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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준수 Dec 18. 2023

2023년 회고록

Intro

매해 하는 말이지만 해가 갈수록 시간이 점점 더 빨리 흐른다. 특히 9월부터 12월인 지금까지는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지나갔다. 내년엔 또 얼마나 빨리 흘러갈지 벌써 걱정이 될 정도다.

한 해가 후다닥 지나갔지만 돌이켜보면 많은 일들이 있었다.


1) 회사 생활

소속을 별로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우아한테크코스(이하 우테코)라는 말을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 한 일을 이야기할 때 우테코를 빼고 이야기할 수가 없다. 우테코에서 교육을 받는 사람을 크루라고 하고 교육을 하는 사람을 코치라고 부른다. 나는 안드로이드 코치로서 우테코에 참여하고 있다.


우테코는 5기지만 올해 모바일 안드로이드 교육 분야가 신설되었다. 따라서 안드로이드는 첫 번째 기수이고 나도 처음으로 크루들을 맞이하는 해였다. 긴 선발과정을 통해서 최종적으로 선발된 크루들은 2월~11월까지 약 10개월 동안 교육을 받는다.


2월에 처음 어색하게 마주한 순간이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모두 수료하여 캠퍼스는 텅 비었다. 크루들과 함께한 시간은 정말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준 경험이었다. 크게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강의

남을 가르친다는 것은 매우 보람된 행위지만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특히 우리를 믿고 귀한 시간을 투자하는 만큼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개인적으로는 그러한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했던 것 같다. 더 쉽게 더 많이 알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내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스스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내용도 누군가를 이해시키면서 설명하려고 하면 까다로울 때가 많다. 그건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것을 많이 느꼈고 더 많이 반성했다.


나는 이클립스에서 자바로 안드로이드를 개발하던 시절부터 겪은 구닥다리 개발자다. 안드로이드 개발자로 쭉 커리어를 이어오긴 했지만 중간에 조금 다른 일도 했었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개발자라는 도메인도 상당히 큰 도메인이다. 세부적으로 나누면 다양한 분야가 있다. 흔히 말하는 안드로이드 개발자는 안드로이드 앱 개발자다. 앱도 어떤 앱이냐에 따라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천차만별이다. 제조업에서 가장 많은 안드로이드 커리어를 쌓았고 상대적으로 서비스 경험이 적다. 대신 운이 좋다고 해야 할지 나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팀을 여러 번 옮겨 다니면서 다양한 도메인의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많은 안드로이드 앱은 서비스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그렇다 보니 업계에서 많이 요구하는 기술 스택도 거기에 맞춰져 있다. 우테코에서 강의하는 내용도 마찬가지다.


성격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남에게 전달할 데이터라면 뻔히 예상되는 결과도 실제로 실행해서 결과를 봐야만 한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정말 사소해 보이는 것까지 그렇게 해야 안심이 된다. 왜냐면 아주 간단한 if else문도 순간적인 착각으로 결과를 반대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경험적으로 이러한 실제 실행에 대한 검증을 하지 않으면 꼭 실수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테코 강의는 엄청난 부담감을 안겨주었다. 전체 커리어 중 상대적으로 적었던 서비스 분야의 기술스택이 강의 내용에 많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해 안드로이드는 첫 기수라 교육 커리큘럼도 만들면서 강의를 진행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그러니 내가 선호하는 실제로 모두 실행해 보면서 검증하는 방식은 적합하지 않았다.


실제로 강의 준비를 하는데 많은 시간이 들었고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하는 날도 있었다. 그런데 너무 잘하려고 많은 것을 준비하려고 한 날보다 준비가 덜 됐는데 어쩌지 싶은 날에 오히려 강의 피드백이 좋은 경우도 있었다. 이것도 굉장히 신선한 경험이었다. 이렇게 기존에 추구했던 방식이 아닌 방식으로도 의외의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몇 번 경험하고 나니 신뢰가 생겼다. 이렇게 해도 괜찮구나 하는.


