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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as Sep 07. 2023

No title

어제 노엘의 예방 접종을 다녀왔다. 이동 중 하도 울어대는 통에 마음이 아팠다. 귀에 진드기가 많이 나와서 정말 놀랐다. 가정 분양이라 건강할 줄 알았는데 유기묘였던 어미에게 진드기가 있었던 게 아니었나 추측해 본다. 그동안 많이 가렵고 힘들었겠구나, 귀를 닦아내고 약을 바르고 주사도 한 방 맞았다. 난리를 부릴 줄 알았는데 의외로 얌전했다. 내가 오히려 아이가 충격받은 것 같다고 호들갑을 떠니 수의사님이 얘보다 어린애들도 다 맞는다고 덤덤하게 얘기하셔서 좀 머쓱했다. 노엘은 집에 와서 하루 종일 잤다. 잠깐 일어났을 때에도 정신이 돌아오지 않는지 퉁퉁 부은 얼굴로 눈을 껌벅거렸다. 귀를 털 때마다 까만 딱지가 나왔다.


돌아오니 주문한 캣폴이 도착해 있어서 남편이 오길 기다렸다 저녁에 같이 조립했다. 생각보다 많이 크고 견고하고 돈을 쓴 만큼 비싸보였다.  달짜리에게 캣폴은  유난인가,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걱정이 무색하게  오르내리고 해먹이며 숨숨집이며  사용하고 있다. 노엘은  사주면   써서 기쁘다. 얘가 돈을 쓰게   안다.


오늘 전에 같이 일했던 직장 동료와 오랜만에 만났다. 최근에 회사를 그만두고 쉬고 있다고 만나고 싶다고 해서 그러자고 했다. 고민이 많은 것 같아 물어보니 4개월 전 내가 울먹이며 감독님께 얘기했던 고민들과 똑같아서 신기했다. 막상 반대의 입장이 되고 보니 예전엔 내가 해도 되지 않을 고민들을 하고 있었구나 싶었다. 답답한 마음을 삼키고 응원의 말을 잔뜩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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