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주] 파두
스페인에서는 ‘플라멩코’, 포르투갈에서는 ‘파두(Fado)’ 공연 관람이 위시리스트였다.
리스본에서 한국인의 정서인 ‘한’과 유사한 포르투갈인의 한 ‘사우다데(saudade)’를 담은 전통 민속음악을 꼭 듣고 싶었다. ‘숙명’이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따온 파두는 15-16세기 외로움과 향수병을 앓던 선원들이 부르기 시작한 게 시초다. 또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을 바다로 떠나보낼 수밖에 없던 가난한 나라 포르투갈 여인들의 그리움과 절절함이 담겨 있다. 가슴 깊은 애통함이 가득 담긴 판소리의 구음 같은 가수의 애절한 노래를 12줄의 포르투갈 기타가 따라가며 반주가 격정적으로 감싸면서 진행된다.
파두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국민 여가수가 있다. 바로 아말리아 로드리게즈 (Amalia Rpdriogues). 가난한 나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태어난 아말리아는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공장에서 일하고, 길거리에서 손님을 끌기 위해 노래를 부르면서 과일을 팔고 돈을 벌다 가수의 길로 입문해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는다. 1954년 아멜리아가 극 중에서 검은색 드레스와 숄을 두른 파두 가수로 ‘검은 돛배(Baroco Negro)' 노래를 부른 장면이 담긴 프랑스 영화 '과거를 가진 애정(Les Amants Du Tage)'이 공전의 히트를 쳤다. 그 덕분에 그녀는 글로벌 스타이자 ‘파두의 여왕’으로 등극했고, 파두도 대표적인 월드뮤직의 장르로 부상하게 됐다.
아말리아 로드리게즈는 "가장 중요한 건 그냥 파두를 느끼는 거예요. 파두는 부르라고 있는 것이 아니에요. 그냥 생겨난 거지요. 설명하거나 이해할 필요는 없어요. 그냥 느끼세요."라고 말한다.
덕분에 귀국해서 포르투갈 타일장식 아줄레주가 음반 커버인 아말리아 로드리게즈의 LP [FADO: Amalia Rodrigues Collection]를 구매했다. 어두운 숙명, 무어인 등 수록곡 중에서도 특히 가장 유명한 곡 ‘검은 돛배’는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마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