로 했다.

연어사리가 직접 만든 실노트 By 구례현상점


이제는 약간은, 아주 조금씩 알아간다.
준비과정에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시작하면 보인다. 그리고 다음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도 알게 된다.
하나씩 하나씩 경험이 쌓이고 부족한 것을 보완하고 채워간다.
결국 전체 큰 그림은 처음 구상과 맞춰지듯 채워지고 결과물은 아무리 수정되어도 맨 처음 것과 닮아간다.
무의식에 남은 작은 흔적을 따라 퍼즐을 맞추듯 하나씩 만들다 보니 진정 원하는 것에 가까워진다.


연어사리가 직접 만든 실노트 By 구례현상점


바느질은 마음의 위안을 준다.
한 땀 한 땀 바늘과 실을 이용해 흔적을 채우다 보면 완성된 결과물이 나오고 그 대상이 보드라운 천이 아닌 종이에게로 옮겨져 종이를 접고 바늘과 실을 이용해 꿰매고 접고 또 꿰매면 작은 노트가 한 권 만들어진다.
때때론 접고 풀을 이용해 붙이고 또 접고 붙이고 그렇게 한 권은 작은 책이 만들어진다.
그렇게 만들어진 노트와 책이 북아트(BookArt)라는 것을 얼마 전에야 알았다.

북아트, 거창하게 보이는데 사실은 아주 간단하다.
그냥 종이를 접고 풀로 접착하면 된다. 풀을 사용하지 않을 땐 바늘과 실로 꿰매면 된다.



"우리는 그냥 젊은 꼰대였던 거야"
펀딩의 실패 원인은 나였을 테다.
펀딩을 진행하며 사업계획서를 쓰고 있었다. 결과는 선정되지 않았고 선정된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들었을 때는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준비과정에 생각정리를 도와줬던 친구와 결과에 대해 이야기하며 내렸던 것은 우리의 생각은 신박하지 못했고 그저 젊은 꼰대였다는 사실이었다.

꼰대가 별거 아닌데 때때로 트렌디하지 못한 오래되고 맛없는 재래된장 같은 느낌을 표현하는 것 같았다. 세련되고 달달한 시판용 쌈장과 전에 본 적 없는 신박한 노하우로 만든 누군가의 노하우로 만든 쌈장. 사업계획서는 그런 신박한 노하우의 쌈장이어야만 그 가치가 증명된다.


연어사리가 직접 만든 미니북 By 구례현상점


그렇게 내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늘 그렇듯 종이가 좋았고 바느질이 좋았다.
손으로 만드는 모든 것이 좋았다.
내가 잘하는 것을 하기로 했다.
예쁘고 사랑스러운 것들을 만들기로 했다.
하나씩 꿰매고 붙이고 완성된다.
익숙지 않아 부족할 때도 많지만 하나씩 만들다 보면 북아트라는 것이 실감이 난다.


연어사리가 직접 만든 미니책 By 구례현상점


과거에는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져 사람들에게 전해 졌겠지.
지금처럼 대량생산을 하는 공장이 아니었을 때 소량으로 조금씩 만들어질 때는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만들고 조금 안 예뻐도 조금 투박해도 이해했겠지.

나는 창작가이다.
구례현상점을 운영하고 매일 무엇을 만들지 고민하는 글을 쓰는 창작가이다.
사색한다는 것 완성된다는 것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북아트에 다가간다는 것이 조금 거창하고 부족하다고 느껴졌었는데 이제는 때가 되어가는 것 같다.



도전 이제는 두렵지 않습니다.
창작가로 살아간다는 것은 경제적 활동과 창의적 영역사이에서 고뇌라는 것을 알아갑니다.
그래도 행복한 일들이 많아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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