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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슬주 Jul 23. 2022

9. 줌바 강사과정 In 방콕

모든 것이 돈이었던,

줌바는 2015년 집 근처에 있는 청소년 수련원에서

화, 목요일에 1시간씩 6개월 정도를 했다.

한국 와서도 꾸준하게 무에타이를 하고 싶었지만,

괜찮은 체육관이 없어서 시작한 줌바!


큰 키에 나하고 비슷한 어깨 넓이를 가진 강사님!

거기에 시골 동네에 어울리지 않는 갈색 레게머리에

가끔이지만 가슴골이 보이는 파격적인 의상으로

동경과 시샘의 시선을 받았었다.


결국은 나눠 먹기 싸움인 수강생 모집에

위너(winner)였던  강사님은 타 종목 강사들의

질투와 모함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쿨하게 줌바 장르 노래인

살사, 레게 음악을 틀어놓고

자신이 짠 안무대로 수업했다.

줌바 강사 전에 걸스힙합을 가르친 경험에

줌바 이외에도 아이돌이 추는 춤들이

섞여 있어서 더 쉽고 재미있었는지도 모른다.


줌바는 살사, 레게톤, 메렝게, 쿰비아 리듬이 기본.

거기에 강사마다 K-pop 안무나 피트니스에

더 중점을 둔 동작을

가미하면서 자신들의 입맛대로 안무를 짠다.

(수강생이 초보나 고령자가 많을 경우에는

쉬운 동작으로 짠다)

그래서 수업이 너무 재미있다고 녹화하는 학생들한테

지적재산을 언급하며 녹화 및 녹음은 절대 안 된다고 정색한다.


한국에서 6개월 배우고 날이 추워져서 태국으로 갔다.

태국에 머물 때 유독 줌바 강사과정에 도전하라는

광고 영상이 계속 보였다.

알고리즘의 장난으로 끊임없이 보이는 홍보영상에

금방 마음이 동했고,

넘치는 시간 속에서 생산적인 뭔가가 하고

싶어서 도전하기로 했다.


거주지가 치앙마이.

하지만 강사 과정 수업은 방콕에서만 가능했다.


수업료가 물가에 반영이 돼서,

유럽, 미국, 한국보다 저렴했고 거기에

빨리 결재할수록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비행기 표에 아침부터 있는 수업에 늦지 않기 위해서

전 날 하루 머무려면 숙박비까지 내야 했지만,

그럼에도 한국하고 비용이 비슷했다.


결재하면 체육관 정보와 수업 전에

미리 공부해야 하는 영어로 된 서류 등

수업에 필요한 전반적인 정보가 담긴 메일을 받는다.

파일을 프린트해서 카페에서 커피 마시면서

미리 공부하고 참석했다.

수업이 있는 체육관 근처에 숙소를 구했다.

잠만 잘 예정이라 호스텔 다인실을 예약했는데,

오랜만에 낯선이들하고 함께 잔다는 생각에 신경이 예민해져 숙면하지 못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배가 살살 아파,

대중교통은 무리라는 생각에 우버를 타고

체육관으로 향했다.

최대한 체육관 근처로 숙소를 정했음에도

방콕의 출근시간과

겹치면서 정시에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


가장 기본인 Basic 1 수업

칠레 출신 메인 강사와  러시아에서 온

보조 강사 두 명이 수업을 진행했다.

모두 태국어를 몰라서 줌바 제품(의상, 액세서리)을 판매하는 태국 사람 두 명이서

번갈아 가며 태국어로 통역을 도와주고 있었다.


체육관에 도착 후 바로 등록하고 수업이 진행되었다.


2017년에 강사 과정을 했기 때문에

지금은 블로그에 쓴 글을 보고

당시를 회상할 정도로 기억이 많이 희미하다.


그 시간이 지났음에도 기억이 나는 건,

이틀 수업에 강사 자격증을 주는 제도에

조금은 의심을 했어야 하지 않았나 라는 것과

한 달에 얼마를 내야 하는 줌바 ZIN 멤버 프로그램에 등록하라는 조금은 강압적인 강사의 태도였다.


우리나라 ZES <줌바 강사를 교육하는 강사>는

이렇게 강압적인 분이 없다고 한다.


강사의 말투가 그럴 수도 있겠지만,

ZIN 멤버 3년을 등록해서 쓴 결과

프로그램에서 매달 업데이트되는

줌바 음악과 안무를 공부하지 않으면

자격증이 무용지물일 수 있었기 때문에 그럴 수 있겠다 생각하면서 오해가 풀리긴 했다.


