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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준수 Nov 15. 2021

버티컬 마우스 2종 비교

로지텍 MX  vs 제닉스 VM2 BT

컴퓨터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주변기기인 키보드, 마우스는 대충 아무거나 쓰는 타입이었다. 한창 게임을 할 때 비싼 기계식 대신 플런저 키보드를 산 것과 평평한 양손잡이 마우스가 불편하게 느껴져서 약간 각도가 있는 마우스로 바꾼 것 외에는 그냥 기본적인 멤브레인 키보드에 기본 마우스를 사용했던 것 같다.


그러다 직업적인 특성과 집에서도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다 보니 미리 손목 터널 증후군을 예방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버티컬 마우스를 사용하자고 생각하고 꼭 그립감을 확인하고 사야 된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최근에 컴퓨터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손목이 약간 불편함을 느꼈다. 그래서 곧바로 버티컬 마우스를 구매하기로 했다. (그립감 확인하겠다는 의지는 어디로...)

버티컬 마우스 하면 사실 대표주자가 로지텍의 MX Vertical 모델이다. 다만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쉽사리 구매하기 망설여졌다. 기껏 구매했다가 만약 손에 맞지 않으면 슬플 것이 때문이다.


그래서 버티컬 마우스를 여러 가지 찾다 보니 게이밍 제품으로 유명한 제닉스에서 로지텍 MX Vertical 마우스의 디자인과 거의 흡사한 제품을 출시한 것을 알게 되었다. 바로 StormX VM2라는 제품인데 아쉬운 점은 배터리가 내장형이 아니고 블루투스 미지원이었다. 후속작인 StormX VM3은 내장 배터리 및 블루투스 지원에 DPI도 높여서 스펙상으로는 로지텍 MX Vertical을 많이 따라온 것처럼 보였다. (스펙상 비슷한 것이지 센서나 SW 보정 기술에 차이는 존재할 것이다.) 다만 디자인까지 변경되어 완전히 다른 제품이 되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StormX VM2 디자인에 VM3의 스펙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사람 생각이 다 비슷한가 보다. 올해 초에 StormX VM2 BT 모델이 출시하였는데 이 모델이 StormX VM2 디자인에 내장형 배터리와 블루투스를 추가하고 DPI까지 높인 제품이다.


그래서 StormX VM2 BT를 구매하여 버티컬 마우스를 경험해 보고 곧바로 로지텍 MX Vertical도 구매하였다. 두 제품은 다나와에서 버티컬 마우스 인기 1, 2위를 다투고 있다. 아무래도 가격적인 면에서 접근성이 용이한 StormX VM2 BT가 1위이다.


박스 크기는 로지텍이 압도한다. 다만 구성품은 둘 다 큰 차이가 없다.


마우스 본체와 충전 케이블 그리고 설명서가 동봉되어 있다. 마우스의 디자인은 보는 것처럼 상당히 유사하다. 버티컬 구조 특성상 비슷할 수는 있지만 위쪽 부분을 평평하게 처리하고 끝 쪽을 라운딩 처리한 점이 두 제품을 더욱 유사하게 느끼도록 만드는 것 같다.


유사한 디자인 속 차별점도 있다. StormX VM2 BT 모델은 게이밍 제품을 전문으로 만드는 제닉스답게(?) 화려한 LED가 상단부에 존재하는 것이 특징이다. 색이 변하거나 동적이진 않지만 예쁨에 한몫한다.


로지텍 유니파잉 수신기가 박스 구석에 있는데 모르고 박스를 그냥 버리는 것에 주의해야 할 것 같다. 간혹 무선 마우스를 처음 구매하시는 분들은 실수로 수신기를 버리는 분들이 있다. 왜 굳이 박스에 있는 걸까? 바로 로지텍 MX Vertical 마우스는 수신기를 마우스 내에 보관하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참고로 유니파잉 수신기는 로지텍 제품을 최대 6개까지 페어링 할 수 있다.)


