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바른생활

한 끼 식사

by mysuper

곰곰이 생각해 본다.


친한 사람들과 수다 떨면서 오랫동안 밥 한 끼를 먹어본 적이 있는지...

불현듯 보고 싶은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따뜻한 식사 한 끼를 대접해 본 적이 있는지...


없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최근에는 없다.



심지어 엄마가 차려준 식탁에만 앉아봤지, 정작 엄마와 대화를 나누며 밥을 오랫동안 먹어본 적이 없다.


최근 트렌드가 '셀프요리'라던데, 나는 요리 프로그램 방송만 아무 생각 없이 보았지, 누구를 위해 요리를 하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대. 화. 단. 절.


모든 게 귀찮고 혼자만 있고 싶어 지는 그런 하루하루였다.

나조차도 여유가 없었으니까...


그러기에 스마트폰 대화창에는 업무 관련 이야기, 직장동료 대화방, 팀 프로젝트 그룹방 등, 일적인 대화와 메시지만 가득 찼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 혼자만의 생활에 갇혀 익숙해질 찰나에 '휴가'가 주어졌다.


휴가 받을 날을 고대하며 시간을 보냈을 때에는 거창한 휴가 계획이 있을 줄 알았는데,

정작 휴가날짜를 받고 나니 무얼 할지 모르겠다.


"뭐해? 오늘 시간 돼? 영화 볼래?"

"커피 마실까?"


옛날에는 이렇게 메시지를 보내면 만날 친구들이 많았었다.

하지만, 지금 나에겐 이런 문자가 어색하고, 누구에게 보내야 할지, 한참이나 전화번호부 목록을 올렸다 내렸다 하고만 있다.


한. 끼. 식. 사.


친한 누군가와 밥을 먹어야겠다. 아니, 먹어보고 싶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가벼운 대화를 나누며 말 그대로 '하하호호' 거리고 싶다.


체면치레를 하고 싶지 않다.

그냥 나 자신을 편하게 드러내 놓고 '사는 이야기'를 시시콜콜하고 싶다.


여전히 스마트폰 전화번호부 목록을 바라보고 있다.


"띵동" 하고 SNS 메신저가 울린다.


"오랜만이다. 잘 지내? 어떻게 사는지 궁금... 시간 되면 커피 할래?"


오래된 친구에게서 뜻밖에 메시지가 왔다.



"아니, 밥 먹고, 커피 한 잔 하자!(웃음)"이라고 답문을 보냈다.



"한 끼 식사? ㅎㅎㅎ(앗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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