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에서 치유되는 꿈 2

관심을 공유하는 것

by 루이

영유아의 사회성 발달을 체크할 때 주의 깊게 보는 것 중 하나는 "자신의 관심을 타인과 공유하려는 시도가 있는가?"이다. 지나가는 강아지를 보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엄마 얼굴을 보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장난감을 갖고 와서 다른 사람과 같이 놀자는 표현을 하느냐 같은 것들이다.


우리 아이는 그런 모습이 빈번하게 있지는 않았다. 아이가 많이 어릴 땐 그냥 정신없이 키우다가, 어느 순간 이런 발달사항을 신경 써야 한다는 의식이 생겼고, 그때부터 아이의 사회성 발달이 많이 걱정되었던 나는 뭐라도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아이에게 열심히 반응해 주고 말도 걸고 했었다.


그럼에도 아이의 "관심 공유" 시도는 뚜렷이 나오지 않았는데, 속이 타는 몇 개월을 지나고 나니 이제는 아이가 "엄마 와서 개미집 보세요!"라고 말할 정도가 되었고, 아이는 내가 밤새우며 걱정한 것이 무색하게 사람과 연결할 줄 알고 어울리기 좋아하는 아이가 되어가고 있다. 꽤 오랜 시간 몸과 마음을 힘들게 하던 걱정에서 조금 자유로워진 것이다.


그리고 오늘 새벽 나는 꿈을 꾸었다.


예전에 이곳에 올린 글에 어떤 분이 공감이 된다며, 댓글을 남기기 위해 회원가입까지 하셨다며 따뜻한 피드백을 주셨었고, 나는 꿈속에서 친정엄마에게 이 댓글 좀 보라며 내심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엄마에게 핸드폰 화면을 내밀었다. 그리고 새벽에 남편에게 이 꿈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펑펑 쏟았다. 내가 드디어 엄마에게 "관심 공유"를 한 것이다.


아주 오랫동안 엄마와 먼 거리를 유지하며 살았다. 지금도 심리적으로 가깝지 않은 엄마다. 누울 자리 보고 발 뻗는다고, 아마도 엄마가 내가 보이는 관심사들에 호의적인 편이었다면 나도 엄마와 자주 연락하며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했겠지? 하지만 그런 분이 아니었기에 난 인터넷 카페나 동호회를 찾아 타인들과 연결할 줄만 알았고, 엄마에게 내 일상의 즐거움을 공유하진 않았다. 아마 내 아이도 그런 나를 닮았던 거 같다. 하지만 아이의 발달을 걱정하며 엄마에게 받아본 적 없던 반응과 관심을 주려고 노력했고(정말 힘들었다), 그 덕인지 아이가 나에게 활발히 관심 공유를 하게 된 어느 날 나도 내 엄마에게 똑같은 걸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마도 맘 속에 남아있던 작은 응어리 같은 것들이 해소된 걸수도, 아니면 아이에게 좋은 엄마가 돼주려고 입에서 단내 나게 노력하는 동안, 그동안 사용하지 않아 퇴화된 나의 사회성이 다시 살아나 아이의 '누울 자리'가 되어줬는지도 모르겠다.


나에겐 큰 의미가 있는 사건이었고, 아침엔 꽤나 감성적이었는데 이렇게 글로 풀어내니 건조한 느낌이다.

결론적으로 육아가 아이는 물론 나도 키웠고, 현실의 엄마에게 하지 못했던 걸 꿈에서 한 걸 보니 이제 내가 마음속으로 엄마를 많이 용서하고 이해하려 하는 것 같다. 상처를 치유하는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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