바닥을 보면 우측 StormX VM2 BT 모델에는 수신기를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처음 구매하면 수신기가 해당 부분에 수납되어 있어서 실수로 버릴 일이 없다. 그 외에 전원 버튼과 블루투스 버튼이 공통적으로 있다. 로지텍 MX Vertical 모델은 3개의 기기와 블루투스 페어링이 가능하고 StormX VM2 BT 모델은 1개의 기기만 페어링이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


버튼 모양은 약간 다르다. 로지텍 MX Vertical 모델은 버튼이 모두 위쪽으로 몰려 있지만 StormX VM2 BT 모델은 약간 더 넓게 배치되어 있다. 또한 DPI 조절 버튼이 휠과 같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로지텍 MX Vertical 쪽이 좀 더 자연스러운 파지가 가능한 구조로 느껴졌다. 하지만 결코 StormX VM2 BT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다. 각각의 그립감만의 매력이 있고 사람마다 장단점이 다르게 다가올 부분이다. 버튼에서 가장 큰 차이는 로지텍 MX Vertical은 일반적으로 딸칵 딸칵하는 버튼이고 StormX VM2 BT은 저소음 버튼이라 소리가 작다. 이런 차이로 버튼을 누르는 느낌도 다르다. 아마 기존에 저소음 마우스를 사용해 봤다면 어떤 느낌인지 알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둘 다 각각의 매력이 있는 부분이라고 느껴졌기에 어느 쪽이 더 낫다고 할 수 없겠다. 다만 조용한 환경에서 사용해야 되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저소음 쪽이 장점이 될 수 있다.


좌측 부분은 2개의 버튼이 존재한다. 웹 서핑 시 뒤로/앞으로 가기 기능을 한다. 이 부분은 디자인 적으로 차별을 두기 위함인 것인지 모르겠으나 StormX VM2 BT의 큰 단점이다. 버튼 위치가 누르기에 애매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버튼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큰 상관은 없으나 자주 사용하는 유저라면 꼭 체크해야 할 부분이다. 또한 로지텍은 Logitech Options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버튼의 기능을 변경할 수 있다. 로지텍 MX Vertical의 상단 부분에 있는 버튼은 DPI 조절 버튼이다.


Logitech Options 활용법은 아래 영상을 참고!


앞쪽과 뒤쪽 모습이다. 사진 상으로 각도가 약간 다르게 보이는데 두 제품의 각도는 57도로 동일하다. 각도는 동일하나 크기가 StormX VM2 BT이 약간 더 작은 데다 버튼이 좀 더 하향 배치되어 있어서 손날 부분이 바닥에 닿아 많이 쓸린. 손 크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느낀 단점이다. (참고로 필자의 손 크기는 F1~F11을 꽉 채우는 정도이다.)


마감은 로지텍 MX Vertical에 약간 실망을 했다. 비싼 만큼 고급스러운 마감을 기대했기에 실망감이 더 큰 것 같다. 처음 StormX VM2 BT의 마감을 보고 역시 아무래도 저가형의 티가 난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유격은 로지텍 MX Vertical 보다 더 적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음새에 높낮이 차이가 맞지 않는 등 전체적인 빌드 상태는 아무래도 비싼 만큼 로지텍 MX Vertical 쪽이 고급스러움을 뽐낸다. 두 제품의 가격/브랜드를 알려주지 않고 외관만으로 어떤 제품이 비싼 것 같아 보이는지 물어보면 아마 로지텍 쪽을 많이 고를 것 같다.


재질의 차이에서 는 느낌도 크다. StormX VM2 BT는 전체적인 바디가 반 광의 플라스틱 재질이고 로지텍 MX Vertical은 무광 고무 재질이다. 외관적인 느낌뿐만 아니라 실제 그립감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손이 건조한 상태라면 StormX VM2 BT는 다소 미끄럽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사람의 손에 땀과 유분이 발생하기 때문에 미끄러워서 불편하다는 생각은 크게 들지 않는다. 오히려 착 붙는다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제품을 물티슈 등으로 닦기에도 고무 재질보다는 좋다는 장점이 있다.


