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를 기획할 때 생각할 것들을 알려주는 책

황효진,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을 읽고

by 송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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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콘텐츠의 시대다. 현재 콘텐츠를 생산하는 위치에 있든, 그렇지 않든, 많은 이들이 나만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해한다. 나 역시 이런 궁금증 때문에 황효진의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을 구입했다. 이 책이 나온 지 석 달 만에 3쇄를 찍었다는 사실은, '생산성'에 대한 고민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음을 방증한다.


콘텐츠 제작을 다룬 책은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영역을 세분화해서 자세하게 풀어놓은 책이 대부분이다. 왜 꼭 이 책이어야 했나, 하는 질문의 대답은 간단하다. 얇디얇은 유유 출판사의 '땅콩 문고' 시리즈이기 때문이다.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은, 목줄을 풀어주면 곧장 달려 나갈 흥분한 경주견처럼 뭐든 빨리 익히고 뭔가를 생산하고 싶어 한다. 유유 출판사의 '~하는 법' 시리즈는 이러한 독자의 성향과 니즈를 정말 탁월하게 맞춘 기획이다. 십분 짜리 유튜브만큼 빠르면서도, 체계적으로 관심 분야를 살필 수 있다. 이 얇은 책 시리즈를 기획한 사람에겐 출판사에서 차등의 성과급을 지급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한다. (남의 회사 성과급 지급에 참견하자는 건 아닙니다만)


이 책은 작가가 한 서점에서 진행한 '콘텐츠 만들기 워크숍'에 기반을 두고 있다. 저자가 책 속에서 기획안 쓰는 법을 설명하면서, 이 책의 기획안을 예시로 썼다. 기획안엔 이 책을 다음의 내용으로 구성하겠다고 썼다.

"구성: 기획의 정의에서 시작해 다양한 매체에 두루 적용할 수 있는 콘텐츠 기획법, 저자의 경험을 통해 책, 잡지, 팟캐스트, 뉴스레터의 구체적인 기획 과정과 기획안 쓰는 법, 콘텐츠를 기획할 때 생각해야 하는 질문과 태도에 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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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사이, 아이들의 장래희망란에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을 쓰는 것이 이상할 게 없어졌다. 조만간 학교에서 교사가, 아이들에게 전문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실제적인 방법을 이야기해야 할 시점이 올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의 니즈를 어느 정도 채워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구입 동기에 한 부분을 차지한다.


사실 아이들은 날마다 학교에서 자신만의 작품을 제작한다. 일정한 주제에 맞게 미술 작품을 만들고, 글쓰기를 하고, 어떤 질문에 자신의 생각을 풀어 말하기를 한다. 이건 일회성에 가깝고, 파편화된 형태다. 아이들은 그때그때 작품을 제작하지만, 이것이 전문적인 콘텐츠가 되려면, 하나의 기획으로 정돈된 '작품의 묶음'이 필요하다. 아이디어에서 기획안을 만들고 자신의 작품을 일정한 분량까지 생산하여 하나로 엮어내는, 콘텐츠 제작 기술이 필요할 때, 이 책에서 얻은 지식이 아이들을 지도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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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가장 먼저, '왜 그 콘텐츠를 만들려고 하는지' 그 목적을 생각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가장 중요하면서도 먼저 해야 할 질문이다. 굳건한 목적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는 기획 과정에서 흔들리지 않고 독자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내게 인상 깊게 다가온 건, '콘셉트와 캐릭터'에 대해 말하는 부분이었다. 콘셉트는 '콘텐츠의 전체 성격'이고 캐릭터는 그 콘셉트를 어떤 얼굴이나 태도로 다룰지에 관한 것이다. 예를 들어, '여행을 자주 다니는 여행자가 들려주는 여행 이야기'가 콘셉트라고 할 때, 그 콘셉트를 구현하는 캐릭터는, '미술을 전공한 여행자', '요리를 전공한 여행자', '문학을 사랑하는 여행자' 등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다. 어떤 캐릭터로 설정하냐에 따라 콘텐츠는 다양한 색을 낼 것이다.


나처럼 콘텐츠 제작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정리해보고 싶은 이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이 책에선 도서, 잡지, 팟캐스트, 뉴스 레터에 대한 구체적인 노하우를 간단하게 담고 있지만, 저자가 손대지 않았던 유튜브는 다루지 않는다.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내가 만들 콘텐츠가 획기적으로 좋아질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왜 내 콘텐츠가 엉망이었는지는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훌륭한 걸 만들어 내는 능력만큼 훌륭하지 않은 걸 걸러내는 눈도 필요하다.


#나만의콘텐츠만드는법 #황효진 #유유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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