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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lowtree Dec 07. 2021

말하는 기술

외유내강

말이 많고 뛰어난 언어능력을 가진 사람을 언변의 마술사 또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그러나 말을 잘한다 라는 의미는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내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상대에게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이해시키는 능력이라고 한다.


예전에 나는 정말 말이 없고 소심한 아이였다. 그래서 친구들의 말을 듣는 것을 좋아하고 또한 말주변도 없었지만 친구들은 많았다. 나는 항상 침묵하는 아이였고 지금도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는 것은 침묵과 경청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침묵에는 항상 책임이 따르지 않아 편하고 좋았지만 성인이 된 이후부터는 침묵보다는 나만의 의견과 목소리를 내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침묵하는 어린 시절은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이 항상 일치했다. 왜냐하면 나는 침묵으로 일관해서 일치시킬 행동이 거의 없고 친구들의 말도 옮기지 않을 만큼 무게감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성인이 되자 나는 가벼운 사람이 되어버렸다. 사람들의 눈치를 보게 되고 사람들에게 맞추고, 맞장구도 치고, 사회생활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려면 사람들과 잘 지내야 했다.


소위 중국에서는 부자라는 말은 돈이 많아 부자라는 말이 아닌 사람들과 두루두루 잘 지내는 상태를 부자라고 말한다 한다. 사람들과 잘 지내면 부자가 되지 않을 수가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더더욱 침묵이 고요하고 편한 것처럼 느껴진다.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의 심리는 무엇일까?

완벽주의자 아니면 신중한 사람? 아니면 말실수가 두렵거나??

최근에 본 영화에서 두 남자 주인공이 투자자들에게 사업 프레젠 테이션을 성공시키지 못한 채 하는 대화가 생각났다.


'너는 도대체 뭐가 그리 매일 낙천적인 거야?'라는 말에 다른 남자 주인공은 인상 깊은 말을 했다.'난 실수를 많이 해봐서 실수하는 것이 익숙해 별거 아니고 두렵지도 않아'


그렇다고 실수를 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말실수는 주워 담을 수도 없고 사람들에게 상처도 줄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


그런데 내 친구들 중 친한 친구들 에게 내가 말하는 것도 있다.'난 너희한테 여러 가지 실수도 많이 했는데 아직도 내 옆에 있어 줘서 고마워" 친구도 말한다"네가 실수하는 게 두려워 완벽한 모습만 보이려는 사람은 좋은 친구가 아니야"라고 말한다.


나는 내 생각을 바로바로 얘기하는 편이라서 남편은 항상 말조심을 해야 한다고 한다

말해놓고 후회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다시 침묵하고 싶지만 이미 생각대로 말하는 내입이 문제지만. 말하는 게 좋은 내가 돼버린 지 오래된 것 같다.


말실수..... 그런데 요즘은 이 말실수를 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내 속마음을 다 말하고 다녀서 문제다.

숨겨야 할 것 까지 싹 다 말해버리니 문제다. 그런데 오늘 책에서 읽은 문구는 "내가 말한 것이 다른 사람에게 옮겨지더라도 기분 상하지 않을 사람에게 속 얘기를 해라"라는 문구였다.


어차피 다 어떻게든 퍼질 말이라면 퍼져도 기분 나쁘지 않을 믿음 가는 사람에게 말하라는 뜻이었다. 믿음 신뢰를 주는 사람이라면 오해되게 말을 전하지 않을 거고 내가 말한 그대로 말을 옮길 거니 그렇게 알고 말하는 건 맞는 것 같다.

어차피 세상에 비밀은 없으니..


내가 하소연하려고 글을 쓰는 건 아니다.

내입으로 얘기 못 하는 건 글로 써보기로 마음먹어서 이다.


사람은 글을 쓸 때 가장 솔직해지고 말로 할 때보다 더더욱 생각을 많이 한다. 글은 나의 감정을 문구에 담기도 하고 감동도 준다.


오늘은 하루 종일 말을 너무 많이 했다. 잠시 입이 쉬어야 하므로 글로 옮겨 보았다.

말도 하면 할수록 잘하게 되는 것 같다. 여성의 언어와 남성의 언어는 달라서 서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한다.


같은 언어를 쓰면서도 대화가 잘 안 되는 사람들의 특징은 자기 말만 하고 서로 주고받는 대화가 없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말을 시작하면 자기 얘기가 아니니 피곤해하기도 한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말을 듣고 그 내용을 파악하려고 하는 것도 있지만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기 때문이다.


우리 남편은 밥에 민감하다. 내가 큰 잘못을 해도 밥을 잘 차려주면 그냥 넘어가 주기도 한다. 밥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이 가장으로서 존중받고 있다는 것을 식탁의 밥상에서 느끼는 듯했다.


말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행동을 통해서도 무언의 언어로 마음이 전해지기도 한다.

나는 침묵과 무언의 언어가 많은 힘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외유내강 겉으로 보기엔 침묵 자체가 유해 보이나 내면을 단단하게 해주는 힘이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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