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스두어 Dec 28. 2016

라라랜드를 보고 나니 LA 재즈클럽이 가고 싶어 졌다

영화와 현실 속 LA 재즈클럽  5

연말 드디어 영화 [라라랜드]를 봤다. 몇 주 전에 여행했던 LA의 풍광들이 멋지게 펼쳐지고 재즈 피아니스트인 남자 주인공 세바스찬의 재즈 사랑과 연주를 보고 있으려니 재즈클럽이 가고 싶어 졌다.


재즈가 어렵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미아에게 뉴올리언스의 허름한 공간에서 시작한 재즈의 역사부터 재즈 뮤지션들은 무대에 올라 자신의 이야기를 매일 다르게 표현한다면서 그래서 같은 곡을 같은 연주자가 연주해도 매일 밤 다른 공연이 펼쳐진다면서 미아의 눈을 바라보며 재즈의 매력을 열정적으로 말하는 세바스찬. 그런 세바스찬의 재즈 사랑에 그들은 어느새 재즈클럽에서의 데이트를 즐긴다. 또 정통 재즈 클럽을 운영하겠다는 꿈을 현실에서 포기해야 하나 고민하는 순간에 오히려 미아가 나서 세바스찬 덕분에 이젠 재즈가 좋아졌다면서 그의 꿈을 계속 추구하라며 독려하기도 한다.


영화의 감흥을 간직한 채 이 꿈과 열정이 넘치는 커플이 찾았을 법한 실제 LA와 영화 속에 등장한 재즈클럽을 소개한다.

사진 출처: www.lalaland.movie/assets/images/gallery/gallery-item05.jpg

1. The Light House Cafe

정통 재즈를 사랑하고 언젠가 LA에 재즈클럽을 운영하는 꿈을 가진 세바스찬. 영화 속 그가 사랑에 빠져 연인 미아와 데이트를 즐겼던 재즈클럽은 'The Light House Cafe'다. 1949년 LA 최초로 재즈 음악 쇼케이스를 선보였던 공간이다. 지금은 재즈뿐 아니라 젊은 층이 좋아하는 레게, 레트로, 살사, 인디 음악공연이 매일 밤 펼쳐지는 유명한 뮤직클럽이다. 라이브 재즈 공연은 매주 수요일 밤에 선보인다. 이 카페가 지금까지도 매일 밤 관중들이 꽉 차서 열기를 내뿜는 LA의 핫한 클럽으로 남아있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재즈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위치도 영화 속 커플의 사랑이 피어나는 주요 장소로 나오는 그리피스 공원 근처에 있다. 이번 여행길에 고민하다 찾지 않았던 것이 너무 아쉽다.

 

사진출처: http://www.traileraddict.com/la-la-land/trailer


2. Club SEB'S

클럽셉스는 남자 주인공이 미아와의 사랑은 잃었지만 결국 음악에 대한 꿈을 이룬 공간으로 등장한다. 그토록 원했던 자신만의 재즈 클럽. 좋아하는 정통 재즈 음악을 언제든지 들을 수 있고, 본인이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피아노를 치면서 연주할 수 있는 공간. 오랜 무명생활로 인해서 경제적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이 따위 것들이 무슨 소용이냐. 현실을 깨달으라'는 누나의 잔소리 속에서도 그가 소중히 간직했던 올드 재즈 명반과 재즈 명연주자가 앉았던 스툴 등 남우 주인공에겐 의미 있는 소품들이 재즈클럽 벽면에 조명을 받으며 당당히 자리한다. 우연히 찾아온 미아와 남편을 테이블에서 발견한 세바스찬은 무대 위에서 "Welcome to Seb's"라고 읇조렸던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미아와 함께 만들었던 재즈클럽의 이름이 바로 'Seb's'다. 클럽의 로고 디자인도 미아의 작품이다. 현실 속엔 없는 공간이지만 꼭 찾아가 그의 재즈 피아노 연주를 듣고 싶은 재즈클럽이다.

3. Vibrato Grill Jazz

LA 현지의 재즈 클럽 중에 진짜 이들이 특별한 날 데이트를 했을 법한 로맨틱한 장소다. 주인공들이 조명이 반짝이는 LA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 석양을 배경으로 탭댄스를 추었던 장면이 생각이 난다. 그런 언덕길의 야경을 즐기며 자동차 드라이브로 올라가면 이 재즈클럽에 당도한다. 남자 주인공처럼 재즈를 사랑하는 재즈 뮤지션이 직접 설계한 재즈클럽이다. 그래서 클럽 바 테이블에 앉아 고개를 들면 트롬본과 트럼펫을 불고 있는 재즈 아티스트의 장식들이 보인다. 수준 높은 재즈밴드의 공연을 들으면서 촛불 켜진 아늑한 테이블 자리에 앉아 손을 잡고 있는 사랑에 빠진 커플들이 많다. 내가 찾아간 날엔 기본 차지 없는 바 테이블에서 앉아 운 좋게 와인 한잔 마시면서 그래미상 수상 재즈밴드의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4. Varnish

영화 속 젊은 연인들이 퇴근 후 오늘 하루 일을 기분 좋게 웃고 떠들며 이야기하고 LA 최고의 칵테일 한잔하며 바로 옆에서 연주하는 재즈 음악을 들으러 갔을법한 클럽이다. 중요한 건 여긴 LA 현지인들만이 아는 숨은 보석 같은 장소라는 거다. 여주인공이 길거리를 걷다 벽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에 끌려서 우연히 재즈클럽을 들어갔던 장면이 생각난다. 이런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장소가 바로 바니쉬다. 왜냐하면 이곳은 프랑스 샌드위치로 유명한 Cole's 레스토랑 안에 숨겨져 있다. 간판도 없는 이 클럽. 레스토랑 끝으로 들어가면 나무 문 하나가 있다. 음악소리가 희미하게 들리는 이 문을 열면 바로 숨겨진 칵테일바이자 재즈 공연이 펼쳐지는 공간이 나온다. 콘셉트가 옛 금주령 시절에 밀주를 팔던 가게인지라 1920년대 올드 스타일의 웨이트리스의 복장과 화장도 그때 그 시절의 향취가 그대로 묻어난다.

5. Catalina Bar & Grill

만약 이 연인들의 사랑이 끝까지 이어졌다면, 만약 함께 한 이들이 일에서도 성공했다면... 여배우로 성공한 미아의 부모님이 지방에서 올라와 함께 LA 시내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세바스찬이 좋아하는 정통 재즈밴드의 음악을 들으면서 와인으로 건배를 하며 멋진 저녁시간을 보냈을 법한 재즈클럽이다. 별도의 공연비를 내야 할 정도로 자신 있는 수준급 공연을 자랑한다. 다만, 주말이 아니라면 극 중 세바스찬을 그가 추구하는 정통 재즈가 아닌 젊은 층의 입맛에 맞는 연주를 하는 밴드로 외도하게 한 키이스가 말했던 대로 젊은이들이 외면하고 옛사람들만이 찾는 쓸쓸한 재즈 씬의 모습을 마주할 수도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도쿄 북앤베드에서 책 읽다 잠드는 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