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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스두어 Aug 14. 2016

동네 여행- 문화실험공간 성수카페

성수동으로 떠나는 감성충전여행 - '일상놀이'의 엑셀레이터 페달를 밟자

무더위를 피해 동네카페로 피서를 떠나기로 했다. 집에서 가까운 성수. 좁디좁은 골목길 사이 가정주택단지에 자리 잡은 2층 집. 소담한 마당이 있고, 1층과 2층 건물 외관엔 붉은색 꽃이 핀 화분들이 화사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반지하는 모두 창을 내어 밝은 햇살이 들어온다. 지하로 통하는 문을 열고 들어서니 약간은 어둡지만 서늘한 에어컨 바람에 넉넉한 공간. 재즈 음악이 조용히 흐르고, 이미 자리 잡고 있는 몇몇 좌석에서는 편안한 대화들이 오간다. 긴 테이블 자리에서는 아마도 성수동 근처에서 공간을 개발하려는 분들인지 약간 목소리를 높여 서로 의견을 내면서 목소리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카페 공간에 약간의 긴장감을 만들어준다. 옆에 넑은 고전틱한 소파에는 동네 중년 부부가 앉아 커피 한잔을 하면서 우아하게 책을 읽고 있다. 내 옆으로는 편안한 자세로 노트북 하나씩 펼쳐놓거나 책을 읽는 젊은이들, 예쁜 꼬마숙녀를 데리고 온 동네 주부도 자리 잡고 있다. 모두가 편안해 보인다. 음~여름 피서지로 이곳을 선택하길 잘했다. 첫인상이 좋다


카페성수를 오늘의 아지트로 삼은 건 바로 이 곳이 청강문화산업대학교의 문화실험 장소이기 때문이다. 지하에 자리 잡은 협탁에 놓인 브로슈어 몇 개를 들었더니, 이곳의 소식지와 더불어 워크샵과 문화수업들이 소개되고 있다. 매달 2,4번째 화요일 저녁에는 바로 이곳에서 'The House Concert'가 정기적으로 열린다. 2002년 박창수 대표님의 자택에서 시작한 자택 콘서트가 이젠 서울, 전국의 작은 공간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콘서트로 자리 잡았는데, 여기서 다시 보게 되어 반가웠다. 일상을 놀이로 살 수 있는 동네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어 서울의 삶도 점점 더 재미있어지는 듯하다. '시가 있는 하루'라는 프로그램은 한 권의 시집을 정해서 함께 시를 낭독하는 필사하는 프로그램이다. '1년 안에 그림 그리며 감상하기'는 1년 동안 화가와 함께 그림 그리기를 연습하고 1년이 되면 카페 성수에서 그 그림들을 전시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부담 느끼지 않고 참여할 수 있도록 소소하게 소개되고 있다.


이곳 소식지 [성수 zine]에는 '놀 수 있는 용기'에 대해 묻는다. 스튜어트 브라운 [플레이, 즐거움의 발견]의 저자는 수년간 스크랩한 부고 기사를 살펴본 결과, 사람들이 망자에 대해 가장 많이 기억하는 것은 '놀이의 순간', '놀이 활동'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 현대인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걸 찾아서 즐기는 일상의 소소한 놀이에 대해 이상한 죄책감을 갖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일도 즐겁게 놀면서 할 때 가장 성과가 좋다는데, 실제로 우리는(물론 소수의 '우리') 일이 즐거워 일인지 놀이인지 모르면서 일하다가도 한 번씩 '어, 내가 지금 너무 즐겁게만 하는 거 아닌가? 뭔가 더 힘들고 심각한 일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다른 사람들이 내가 일하는 걸 보고는 일하지 않고 논다고 생각하진 않을까?'라고 생각하면서 놀이에 스스로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버린다. 그렇지만 사람은 자유롭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놀 때야 말로 진정 행복감을 느낀다. 인생이 매 순간 놀이를 통해 얻는 행복한 순간들이 이어지는 길이라면, 내가 탄 자동차가 이런저런 고비에서 '브레이크'페달을 밟고 주춤거리고 서려고 할 때마다,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게 해주는 게 바로 이런 '성수카페'같은 동네의 문화충전소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주말마다 떠나는 동네 여행이 즐겁고,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이 일상이 되는 삶을 오늘도 즐겨보자!


#The House Concert in Cafe성수

더하우스콘서트는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없는 공간에서 연주자와 관객이 하나 되는 작은 콘서트. 2002년 박창수 대표의 연희동 자택에서 시작해서 14년간 다양한 음악 장르 2천 명의 아티스트, 480여 회의 공연을 진행. 카페 성수에서는 매월 2회(2,4주 화요일) 정기음악회를 개최. 공연 관람료(2만 원)


# 잠깐 학교- '시가 있는 하루'

 2시간 30분 동안 한 권의 시집을 함께 서로의 목소리로 낭독하고, 마음에 드는 시구절을 필사하면서 온전히 한 권의 시집을 담아갈 수 있는 프로그램.  8/26(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윤동주), 9/2(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한강), 9/9(입 속의 검은 잎-기형도) 저녁 7:30-10:00. 수강료 3만 원.


#그림 강좌- '1년 안에 그림 그리며 감상하기'

그림 그리기에 특별한 재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최석운 화가가 이끄는 프로그램. 마음속에 품고 있던 그림 그리기에 대한 로망, 열정,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참가 가능. 매주 그림을 그려온 5명 수강생들의 그림 23점이 지난 7월 카페 성수 지하와 1층 벽면을 가득 메원채 2주간 작품전시회도 개최. 매주 토요일 오전 10:30-12:30. 상시 모집. 강의료- 30만 원(총 8회).  


#잠깐학교- '프랑스자수 워크숍'

스페셜 원데이 힐링클래스. 정성을 다해 한땀한땀 자수를 놓는 경험은 몸과 마음이 힐링되며 조용하고 소소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에게 좋다. 작지만 내가 직접 정성껏 만든 100% 핸드메이드 자수 작품을 하나 가질 수 있다. 8/20(토) 2:00-5:00. 수강료 3만원. 



새로운 교육과 관계를 꿈꾸는 문화 커뮤니티 Cafe성수:

 www. facebook.com/cafeseongsu1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

전화번호: 02-465-1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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