줌바 Basic 1을 이틀에 걸쳐 수료 후에,

다른 사람을 가르칠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되었고, 

그것으로는 많이 부족해서 1달 뒤에 치앙마이에서

방콕으로 다시 가서 Basic2

(탱고,밸리댄스,소카,플라멩고,삼바,퀘브라디타 배우고) 수료했다.


두 수업을 수료하고도 많이 부족해서 수업 진행이 어려웠다.


하루 종일이라고 하지만 총 3일에 걸쳐서

끝낸 수업으로 혼자 안무를 짤 수 없다.

Zin 멤버에서 제공하는 안무와 노래를 공부 후에

수업을 진행해도 충분했겠지만,

학생으로만 수업에 참여해서 그런지,

안무를 외우지를 못했다.


한국어나 영어 수업은 교재가 있고 수업계획서를 미리 작성해서 수업을 할 수 있었지만,

줌바는 음악을 틀고 학생들 앞에서

안무를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다음 동작을 까먹으면 정말 난감했다.

기억력이 좋은 편인데,

안무는 아무리 해도 외워지지 않았다.


태국에서 무에타이를 하면서 주말에 열리는

줌바 수업에 참여했기 때문에,

평일에는 치앙마이 무에타이 체육관에서 운동하고 있었다.

줌바 강사 과정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워밍업으로 줌바를 해보자며 같이 운동하는 친구들이

먼저 제안을 했다.


비싼 돈 주고 방콕 저 멀리까지 비행기 타고 와서

손에 든 자격증이 부끄럽게

머릿속이 순백의 도화지 같았다.

아무 생각도 안 나는,


다음에 제대로 준비해 올게 라는 대답을 하고,

방에서 혼자 연습하고,

친구 두 명을 불러서 수업을 해봤었다.

안무를 도중에 자꾸 까먹었다.


그래서 줌바 강사는 수료증만 가지고 있다.

(2020년에 줌바 zin 회원 멤버십도 탈퇴했다.)


줌바 강사 자격증 이외에,

지금은 이름이 "스트롱 네이션"으로 바뀐 '스트롱 줌바'

우리나라에서는 플라이 투 더 스카이,

'브라이언'이 자격증을

취득해서 수업을 진행했던 걸로 기억이 난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라서 같은 자격증을 갖고 있어

기분이 엄청 좋았었다)

무에타이를 하고 있어서,

킥(Kick), 펀치(Punch)가 자신이 있었기에

크로스핏과 격투기의 여러 기술이 혼합된 운동에

빠른 EDM 음악에 따라 하는

'스트롱 줌바' 강사 과정을 영상만 보고 도전했었다.


결재하고 나면 '스트롱 줌바'에 웹사이트에서

이론 공부와 함께 그 챕터를

얼마나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시험을 쳐서

일정 점수가 나와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다.


온라인으로 모두 이수하고, 방콕에서 진행된

오프라인 1일 수업을 마치면 자격증이 나왔다.

줌바 BASIC 1,2 와는 다르게 정말 스트롱하게

극한으로 몰아갈 정도로 동작이 힘들었다.

수업 중간에 밖으로 뛰어나가 토하는 학생도 있었고,

나 역시 처음에는 다리에. 그리고는 눈에 힘이 풀릴 때

수업이 끝났다.


이스라엘에서 강사가 수업 처음에 그랬다.

"내가 돈 내고 왜 이러고 있지..

  후회할 때 수업이 끝납니다"


정말.. 내가 미쳤지..라는 소리를 몇십 번 할 때 끝났다.


마지막 단체 사진은 강사가 얼마나 우리를 극한으로 몰았는지를  보여주는 컨셉으로 끝냈다.


줌바 ZIN회원 탈퇴할 때,

6개월 안에 재가입을 하지 않으면 그동안 내가 취득한 자격증이 다시 無로 돌아간다고

말해서 꽤 고민을 했었다.

그렇게 주저하기를 1년.

강사로 수업 진행이 어렵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탈퇴!

얼마 전에 웹사이트에 보니,

내가 취득한 BASIC 1,2 스트롱네이션 자격증이

모두 잘 살아있었다.


나중에~

쿵쾅거리며 뛰어도 괜찮은 단독주택에 산다면

그때 재가입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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