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없는데
1. 아이가 변기에 비누를 던져 넣고 물을 내려버려 변기가 막혔다. 뜨거운 물을 몇 번 부어서 비누를 녹이니 물은 내려갔지만, 물이 아닌 것은 내려가지 않는다.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한다. 아 진짜 너무 싫어.
2. 언제 어디서 돌발행동을 할지 모르는 아이를 케어하는 일은 정말 심신 지치는 일이다. 멍 때리고 있기도 힘들고 그랬다간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 야. 육아가 쉽다고 생각하는 놈들아. 요즘에 그런 똥멍청이가 아직 있는진 모르겠다만, 니들은 일하면서 커피도 마시고 밥 먹고 어디 산책 같은 것도 가더라? 너무 여유 있어 보여서 부럽더라. 끊임없이 내 주의를 요구하고, 끊임없이 질문을 쏟아내고 관심을 요구하는 아이가 너무 버겁고 힘들다. 그게 내 솔직한 심정이다.
3. 그러나. 그 러 나.라고 했다. 글 끝까지 읽어라.
그럼에도 아이가 주는 사랑을 두 눈 크게 뜨고 보고 느끼려고 노력 중이다. 내가 심신이 지쳐서 계속 힘들다고 씨부리고 있지만. 그럼에도 부정성에 압도당하지 않고 나를 일으키기 위해, 희망과 감사함 한 스푼씩 머릿속에 넣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4. 왜 비난할 거 같은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글을 쓰는 거지? 내가 법적으로 윤리적으로 뭐 잘못했나? 아무튼 변방의 먼지 같은 블로그라 작고 소중한 방문객들만 올 테니 큰 걱정은 안 하지만, 기혼 여성이 뭐 힘들다 말하면 엄마로서 자격이~~~ 전업주부가~~~~ 어쩌구저쩌구손석구 하면서 비난하는 애들이 우리나라에 너무 많아 좀 방어적이 되나 보다. 그리고 야. 니들도 술 먹고 회사욕 상사욕 동료욕하잖아? 나는 일터가 가정이야. 나는 일터에 대한, 또 내 일에 대한 불만도 말 못 하냐? 그래도 호옥시 반박하고 싶다면 응 네 말이 다 맞아요~
5. 다른 브런치 유저들처럼 정제되고 멋들어진 글을 써야 하나 마음속에 약간의 염려가 있지만. 어차피 구독자 모으려고 시작한 거 아니었다. 출판을 꿈꾼 것도 아니다. 속 이야기를 그나마 솔직하게 풀어놓을 수 있어서, 여기 와서 글을 쓰는 게 그나마 나에겐 숨 좀 고르고 치유받는 느낌이라 이렇게 피 토하듯 쓴다. 숨 막혀 죽지 않으려고 쓴다.
6. 오늘도 아이 재울 때 너무 힘들었다. 숨 넘어가게 피곤해도 자동차 놀이를 10시 넘어서까지 해줘야 했고, 침대로 와서도 매실, 앵두, 자동차, 솔방울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해줘야 했다. 그러고도 말똥말똥 깨어있는 아이를 달래 섬집아기를 3번 연속 불러주니 그제야 잠이 들었다. 피로함을 이기며 그 모든 재우기를 하는 동안 나는 신경이 곤두서서 오히려 잠이 깨버렸다. 그래 너라도 잘 자서 다행이다. 내일이 오는 게 부담스럽다.
7. 걱정 마세요. 다음 주에 상담센터도 가고 정신과도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