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 선물이라는 명분 하에 사실은 내 만족을 위해서 키보드를 선물한 적이 있다. 바로 토체티 저소음 적축 모델이다. 와이프는 키보드에 관심이 전혀 없고 그냥 멤브레인 키보드에도 만족하는 스타일이다. 키보드는 입력만 되면 된다는 주의자다. 그러니 온전히 내 소비욕을 채운 셈이다.
토체티 저소음 적축 다크 그레이
구매할 때 고려한 것은 예전에 타건 해본 '엠스톤 그루브 T87A 저소음 적축' 모델의 감동을 잊지 못해서 그러한 키감을 원했는데 직접 타건 해 볼 여건이 안되어서 유튜브로 키보드 리뷰를 엄청 찾아봤다. 아니 그럼 그냥 엠스톤 제품을 구매했으면 되는 거 아닌가? 난 왜 또 선회한 것인가? 아마 여러 가지 키보드 리뷰를 보고 마음에 드는 게 없으면 엠스톤 제품을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왜 선회했는지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토체티 추천을 하는 영상을 많이 본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새로운 제품을 접하고 싶은 욕구도 있었을 것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키감이 매우 비슷하고 조용하고 부드러웠다. 디자인은 개인적으로는 현재 사용 중인 레오폴드와 비슷하게 생긴 엠스톤 쪽이 더 마음에 든다. 특히 키캡의 폰트는 내 취향이 아니다. (왜 엠스톤을 안 산 걸까?) 참고로 토체티는 다크 그레이, 웜톤 베이지, 파스텔 블루 3가지 색상으로 출시되었다. 토체프와의 차이점은 토체티는 텐키리스 모델이고 토체프는 풀배열이다. 또한 최근에는 유무선에 블루투스까지 지원하는 모델도 출시되었다.
최근 갑자기 키보드를 하나 더 사고 싶어졌다. 그래서 만족감에 있어서 검증된 제품인 토체티 저소음 적축을 색상만 다른 것으로 하나 더 구매했다. 이번에도 엠스톤을 구매하지 않은 이유는 일단 쿠팡 기준으로 매진 상태였고 토체티는 할인 행사 중이었다. 이 무슨 운명의 데스티니인가.
토체티 저소음 적축 웜톤 베이지
첫 구매 시에도 웜톤 베이지를 사려고 했지만 그 당시에 재고가 없었다. 그래서 칙칙한 다크 그레이를 구매했었는데 칙칙한 것은 내가 쓰고 새로 구매한 화사한 웜톤 베이지를 와이프가 쓸 것이다. 실제로 보니 다크 크레이보다 웜톤 베이지가 훨씬 예쁘다.
갑자기 소비 욕구가 몰아칠 때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던가 현실에 뭔가 불만이 있을 때 그것을 해소하기 위한 작용이라고 생각한다. 경험적으로 볼 때 현재 상황도 그런 것이 없지 않아 있다.
키보드를 산 이유의 표면적인 명분은 재택근무가 곧 끝나감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이다. 오랜만에 사무실에 나가는데 뭔가 분위기 전환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사무실 키보드를 바꾸고 싶기도 했고 집에서 사용하는 키보드의 키캡을 바꿨을 때 기분전환에 큰 도움이 된 경험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기도 하다.
그래서 키보드 구매와 동시에 키캡도 주문했다. 그냥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도록 조금 알록달록한 포인트를 넣어 세팅했다. 마음에 든다. 역시 키보드 디자인은 키캡을 바꾸면 확 달라진다. 원래 있던 키캡보다 약간 높이가 더 높은 키캡인데 타건 해보니 소리가 좀 더 조용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