아무튼 이미 지나간 일이다. 어떻게든 지나갔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든든한 동료들의 도움, 밤을 지새우며 강의자료를 만들던 순간들, 내려놓는 연습 등이 모두 모여서 가능했던 것 같다. 잘하진 못했다. 그냥 했다. 내년엔 좀 더 잘하고 싶다. 흔히 개발자는 계속 공부해야 한다고 하는데 교육자는 오죽하랴. 괜찮다. 거친 정글 속에 뛰어든 건 나니까 I'm... Ok…



내년에는 개인 역량 강화를 목표로 했다. 이 생각은 교육자 이전에도 늘 하던 것인데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잘 지키지 못했던 것 같다. 아니면 늘 새로운 내용의 숙제가 생겼거나. 이제는 더 미룰 수 없는 순간이 왔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 하게 되어 있다. 그래도 혹시나 해이해질지도 몰라서 할 수밖에 없도록 몇 가지 안전장치를 마련해 두었다. 어떻게든 해낼 것이다.


면담

우테코에서는 단순히 강의만 하는 것이 아니라 크루 케어를 위한 면담도 진행한다. 개인적으로 면담 경험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블로그에 관련하여 글을 연재 중이기도 하다.


면담에서 여러 가지 조언을 할 때 다시 한번 나를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나는 그렇게 살고 있는가? 조언이라는 탈을 쓴 그것이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라 알고 있어도 실천하지 못하는 내용도 있다. 물론 나도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고 실천하기 어려운 이야기라는 것을 꼭 말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지나온 세월들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아 맞다, 내가 그런 일도 했었지.' 열심히 산 것 같지 않은데 그래도 뭐라도 한 것이 있고 뭐라도 해 줄 말이 있구나 싶은 시간이었다.


면담 관련은 블로그에 몇 편 더 글을 쓸 예정이고 마지막 화가 곧 회고가 될 것 같다. 그래서 이만 줄인다.


 그리고 업무

작년 회고에서 '최고의 복지는 동료'라는 말을 했다. 팀이라고 표현했지만 실 구성원 전체를 의미한다. 그 생각은 여전하다. 정확히 말하면 좀 더 확장되었다. 동료들 덕택에 늘 밝고 일하기 좋은 분위기까지 포함이다.


교육이라는 새로운 도메인의 업무에서 오는 어려운 점 중에는 오롯이 개인적으로 극복해야 할 부분이 있다. 그러한 어려운 점을 제외하고는 이렇게 회사 생활을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좋다. 쉽고 편해서 그렇다는 의미가 아니라 뭐랄까 그동안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는 생각이 든다고 해야 하나? 예전에는 개발자로서 개발 업무를 해왔는데 그때의 업무와 지금 일하는 방식이 너무 다르다. 전혀 다른 방식의 업무를 하다 보니 '일'에 대한 개념에 혼란스러운 시기도 있었다. 지금은 일에 대한 개념이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개발에서 업무는 보통 스크럼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업무가 명확하게 배분되고 진행된다. 물론 개발 업무도 기획 논의나 디자인 가이드에 대한 검토 등 여러 가지 일이 있지만 가장 주로 해야 할 일은 거의 대부분 코딩이다. 코딩으로 하는 것은 이슈 대응, 신규 기능 구현이 주를 이룬다. 너무나 명확하다. 분명한 목표가 있고 해결 지표가 있다.


이런 업무에 익숙하다가 처음 교육 업무를 했을 때는 혼란스러웠다. 이슈를 해결하거나 어떤 기능에 대한 요구사항을 정확히 구현했는지와 같이 명확한 아웃풋이 없는 일이 많았다. 강의를 하면 그 강의가 실제로 얼마나 잘 전달되었는지 측정이 가능할까? 설문을 통한 피드백을 받긴 하지만 참고용일 뿐이지 이렇게 했을 때 문제없이 잘 전달된 강의라고 단정할 수가 없다. 무엇보다 피드백도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여 누군가에겐 만족스러운 강의가 누군가에겐 불만족스러운 강의인 경우도 있다. 그러면 과연 내가 제대로 일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또한 이슈 해결과 신규 기능 구현을 완료하여 릴리즈 할 때의 성취감도 느낄 수 없었다. 그 이유가 바로 전혀 다른 업무로 인해 '내가 일을 했다, 해냈다.'와 같은 포인트를 어디에서 느껴야 하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개발 업무를 하지 않으니 일했다는 느낌을 받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놀았나? 그건 아니다. 오히려 바빴다. 개발자일 때도 총무와 같은 부가적인 업무를 했었다. 하지만 그게 메인 업무가 아니다 보니 거기서 보람을 느끼거나 하진 않았다. 그래서 개발 업무가 아닌 업무를 할 때 그때와 비슷한 감정을 느낀 것 같다. 세상에 존재하는 업무가 개발 업무만 있는 것이 아닌데 말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여러 가지 업무들이 교육 과정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구성 요소이고 이것을 충실히 해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해졌다. 일하는 방식과 일의 종류가 바뀌었을 뿐이다.