내장형 배터리여서 걱정된 부분이 있다. 배터리는 소모품이라 결국 교체해야 할 시기가 올 텐데 교체가 쉬운가였다. 다행히 로지텍 MX Vertical 모델은 배터리 분해하는 방법이 설명서에 존재했다. 이것도 장점!


무엇보다 두 제품 모두 손목은 확실히 편안해진다. 이것으로 버티컬 마우스의 본연의 목적은 달성한 듯싶다.



집과 사무실에서 사용할 예정이라 2개의 마우스가 필요했다. 원래는 먼저 구매한 StormX VM2 BT가 만족스러워 하나 더 구매하여 사용하려고 했다. 하지만 금방 고장난다는 후기 꽤 보였고 배터리가 완충 시 약 2주밖에 지속되지 않는다는 점도 불편 요소로 생각되었다.


반면 로지텍 MX Vertical는 완충 시 (사용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4개월 정도 지속된다고 하며 오랜 시간 동안 마우스를 만들어온 기업이라는 신뢰감이 있었다. 그래서 집에서는 좋은 거 쓰자는 마음으로 구매하였다. 그러나 로지텍 MX Vertical도 무상 AS기간이 1년인데 1년이 좀 지나서 고장 난 후기들이 종종 있었다. 특히 버튼이 더블클릭되는 현상이 고질적이라고 한다. (사실이라면 정발의 메리트가 떨어지고 병행수입이나 직구가 나을 수도 있다.)


둘의 가격 차이를 생각하면 빨리 고장이 안 난다는 전제하에 가성비는 확실히 StormX VM2 BT가 좋다고 생각한다. 다만 가심비는 로지텍 MX Vertical가 낫다. 가격 차이만큼 큰 감동은 없지만 만족도가 조금이라도 더 높고 좀 더 오래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다. 샤오미를 쓰지 않고 삼성을 쓰는 이유가 무엇인가 생각하면 좀 와닿을까?


아무튼 얼떨결에 두 종류의 버티컬 마우스가 생겨서 비교 리뷰를 작성해 보았다. 두 제품 중에 구매를 고민하는 분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2022.12.3 추가)

로지텍 MX Vertical 구매일이 2021.11.16이고 보증 기간은 1년이다. 1년 정도 쓰면 더블 클릭 현상이 고질적으로 발생한다는 후기를 보고 AS를 고려해서 국내 정발 제품을 구매했다. 그런데 기가 막히게 1년이 지나고 드래그 풀림 현상이 발생했다. 1년이 지나면 유상 수리도 안된다. 정책 자체가 보증 기간 내 제품 교환이기 때문이다. 결국 사설 수리점에서 수리를 했다. 마우스도 키보드처럼 여러 가지 축이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 MX 버티컬은 나름 비싼 마우스인데 축을 아주 안 좋은 것을 사용했다. 비싼 축도 고작 소매가로 천원도 안 하는데 로지텍의 의중을 모르겠다. 또 구매하게 하려는 건가? 현재 가장 좋은 축이라고 평가받는다는 후아노 블루 핑크 축으로 교체했다. 기존 축은 스펙상 수명이 1000만 번이고 교체한 축은 8000만 번이다. 사설 수리는 을지로 대림상가에 있는 나윤테크 강추한다. 정말 친절하고 전문적이다. 멋졌다.


2024.7.23 추가)

버티컬 마우스 부자(?)가 되었다. 제닉스 마우스는 진즉에 모두 고장 났다. 고장 난 마우스를 대체하기 위해 삼성 버티컬 마우스를 써볼까 하다가 기존 마우스와 각도가 많이 다르고 휠 조작 시 의도치 않게 눌러진다는 후기에 고사했다. 그래서 로지텍 리프트로 선택했다. 다만 로지텍 리프트는 조금 작아서 불편함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로지텍 MX 버티컬 그립감이 제일 좋다. 로지텍 리프트는 저소음이라 사무실에서 쓰기 좋아서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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