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광용 Nov 12. 2023

요즘 쓰는 글

요즘, 노트북에 있는 초고들을 꺼내, 책으로 낼만한 글로 다듬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간 에세이, 소설, 동화를 조금씩 건드리며 공모전에 내기도 하고, 폴더에 넣어두기도 해 왔는데 이젠 하나씩 집중해서 책 원고로 정비하려고 한다.

 7,8월에는 지역 공모전에서 수상했던 동화를 꺼내서 장편 분량으로 개작했다. 그 장편동화 지난달에 출판사에 투고해서 계약을 마쳤고, 원고도 넘겼다. 1차로 4개의 출판사에 투고했는데, 두 군데서 연락이 왔다. 보통 검토 기간이 2주라던데, 4일 만인가 가장 먼저 연락 온 출판사와 감사한 마음으로 계약했다. 뒤에 연락온 출판사엔 이미 계약한 곳이 있다고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차기작이 나오면 꼭 연락 달라는 말씀에 잠시 감격했다. 계약서 상으론 내년 초에 출간될 예정이지만, 조금 더 일찍 나오게 될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고전동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개작한 장편을 다듬고 있다. 겨울이 오기 전에 잘 마무리해서 출판사의 문을 두드려 보고 싶다. 그다음에도 다듬을 원고가 있다. 하나의 글뭉치에 머물러 있는 글은, 책 원고와 다르다. 책이 되기 위해선, 일정한 공정을 거쳐야 한다. 예전에 투고했을 때 거절 당했던 건, 질서를 부여한 책 원고가 아니라 글뭉치 상태로 투고했기 때문일 것이다.

 생각보다 부지런히 쓰는 시간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야기 내부적으로 방향과 연결고리들이 다 정리되면 쭉쭉 나갈 텐데, 해결되지 못한 부분들이 있어서 좀 정체되고 있다. 이런 경험을 하나씩 해가면서 내 미숙함들이 조금씩 단단해지겠지. 최근에 <김호연의 작업실>을 읽는데, 이 문구가 화살촉처럼 날아와 내 마음에 박혔다. "패배는 없다. 이기거나 배우거나."
 
 글을 다듬어 보내는 족족 출판될 거라는 기대는 꺾여버릴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하나씩 하다 보면 뭐라도 배우는 게 있겠지.

매거진의 이전글 통타 당하며 자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