지금도 여전히 우물 안 개구리라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 다만 우물이 조금 더 커졌거나 새로운 우물 속에 뛰어들었을 뿐이다. 하지만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 이러한 업무도 존재하고 이렇게 재미있는 팀에서 훌륭한 구성원과 즐겁게 일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을 정도다. (실제로 종종 자랑한다. 사실 지금도...) 이렇게 말하니 이전까지 좋지 않은 팀에서 일한 것처럼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아니다. 지금 팀이 나와 좀 더 fit이 잘 맞을 뿐이다. 또한 나처럼, 아니 나보다 더 본인과 잘 맞는 조직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크루들

고마웠다. 그래서 내년에 올 6기 크루들은 좀 더 잘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5기 수료식 당일 새벽 감성으로 쓴 부끄럽지만 진심인 그들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로 회고를 대체한다.

(이로써 6기에 재활용할 수 없게 되었다.)

안녕하세요. 제임스입니다.

지난 10개월 우아한테스코스 생활은 어떠셨나요?

아마 지난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리라 생각됩니다. 힘들었던 순간도 있을 것이고 즐거웠던 추억도 있었을 거라 믿습니다.

여러분들끼리도, 저와도 서먹했던 2월이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시간이 정말 너무 빠르게 흐르네요. 여러분을 처음 만나고 보낸 시간보다 다시 다가올 2월을 기다리는 시간이 더 짧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시원섭섭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취업 시장의 한파가 거세 여러분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시원한 마음은 하나도 없네요. 시장이 얼어붙은 것이 제 탓은 아니지만 괜스레 미안합니다. 하지만 결국 여러분 모두 잘 될 거라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학생 때는 같은 반 친구, 같은 과 친구들이 자연스럽게 생기잖아요? 직장인이 되면 스스로 노력을 하지 않는 한 새로운 인연을 맺기가 굉장히 힘듭니다. 저는 사실 그렇게 사람들과 연 맺는 걸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요. 그 생각이 잘못된 것 같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제 시답잖은 말들도 받아주시고, 여러분 덕에 즐거웠습니다.

졸업, 전역, 이사, 이직 등 떠나는 경험은 여러 번 했는데 떠나보내는 경험은 많지 않았던 것 같네요. 하지만 그 감정은 모두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 아침에 눈 뜨면 아무 생각 없이 갈 수 있었던 곳, 가야만 했던 곳이 한순간에 갈 수 없는 곳, 가지 않아도 되는 곳이 되었을 때 마지막이라는 것이 실감이 나는 것 같아요. 힘들었던 기억으로 가득 찬 곳이라도 왠지 모를 상실감이 들기도 하고요. 있을 때 잘하지 못하고 꼭 이렇게 이별하는 순간에 후회만 남네요. 물론 내년에도 그럴 겁니다.

힘들 때나 기쁠 때나 그냥 지나갈 일이 있을 때나 언제든 우테코에 놀러 오세요. 제가 맛있는 밥 사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좋은 소식 있으면 꼭 공유해 주시고요.

여러분도 우테코가 처음이었지만 저도 처음이었거든요. 저한테 섭섭한 것이 있었더라도 우리처럼 처음이라 그랬겠구나 너그럽게 이해해 주세요. 여러분이 소중한 경험을 안고 가는 만큼 저 또한 소중한 경험을 했습니다. 정말 감사했고, 또 감사합니다.


2) 개발자 행사

여태까지 개발자 행사는 거의 가지 않았다.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작년 송도에서 열린 DevFest 2022를 필두로 개발자 행사에 조금씩 다녀보기로 했다. 올해는 4개의 행사에 다녀왔다.


8월
 - I.O Extended 2023 Incheon

11월
 - WOOWACON 2023

12월
 - DevFest Seoul 2023
 - DevFest Android x Pangyo 2023



심지어 DevFest Seoul 행사에는 발표자로 참여했다. 제목은 '질문도 마케팅이 필요하다'였고 질문을 잘하는 법에 대한 내 생각을 전하는 시간이었다. 너무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발표를 또 해보고 싶다.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내가 100명에 가까운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게 될 줄이야. 강의를 통해서 조금 단련된 걸까? 사실 11월에 회사에서도 아주 소규모로 라이트닝 토크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생각보다 재미있다고 느꼈다. 아마 이런 경험들이 발표를 할 수 있는 용기를 주고 발표를 할 수 있도록 나를 이끈 것 같다.


