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바른생활

엄마의 이불

by mysuper

계절이 바뀌면, 내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바로 "엄마의 목소리"이다.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계절이 바뀌면 엄마는 꼭 내게 안부전화를 하곤 하셨다.


더위에서 추위로 넘어갈 때나, 추위에서 더위로 들어설 때...


"이제 추워질 텐데 이불은 바꿨니?", "이제 더울 텐데 얇은 이불로 바꿨지?"


같이 살았으면 진작 엄마가 바꿔줬을 이불갈이.

이제 엄마는 수화기 넘어로만 계절 변화에 맞게 바꾸라고 알려주신다.


여름엔 까슬까슬한 모시이불을 손수 깔아주시고, 겨울이 되면 두꺼운 이불에 빳빳이 풀을 먹인 이불보를 씌어 명주실로 단단히 고정시키는 엄마의 바느질 모습.


그런 기억들이 마음에서 한 번 '쿵', 머리에서 한 번 '쿵' 하고 울린다.


엄마의 전화 한 통을 받고 나서 나는 꾸깃꾸깃한 이불을 꺼내, 침대 위에 올려놓는다.

쾌쾌 묵은 냄새가 배어있는 내 이불이 오늘은 엄마가 손수 건넨 따뜻한 이불의 감촉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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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불을 덮고 가만히 생각에 잠긴다.


오늘 참, 따뜻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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