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콘 출결 확인하세요
올해 교육원 수업은 2월 말부터 시작됐다.
작년부터 "내년(24년)에는 요양보호사 자격증 따기가 더 어려워지니 올해(23년)까지 꼭 하세요!!"라는 말을 교육원마다 홍보문구로 쓰더라.
아닌 게 아닌 것이, 올해부터 바뀌는 시스템이 교육원에도, 교육생에게도 부담되는 것이 몇 가지 있기 때문이다.
먼저,
작년보다 80시간이 늘어난 320시간의 수업을 들어야 한다.
작년에는 한 기수당 한 달안에 이론과 실기 수업이 끝날 수 있었다면,
올해부터는 한 달을 넘겨서 한 기수의 수업이 끝나게 된다.
거의 6주 정도를 이론과 실기 교육에만 할애하게 된다.
8교시나 되는 시간을 평일동안 계속 수업을 들어야 하니 대부분 나이 많은 교육생들에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 어려운 것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전자출석시스템이다.
지금까지는 종이 출석부와 전자 출석 시스템을 혼용해서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육원에서는 종이 출석부를 썼을 거다.
약간 느슨한 부분도 있을 테고, 그런 부분을 각 시. 도에서 불시에 교육원으로 감사를 나와서 출결 체크와 사람 수를 맞춰보기도 했고.
사실 요양보호사 자격증이 이전에는 간호조무사를 하면서 동시에 발급해 줬던 아주 옛날이야기도 들었고, 돈만 주면 다 알아서 해줬다는 이야기도 흘러 흘러 듣기도 했다. 이렇게 자격증이 흘러넘치지만, 막상 현장에는 요양보호사가 부족한 실정이다.
그런 점을 이제 국가에서 엄격하게 관리하려고 하는 것의 출발점이 바로 이 출결 전자 시스템이라고 보인다.
원장님이 내 수업이 있는 날, 조금 일찍 와달라고 하셨다.
미리 깔아 둔 어플 두 개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시는데, 어플에서 출석을 누를 수 있는 시간대가 정해져 있었다. 내가 일찍 나가도 출석을 누를 수 있는 시간대 (51분~59분)에 출결을 눌러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출결 체크가 되지 않아서 결석처리가 된다.
'비콘'이라는 시스템이 블루투스로 잡히는 범위 안에서만 출결체크가 가능하다. 그래서 학원 내에서만 출결을 체크할 수 있다. 조금 늦어서 교육원으로 올라가면서 체크한다? 블루투스 범위 밖이라 그냥 안 되는 일이다.
이번 기수의 반장님은 매번 51분이 되면 '자~~ 누르세요'라고 하는 임무가 하나 더 생겼다.
교수도 마찬가지다. 교육생들과 함께 출결을 매 시간마다 눌러야 한다.
수업을 다 하고 나갈 때도 마찬가지이다.
50분까지 수업을 하고, 51분부터 퇴실 버튼을 누를 수 있다.
이번에는 3교시까지 하고 퇴근이었는데, 내가 퇴실을 누른 이후 4교시부터 들어오시는 교수님이 출결을 누를 수 있다고 했다. 미리 오신 교수님과 같이 앉아서 퇴실과 출결을 차례로 눌렀다. 덕분에 다른 과목 교수님과 안면을 텄다 ㅎㅎ
수업 시수가 늘어난 것은 곧 수업할 교재의 분량도 늘어났다는 뜻이다.
개정판 교재의 파일을 미리 받아서 내가 해야 할 부분을 체크했다. 새로 만들어진 교재는 코로나19 이야기도 들어가 있고 뭔가 많아지긴 했는데, 오류가 굉장히 많다. 오타는 기본이다. 교재 편찬할 때, 이런 게 눈에 보이지 않는지 궁금하다. 오타 잘 잡아내는 나를 교재 집필진에 좀 불러주지,라는 생각도 잠시 했다.
이번 기수에는 자격증 과정으로 들어오신 분이 좀 적었다.
내 수업 때는 아마도 못 볼 듯하다.
일반 과정인 분들이 오히려 더 많았는데, 다들 일주일 정도 됐는데 분위기가 엄청 좋아 보였다.
연세가 70이 넘는 분이 한 분 계셨는데, 제일 열심히 공부하시고, 문제집도 벌써 한 권을 다 푸셨더라.
제일 앞에 앉으셔서 교재 불러주는 거 다 줄 그으시고, 질문하시고...
확실히 연세 많으신 분들이 열심히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이번 달 수업이 다 끝나고 나면, 다음 달부터 야간반이 개설된다.
처음부터 주말, 야간반이 가능하다는 조건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야간에 할당받은 날짜도 몇 번된다.
야간은 시간상 하루 4시간이 최대시간표다.
그 시간대의 교육생, 분위기, 수업시간도 기대된다.