3) 여행

코로나 전까지는 4~5월쯤, 8월 여름휴가, 12월~1월쯤 이렇게 해마다 3번 정도 해외로 여행을 떠났다. 여행에 대한 추억으로 그 해를 기억하곤 했다. 코로나 기간 동안 여행을 못 가고 재택도 많이 해서 그런지 3년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마치 사라진 기분마저 들었다. 또한 다시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는 수단이 사라진 상태였다. 드디어 팬데믹이 끝나고 다시 여행이 가능해졌다. 2022년 12월 말에 출발하여 올해 1월 초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대만 타이베이를 다녀왔다. 그것을 시작으로 6월에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했다. 그리고 이달 말에 대만 타이중에 방문할 예정이다. 여행기를 미루고 미루다 최근에 다시 써보려고 하는 중이다. 너무 오래된 여행도 있어서 여행기라기보다는 사실상 개인 추억 회상용 아카이브다. 아직 올초의 타이베이 여행도 쓰지 못했다. 싱가포르와 발리 여행은 다행히 다녀온 후에 빠르게 적었다. 원래 브런치에 적던 여행기를 관심사 분리를 하기 위하여 별도의 블로그에 적고 있다.


https://zip-dori.tistory.com/33

https://zip-dori.tistory.com/35


Outro

올해 경험들을 통해서 알게 된 것

무의식 중에 정한 한계

내향적인 성격을 바꿔야 할지 고민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내향인과 외향인 모두 각각 그 모습 그대로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지 어느 쪽이 옳고 그르다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굳이 바꿔야 하나 싶었다. 바꿀 수도 없고. 나는 내향인임을 받아들이고 그냥 나답게 살자고 마음먹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활발한 외향인의 모습을 종종 동경하기도 했다.


그런데 회고를 하며 또 생각이 바뀌었다. 나답게 살자는 번지르르한 말로 포장했지만 사실 한계를 정해 놓은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이 올해 나의 경험들 때문이다.

나는 내향적인 사람이니까 사람들 앞에 나서서 강의하는 것은 못해, 발표하는 것은 못해, 사람들과 친해지기 어려워.

이건 전부 생각일 뿐이다. 해보기까진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실제로 해보니 생각과 달랐다. 잘하진 못해도 할 수 있었다. 긴장되고 두려울 줄 알았던 것이 너무 재미있었다. 친해졌는진 모르겠지만 좋았다.


'대단하고 생각하는 어떤 일에 누가 해야 된다고 정해진 법이 있나? 내가 그 일을 할 수도 있는 사람이고 내가 하고자 하면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이렇게 말하고 이렇게 생각하던 나였는데 잠시 잊었던 것 같다.


완벽한 계획보단 적당한 실천

어떤 것을 할 때 늘 완벽하게 잘 준비해서 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게으른 완벽주의자답게 생각은 그렇게 하지만 결국 생각보다 열심히 준비하지 못하고 불만족스러운 상태로 일을 진행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럴 때 발생하는 실수가 있으면 결국 자책을 하게 된다.


그런데 스스로에 대한 잣대가 높았을 뿐이지 생각보다 남들은 나에 대한 기대치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높지 않고 평가에 박하지도 않은 것 같다. 내 기준에 충족되지 못한 상태로 한 일도 생각보다 좋은 반응이 있는 경우가 있었다. 실제로 달성하지도 못할 만큼 높은 기준을 잡아 놓고 불만족하기보다 준비가 조금 미흡하다고 여겨져도 생각보다 괜찮은 반응이 나오는 경험이 당연히 낫지 않을까?


그래서 준비되지 않았다고 생각하여 아무 실천하지 않는 것보다 적당한 선에서 실천해 보는 것이 훨씬 좋은 것 같다. 그런 실천 속에서 예상보다 좋은 반응에 대한 경험이 쌓이면 점점 더 완벽한 준비에 대한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될 것이다. 나도 아직까지 100% 벗어났다고 할 순 없지만 하나 둘 좋은 경험이 쌓이면서 조금씩 내려놓고 있다.


내년에는 올해 알게 된 것들을 잘 활용해서 새로운 도전을 해봐야겠다.

무의식 중에 정한 한계를 벗어나서 일단 저질러보고 어떻게든 수습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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