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신작 망작 영화 vs 추천 드라마
영화 <레벨문>과 영국 드라마 <베이비 레인디어>
1
재미없는 영화는 굳이 까지 않고 아예 언급하지 않는 편이다. 잔뜩 기대했다가 두 번의 배신을 안겨준 영화에 대해서는 좀 말해야겠다.
잭스나이더의 넷플릭스 영화 <레벨문 파트2>를 보았다. 영화는 우주판 <7인의 사무라이>, <황야의 7인>으로 기획된 것으로 보인다. 우주 제국이 곡물이 많이 나는 평화로운 행성을 위협하자, 잊힌 전사들을 모아 대항한다는 내용이다.
배두나도 전사 중 한 명으로 나오고, 좋아하는 장르라 잔뜩 기대하고 봤다. 지난번 파트 1도 실망했지만, 본격적인 이야기를 위한 빌드업이라 생각하고 꾹 참고 봤었다. 파트 2를 보고 나선 의심이 확신이 됐다. 돈을 이렇게 들이고도 이처럼 지루하고 심심한 영화가 될 수 있다니.
가장 큰 문제는, 서사가 빈약하다는 거다. 영화를 보는데, 유튜브 축약본을 보는 느낌이 든다. 그만큼 디테일이 없고 캐릭터의 감정도 겉핥기. 액션도 새로울 게 없고, CG도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어느 것 하나 신선한 게 없는, 잡탕. 잭 스나이더 감독의 최대 망작이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동의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2
넷플릭스의 7부작 영국 드라마 <베이비 레인디어>는 1편을 보는 순간부터 빠져들어 7편을 내리 봤다. 위험한 여성에게 스토킹을 당하는 3류 코미디언 지망생의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고,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연기한 이가 실제 스토킹 피해를 입은 배우다.
주인공 던의 위험은 작은 호의에서 시작된다. 술집에서 바텐더로 아르바이트를 하던 주인공은 어느 날 술집을 찾아와 슬픈 표정으로 앉아있는 여성 마사가 돈이 없다고 하자, 음료를 무료로 준다. 이를 계기로 마사는 매일 던을 찾아와 서로 농담을 주고받으며 친해진다. 던은 조금씩 자신에게 집착하며 이상한 행동을 보이는 마사에게 거부감을 느낀다.
이야기는 단순히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여성의 스토킹 얘기로 전개되지 않는다. 이야기의 방향은, 왜 던은 마사가 위험한 사람인 줄 알면서 자신에게 다가오도록 놔두었는지, 왜 그는 이성과 제대로 된 관계를 맺지 못하는지, 던의 근원적 문제로 향한다. 사람의 감정을 깊이 다루는 이야기는 사람의 마음을 잡아끈다. 이 드라마가 그러하다. 몰입감이 대단하다.
심각한 이야기인데, 코미디언 지망생이라는 주인공의 특성상 중간중간에 웃음 포인트가 있다. 웃픈 장면도 많고. 강추!
#베이비레인디어 #아기순록 #넷플릭스추천드라마 #몰입감 #사람의마음을깊이들여다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